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기기증자 가족 ‘빚 대물림’ 방지 서비스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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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문제 등 사후 후속조치 고민 해소…생명의 숭고한 정신 기리고자 결정

정유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30 17:41:41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기 기증자의 가족들이 강제로 떠안게 된 빚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서울시가 법률 서비스를 마련했다.

서울시복지재단 산하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이하 공익법센터)는 서울 거주 장기 기증자 가족이 기증자(뇌사 또는 사망자)의 빚을 떠안지 않도록 한정승인·상속포기 등 법률지원을 제공하기로 30일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내달 1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장기(간장, 신장, 심장 등) 기증업무를 담당하던 구 한국장기기증원과 인체조직(피부, 뼈 등) 기증업무를 담당하던 구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조직기증 홍보 업무를 하던 구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가 통합해 지난 4월 새로 설립된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다.

법률지원 업무협약은 ‘부채 문제’ 등 기증자의 사후 후속조치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해소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제22조)에 따르면 뇌사자나 사망자의 장기 등은 본인이 뇌사 또는 사망 전 장기기증에 동의하고 가족(유족)이 이를 거부하지 않거나, 본인 동의 여부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가족이 동의한 경우에는 적출이 가능하다.

시 복지재단은 장기이식 대기자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기준 3만286명(장기, 골수, 안구 포함)에 달하지만 장기 기증자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어 장기기증 문화의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통계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동안 573명의 장기기증으로 1888명의 생명을 구했다. 골수와 각막 이식자는 634명이었다. 뼈나 피부 등 인체조직의 경우 1명의 기증으로 100명을 치료할 수 있을 만큼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공익법센터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을 통한 장기 기증자 또는 기증자 가족 중에서 기증자의 부채로 인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법률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기증자 사망에 따른 기증자 가족의 상속 또는 가족법상 법률문제에 대해서도 무료 상담을 제공한다.

이상훈 공익법센터장은 “뇌사 판정을 받은 자녀의 장기 기증을 결심한 분들 중에 자녀가 남긴 카드빚 등을 뒤늦게 알고 혼란스러워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 법률지원을 결정했다”며 “장기 기증자와 가족의 숭고한 결정을 예우하기 위해서도 이분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ungyujin71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