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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유럽연합(EU)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24억200만유로, 우리 돈으로 약 3조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구글 측은 이 같은 EU의 결정을 두고 맞섰지만 EU 측은 추가적인 구글의 불공정거래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이 문제는 당분간 유럽 내에서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EU 측은 이번 과징금 부과 배경을 두고 “검색엔진으로서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쇼핑서비스 자회사 등이 혜택을 입어 공정한 거래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뺨 맞게 된 구글’의 소식은 지구 반대편인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국내에서 검색엔진으로서 독점적인 영역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 만큼 유럽과 같은 문제의 소지가 적어도 국내에선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회 각층에서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이 보인 일부 행태에 대해 문제 삼으며 제재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일부 외국계 기업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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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를 주축으로 당국이 국내 기업들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외국계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특혜를 받는다고 주장한다. 조사 대상이 국내 기업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일부 외국계기업들은 공정위 등의 제재 등에도 아랑곳 않고 불공정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KFC 매장 ⓒ스카이데일리
유럽연합(EU)로부터 3조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은 구글이 한국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파렴치한 행태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외국계 기업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최근 대기업에 대한 제재 움직임은 이 같은 여론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얼마 전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을 상대로 개혁의 칼날을 예고한 상황에서 숨죽이고 있는 국내 기업들과 달리 일부 외국계 기업들의 도 넘은 행태는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리 정부가 국내 기업만을 대상으로 칼을 휘두른다면 역차별이나 다름없다”며 “우리 기업들을 옥죄기 전에 외국계 기업에 대한 제재부터 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2만원 치킨 온도차…한국계 BBQ ‘칼질’, 외국계 KFC ‘무시’
2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을들의 눈물을 지켜주겠다”고 공언했다. 그가 지키겠다는 첫 번째 ‘을’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로 결정됐다. 오너의 그릇된 행동 또는 가맹본부 측의 무리한 가격인상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어 곤란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었다.
자연히 총구는 가맹본부를 향했다. 가늠쇠가 향한 곳은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제너시스BBQ였다. 지난 3월 일부 메뉴의 가격상승을 꾀하며 ‘2만원 치킨시대’를 열려다 한 차례 후퇴한 바 있는 제너시스BBQ는 지난달 갑작스레 주요메뉴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2만원 치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가중됐고 일선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새 나왔다.
▲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지난달 인상했던 가격을 속속 원상복구하는 추세다. 당국이 부당한 가격인상이었음을 지적하면서 부터다. 반면 같은 시기 가격을 올렸던 KFC(사진·매장전경)는 여전히 가격을 고수 중이다. 소비자들은 국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스카이데일리
무리한 가격인상이라는 지적에도 가격 인상을 고수한 제너시스BBQ 측은 김 위원장 등장 후 급하게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였다. 인상된 제품가격을 원래 가격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이성락 제너시스BBQ 사장이 사임했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 공정위의 개혁 움직임에 무릎을 꿇었다는 평가가 무성했다. 업계 1위의 선제적 조치에 교촌치킨·BHC 등 타 업체들도 속속 인상방침을 철회했다. 하지만 단 한 곳만은 예외였다. 세게적으로 유명한 미국계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KFC’였다. KFC는 글로벌 외식기업 얌브랜드그룹의 계열사다. 국내에서는 KG그룹이 라이선스만 확보해 운영 중이다.
앞서 KFC는 지난 1일부터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5500원이었던 ‘징거버거 세트’는 5900원으로, ‘타워버거 세트’는 6300원에서 6900원으로 각각 7.3%, 9.5% 인상했다. ‘핫크리스피 오리지널 치킨’ 한 마리는 1만7500원에서 1만8400원으로 5% 가량 가격을 올렸다.
당시 KFC의 가격상승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치킨업계 가격인상 분위기에 편승해 값을 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가격인상계획을 공지했던 국내업체들과 달리 별다른 고지 없이 갑작스레 가격을 인상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비판의 목소리는 속속 기존 가격을 고수할 뜻을 밝힌 업체가 등장하면서 더욱 높아졌다. 유독 KFC만이 가격인상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KFC 측은 지난해 7월 주요 제품의 가격을 최대 18%까지 인하한 후 가격인상요인이 있음에도 장기간 억제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한나(28·여) 씨는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맹점주 권익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가격을 인상했는데 KFC 같은 외국계기업들은 국내에서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 않느냐”면서 “딱히 가격 인상 명분도 없으면서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피자헛(사진·매장전경)은 가맹금 내역 중 부당하게 거둬들이는 방식을 취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피자헛 측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가맹점주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본사의 갑질에 응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스카이데일리
KFC 한 매장에서 만난 김지훈(23·남·가명) 씨는 “KFC는 다른 업체와 다르게 런치타임 할인 메뉴가 없다”며 “이런 이유로 평소에도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해왔는데 KFC만 혼자 가격을 올리고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현선(46·여) 씨는 “가격을 올렸던 업체들이 다시 인하하고 있는데 KFC만 배 째라는 식으로 버티고 있으면 이건 국내 소비자들을 바보로 안다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이라도 해서 매출이 떨어져 봐야 정신을 차린다”고 꼬집었다.
정 씨는 이어 “정부에서 BBQ 등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압박해서 가격 인하를 이끌어냈듯이 KFC에 대해서도 강력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야 이러한 외국계기업들이 국내 소비자들이 귀하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덧붙였다.
독과점행태 제재에 반발하는 외국기업…“안하무인 행태 도 넘었다” 분분
외국계 기업들의 안하무인격 행태는 피자업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단순히 가격 인상에서 넘어 갑질 행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제재에도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단순 제재 이상의 강력 처벌이 필요하고, 만약 그것도 안된다면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으로 응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KFC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얌브랜드가 소유하고 있는 피자헛은 최근 가맹점주로부터 수십억원의 가맹금을 부당하게 거둬들였다며 지난 1월 공정위로부터 5억2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하지만 이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불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자헛 갑질 논란의 핵심은 본사가 가맹점주를 상대로 지원업무 수수료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어드민피(Administration Fee)’가 핵심이다. 피자헛은 국내 피자업체들과 다르게 가맹점 매출의 0.08% 가량을 이 같은 명목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이를 두고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명분이 없는 돈이다”며 논란이 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피자헛의 한 가맹점주는 “본사가 가맹점주로부터 어드민피 0.08% 뿐만 아니라 로열티와 광고·마케팅비 명목으로 각각 6%, 5% 등을 거둬들이고 있다”면서 “이를 다 합하면 전체 매출의 11.8%를 본사에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요즘 경기불황으로 장사도 안 되는데 이 같은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면서 “미스터피자 등과 같은 국내 다른 피자 업체들은 로열티 등이 피자헛에 비해 비중이 적고, 심지어 ‘어드민피’ 명목으로 돈을 걷는 업체도 피자헛 뿐이다”고 토로했다.
▲ 폭스바겐, 퀄컴 등 상당수 외국계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거나 브랜드파워를 무기로 고압적인 태도를 취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사진)의 제재에도 쉽게 굴복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 중이다 ⓒ스카이데일리
그러면서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어드민피를 못 내겠다고 반항하면 본사 측에서 재계약을 빌미로 협박을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이렇게 협박하면 피자를 만들어서 생계를 이어가는 우리는 당연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정부의 제재를 무시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외국계 기업은 또 있다. 배출가스 저감 장치 조작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폭스바겐은 지난해 12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373억2600만원을 부과 받았다. 폭스바겐 측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심지어 당시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1인당 최대 1200만원의 보상금을 마련했지만 국내에서는 100만원 남짓의 보상책을 내놓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보상 요구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통신 칩셋 및 특허 라이선스 사업자인 미국의 퀄컴사는 역시 불공정행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제재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퀄컴은 칩셋 공급을 볼모로 부당하게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강요하고 표준필수특허 라이선스 제공을 거절하거나 제한하는 등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갑질을 일삼아 왔다.
이에 공정위는 퀄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사상 최대 금액인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퀄컴 측은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가 퀄컴의 소송에 대응해 작성한 답변서에 대해서는 법원에 열람·복사 제한 신청을 하기도 했다. 즉, 자신들이 어떤 답변을 내놨는지 비밀로 하겠다는 의미다.
이처럼 갈수록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지고 있는 외국계 기업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공시 및 외부감사 등의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철저한 관리·감독, 이에 따른 엄중한 제재로 외국계 기업들의 안하무인격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외국계 기업들 중 상당수가 국내에서 돈을 벌어들이면서 경영공시 등에 의무가 없어 장기간 논란이 돼 왔다.
한국경제연구원 홍대식 박사는 “일부 외국계 기업들은 한국에서 이익만 빼가고 재투자나 사회 환원은 거의 하지 않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며 “이들의 비윤리적 행태가 계속되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의 경우에는 500인 이상 기업에 대해 비재무적 기업 정보까지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외국계기업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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