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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深頌(심송)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받았고, 많은 증인 앞에서 선 한 증언을 하였도다” <디모데전서 6 : 12>
하늘나라에 바치는 교인들의 헌금이 일부 목회자들의 사비로 쓰이는 등 헌금이 물 새듯 새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대체적인 교계의 중론이다.
최근 들어 한국교회가 또 다시 목회 대물림. 이른바 ‘세습’ 문제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4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귀신 쫓는 목사님. 의혹의 X파일’편을 통해 알려진 김기동 목사의 성범죄 의혹, 재정비리 의혹, 그리고 교회 세습 등을 방영되는 것을 보면서 같은 목회자로서 자성의 마음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목회 대물림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삼 놀랄 일은 아니다. 그동안 주요 교단의 중·대형 교회들이 현 담임 혹은 원로목사의 아들이나 사위를 후임으로 청빙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일고 있었다.
대형교회 목회세습, 현금의 사유화 만연
주로 대형교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목회세습에 대한 비판은 각 교단에서 세습금지법을 만들 정도로 심각하다. 이번에 논란의 대상이 된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의 경우도 몇 해 전, 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뒤 원로목사로 추대받고 월 5400만원의 목회사례비를 받은 것과 성폭행 및 성추행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의혹과 관련, 자칭 성락교회 개혁성도들이 교회 세습화, 사유화, 권력화를 반대하며 방송에서 알려진 의혹들에 대해서 사법기관(서울 남부지방검찰청 및 영등포경찰서)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특히 이들 성도들은 하나님께 받친 헌금이 사유화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S교회가 은퇴하는 담임목사의 후임으로 아들인 J목사를 청빙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교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서울의 ‘O’ 교회와 경기의 ‘K’교회가 아들에게 교회를 물러주면서 성도들이 찬성파와 반대파로 갈라져 폭력을 휘두르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물론 부친 목사들은 당회에서 원로목사로 추대를 받고, 수억 원의 퇴직금을 받고도, 원로목사로서 천(千)대의 사례비를 지급 받으며 영화를 누리고 있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M교회 역시 현재 공석인 담임 목사를 원로목사의 아들을 청빙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대형교회의 청빙은 한국교회에 또 다시 세습반대운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목회자들의 사욕으로 인해 교회의 본질이 퇴색되고, 교회가 기업화로 변질되고 있다. 이를 두고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등의 단체가 목회 세습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습반대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목회세습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활동은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2년 충현교회의 고 (故)김창인 목사가 자신의 아들에게 세습한 것을 후회하며 회개한다고 밝히면서 한국교회가 세습논란에 깊이 빠져들었다.
지난 1997년 김창인 목사는 교계와 사회의 맹비난을 받으면서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 아들인 김성관 목사를 청빙해 대형교회 세습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결과를 낳게 했다. 그러나 그 이후 15년 만에 아들 목사를 맹비난하며 “더 늦기 전에 나의 잘못을 한국교회 앞에 인정하고, 충현교회가 회복되는 것을 나의 마지막 사명이라 생각 한다”며 공개적으로 세습한 것을 회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들이 맞으면서 충현교회가 급격한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기도 했다. 더구나 2000년 발생한 아들 목사 습격사건으로 부자간의 사이가 완전 뒤틀어졌다. 원로목사와 담임 목사 간의 비방이 시작된 것이다. 결국 부자간의 갈등으로 이어져 상당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기도 했다.
세습의 이유, 결국 ‘돈’
대형교회 세습 1호가 실패한 세습의 모델을 보여주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자식들이나 가족들에게 세습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에게 세습을 함으로 인해 퇴직금이외도 종신 원로목사로 예우를 받으며 매월 상당한 사례비를 별도로 받게 되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두 번 특별설교를 하고 일반인들은 가히 생각도 못 하는 몇 천 만원의 뭉치 돈을 받아 챙긴다.
여의도 S교회 원로목사의 경우 퇴직금 몇 십억 원 외에도 월 5000만원이상의 사례비를 고정으로 받고 있다. 아예 노골적으로 아파트까지 요구하기는 원로목사도 있다. 안산의 A교회 원로목사는 아파트는 물론 차량까지 요구해 교인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특혜를 받으니 자연스럽게 세습제를 적용하며 원로목사가 되려고 혈안이 돼있다. 교인들이 피 땀 흘려 하나님께 바친 헌금이 구제 사업에 쓰이기는커녕 엉뚱한 쪽으로 새나가고 있는 것이다.
사회봉사도 교회가 하는 것이지 목회자 개인이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외에도 교인들을 힘들게 하고 어렵게 하는 것이 교회 건축 내지 증축이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제사에는 맘에 없고 젯밥에만 맘에 있다’는 식으로 보이지 않는 질(質)보다 보이는 양(量)을 더 추구하고자 한다. 그래서 무리하게 교회를 증축하거나 건축을 하려고 한다.
그런 목회자들 때문에 많은 교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무리한 건축헌금을 책정하면서 빚쟁이가 되고, 이자를 갚느라고 허덕인다. 문제라도 제기하려면 ‘믿음이 약한 자’로 낙인이 찍힌다. 그래서 ‘아멘’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목회자를 원망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회를 옮기는 교인 수도 부지기수다.
강서구 화곡동 M교회는 몇 년 째 골채만 앙상하게 남아있고 그 많은 교인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약정헌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아 부도가 난 것이다. 교인들만 빚쟁이가 돼 울상이다. 더 더욱 한심한 것은 장로 권사 직을 여러 명목으로 수 천만원 대의 돈을 받고 안수를 한다는 것이다. 대형교회 일수록 장로나 권사 안수를 빙자해 금품을 요구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담임 목사 양복까지도 선물하게 유도한다.
홍천의 B교회에 25년 이상을 다니며 봉사한 여 집사가 권사 안수를 받게 되었는데, 안수 비 800만원이 없어 권사가 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권사 안수 받기위해 800만원을 달라도 했더니 돈 없다고 해서 안수를 못 받았다”며 “몇 십 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기도까지 열심히 다녔지만 돈이 없어 아직도 집사다”라며 불편한 속내를 털어 놓았다.
언제부터 교회가 이렇게 타락하고 언제부터 매관매직하듯 장로와 권사임직에 금품이 거래되는 등 마틴 루터의 이전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모양새다. 한 과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40년 후 에는 지구상에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 종말론이 연상되면서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오늘 이 시간에도 더 많은 목사들이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 주님이 지켜주실 것을 믿는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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