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경유세인상 철회…당근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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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경유세인상 철회…당근필요해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김성욱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28 00:01:03

▲ 김성욱 기자 (산업부)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놓았던 경유세인상 카드를 전면 철회했다. 인상안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실효성이 낮고 서민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정부 출범과 동시에 강조했던 경유차 퇴출 방안이 결국 혼란만 야기한 채 매듭 짖게 됐다.

사실 경유차 퇴출정책은 자율주행·친환경차 경쟁력 강화정책과 더불어 문재인정부의 주요 자동차정책 중 하나였다. 미세먼지 감축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함이라 정부는 설명했다. 양대 정책 중 하나가 오판이었음을 정부 스스로 밝힌 셈이 됐다.

경유차 퇴출정책은 노후경유차 폐차지원과 노후경유차 수도권 진입금지 등 경유차를 없애는데 주안점이 찍혀 있던 것이 사실이다. 경유 값이 대폭 인상될 것이란 소식이 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 등의 입을 빌어 보도되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 했지만 경유차를 보유한 이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경유가 이토록 민감하게 작용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누군가에겐 연비를 위한 결정이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생계와 직결됐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서 생산되는 1톤 트럭은 경유차로만 양산되고 있다.

1톤 트럭을 구입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서민들이다. 그들 중 일부는 이 차에 ‘마지막 희망’을 내건 채 아파트를 전전하며 과일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자재 등을 실어 나르며 하루하루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또, 1톤 트럭은 현재 경유차로만 양산되고 있어 승용차와 달리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등으로 대체할 수 있는 모델이 없다. 더군다나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을 통해 친환경차로 갈아탄 소비자도 얼마 되지 않는다.

정부 역시 이점에 주목했을 것이다. 서민들의 생계. 그리고 이는 정책수립이 얼마나 면밀히 검토돼야 함을 방증하는 점이기도 하다. 정부가 경유세인상을 두고 “사실무근”이라 밝혔음에도 28일 자동차관련주는 일제 하락했다. 시장도 정부의 이 같은 반응을 못 믿겠다는 증거다.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으며 잠재적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는 의미며 현 정부가 결국엔 경유 값을 올리게 될 것이란 전망의 시그널이다.

결국 채찍으로 다가선 정부를 향한 불신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정부가 실제 경유값을 인상할지 말지를 떠나 불신으로 다가섰다는 데 주목하고 싶다. 경유차이슈는 정권초기 높은 지지율을 얻고 시작한 이번 정부가 과도하게 채찍만을 휘두른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당근이 필요하다. 덮어놓고 없애기 보단 사회구성원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적 설명이 선제돼야 한다. 공감의 정부로 나아가길 바란다. 그리고 공감을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채찍질로만은 안 된다는 점 명심했으면 한다.

김성욱 ukzzang67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