SK ‘11번가’ 인수戰…정용진·신동빈 자존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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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롯데 측과 협상 중…지분 50% 등 경영권 넘겨 투자 유치 시너지 기대

김성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21 11:22:18

▲ SK플래닛 판교 본사 ⓒ스카이데일리

인터넷 오픈마켓 ‘11번가’가 외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신세계·롯데 등 대형 유통기업을 상대로 지분 인수 의향이 있는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유치는 SK플래닛이 11번가를 분사한 뒤 신세계·롯데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받는 구조다.

이에 신세계그룹이 그룹 실무 차원에서 11번가 투자를 본격적으로 검토하자 롯데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국내 유통공룡 라이벌 간 자존심을 건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SK플래닛은 두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11번가를 분사한 뒤 신세계로부터 투자금을 유치받는 방안으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신세계가 11번가의 지분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이다. 특히 양사는 신세계그룹의 ‘SSG닷컴’과 11번가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도 11번가 인수전에 가세했다. 롯데는 지난 2009년 오픈마켓 ‘G마켓’ 인수전에 불참했던 바 있어 이번 11번가 인수로 다시 오픈마켓 투자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업계에서는 SK플래닛 측도 식·음료, 제과, 주류 등 다양한 제조업체를 거느린 롯데와의 시너지 효과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11번가 관계자는 “분사 및 합작사 설립들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에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히 결정된 바는 없다”며 “아직 논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을 위한 긍정적인 방안들을 계속해서 논의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 사진은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스카이데일리

11번가는 지난해 300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해외 사업도 부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그동안 투자 유치가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SK플래닛이 신규 투자 유치 형식으로 경영권을 넘기기로 하면서 신세계·롯데 등이 뛰어드는 등 투자 유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수천억원대 적자를 냈고 11번가 정상화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신세계·롯데 등의 입장에서는 아주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닐 것이다”면서 “앞서 계속해서 11번가 매각설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 유치금은 지분율에 따라 1~2조원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11번가가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에는 이커머스 업계 1인자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11번가는 지난해 거래액 8조원을 기록했고 현재 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는 14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김성욱 기자 ukzzang67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