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가는 노인학대, 인식개선 필요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늘어가는 노인학대, 인식개선 필요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이성은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26 00:01:05

▲ 이성은 기자 (정치·사회부)

노인학대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저출산·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복지에 대한 폭넓은 지원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가운데 노인학대가 빈번하게 일어나 그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지난 2000년 국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7%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에 돌입했다. 내년이면 14% 이상을 넘길 것으로 알려져 고령사회 진입이 눈앞에 닥쳤다. 이는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빠른 시간 안에 고령사회에 들어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령사회 진입으로 인해 노인들의 불안정한 경제상황과 쇠약해진 신체 건강은 노인학대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노인학대가 가정사로만 여겨진 탓에 신고가 미비한 경향이 있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학대 사례가 많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노인학대 신고율은 학대 경험 노인의 0.5%에 불과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처럼 낮은 신고율은 노인학대를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건으로 여기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정미정 서울시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사무국장은 “시대에 따라 노인학대도 변한다”며 정서·경제적 학대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 같은 유형의 학대는 직접 입증하거나 증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학대 예방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이 많다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인학대를 예방하고 보호하기 위한 전문기관은 부족하다. 현재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은 32곳이다. 의료지원도 부족하다. 정 사무국장은 “노인들을 위한 의료지원 등은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는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노인학대는 그동안 민간사업을 중심으로 실시돼 왔다. 노인복지법에 노인학대 예방사업이 법적 근거로 마련된 건 지난 2004년의 일이다. 이 시기쯤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최근에는 고령사회 진입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인프라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라 노인학대 사례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노인학대로 신고가 접수된 수는 지난해 1만2009건이었다. 이 가운데 학대로 드러난 수는 4280건으로 전년 대비 12.1%(462건)가 증가했다.

하지만 아동학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측면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부터 매년 6월 15일을 ‘노인학대 예방의 날’로 제정했다. 국제연합(UN)이 지난 2006년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매년 6월 15일)’을 제정한 지 10년이 지나 시작한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고령사회를 앞둔 이때 노인학대 인식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이성은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