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대출서류 간소화, ‘조이기’ 역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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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7월부터 저축은행 대출 서류 간소화 방침…간접 영향 ‘우려’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26 15:11:56

▲ 금융감독원 ⓒ스카이데일리

금융당국의 엇갈린 가계부채 대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7월부터 저축은행중앙회와 함께 저축은행 예금,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간소화 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총 14개에서 절반인 7개로 줄어든 저축은행의 대출서류가 이번에 또 한 차례 감소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대학생·청년층 확인서와 대출모집인 체크리스트, 대출거절 사유 고지신청서 등의 서류는 기존 대출상품설명서에 통합된다. 또한 한 번의 서명으로 대출 서류 내 여러 항목에 일괄 동의하는 시스템도 적용되며 기존 고객정보도 대출 서류에 자동 인쇄된다.

이외에도 예금거래시 필요한 차명 거래 금지 확인서, 대포통장 제재 확인서, 본인 확인서 등도 금융거래신청서에 통합될 예정이다.

박상춘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여·수신 거래자가 519만이다”며 “이들의 편의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금감원의 정책이 간접적으로 대출규제 완화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제 2금융권의 대출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가계부채를 더욱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스카이데일리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 잔액은 총 762조2869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3년 이후 최대 수치다. 2금융권 여신잔액은 올해 들어서만 37조7445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4월 증가액(29조373억원)보다 29.99% 증가한 수치다.

금융기관별로는 자산운용사의 잔액이 1~4월동안 12조6893억원(25.7%) 증가했고 신탁회사 잔액은 3조9399억원(8.9%) 늘어났다. 저축은행 역시 2조7910억원(6.4%) 늘어났다.

또한 금감원의 이러한 정책이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를 실행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방향과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지난 19일 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는 함께 부동산 안정 및 가계대출 규제 대책을 발표했다. ‘6.19대책’에 따르면 내달부터 청약조정대상 지역에 한해 LTV와 DTI가 각각 10%p씩 낮춰질 예정이다.

DTI는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계산비율을 의미한다. LTV는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인정되는 자산가치의 비율이다. 즉 LTV와 DTI모두 규제비율이 낮아지면 대출 가능한 금액도 낮아진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제 2금융권 대출에까지 동일하게 적용된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번 조치는 은행권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 대출까지 동일하게 적용돼 그간 일부 나타났던 풍선효과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대출 서류 간소화 조치가 저축은행 이용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자칫 잘 못하면 간접적으로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며 “이는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 정책에 반대되는 정책으로 비춰질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