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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스카이데일리
이번 포럼의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엄청난 변화에 대비해 기업이나 개인,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가 가장 큰 이슈이다. 인공지능 혹은 로봇의 발전이 일자리의 파괴와 인간성의 상실로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기술 발전, 품질 경영의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하며, 사람이 우선이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의욕과 야심을 감추지 않고 여과 없이 드러낸다.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들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배경으로 경쟁자들을 충분히 따돌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넘쳐나는 듯하다.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미래에 대한 장밋빛 환상에 젖어 있다.
비슷한 시기인 28일부터 30일까지 킨텍스에서는 ‘Industry 4.0', 즉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전시회가 열렸다. 주최 측에서는 국내에서는 나름대로 최대 규모의 첨단 기술 관련 전시회하고 입이 닳도록 자랑하고 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자화자찬인데다가 세상의 트렌드 혹은 눈높이와는 너무 동떨어진 우물 안 개구리식 해석이기 때문이다.
1960년대부터 우리는 산업화를 하면서 기술력 부재로 일본으로부터 굴욕적인 서러움을 맛본 적이 있다. 2000년대 전후부터는 우리 기술을 복사하려는 중국에 대해 노골적인 경계감과 핀잔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구도에 엄청난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더 이상 과거의 중국이 아닌 새로운 중국으로의 변신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어서 그렇다.
지난 1990년대부터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 기업이 한국에 뒤진 이유에 대해 자성을 하면서 내뱉은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디지털화에서 한국에 뒤졌고, 또 다른 하나는 일본식 전문 경영이 한국의 오너 경영에 백기를 들게 되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지금 중국은 제조업 대국에서 강국으로의 면모일신을 진행하고 있다. 그 수단으로 4차 산업혁명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등 기술 창업 붐 조성에 혈안이다. 일본도 유사하다. 아날로그 모노쯔쿠리에서 디지털 모노쯔쿠리로 대변혁을 시도하고 있으며, 인구 절벽과 맞물린 시대적 환경이 4차 산업혁명을 한층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의 준비나 대응은 너무나 안일하고 초라하면서 빈약하기까지 하다. 기업들은 더 불안감을 내비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의 쇼크가 코앞에 다가왔는데 현재와 같이 우왕좌왕하다가는 글로벌 경쟁에서 패퇴하고 결국 지진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더 안타까운 것은 위기를 타개한다든지, 기회로 만들어가려는 노력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실종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지난 수십 년간 일본보다 우위를 보였다고 평가되는 오너 경영 체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만을 계속 고집하다 보면 쪽박을 찰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반(反) 기업 정서로는 미래 경쟁에서 결코 승자가 될 수 없다
이러한 냉엄한 경쟁 구조의 전면에는 국가도 개인도 아닌 기업이 포진한다. 많은 나라들은 어떻게 하면 기업에 날개를 달아주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안달을 한다. 우리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이다. 어떻게 기업을 더 규제하고 자갈을 물릴 수 있을 것인지에 골몰한다. 한술 더 떠 노동계나 시민단체, 심지에 개인들까지 기업에 대한 불신감 혹은 배신감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한 마디로 반(反) 기업 정서가 도처에 만연한 것이다.
국가나 기업의 경쟁력, 4차 산업혁명 대비 등에 대한 인식보다는 사회적 정의의 실현, 도덕적 가치의 회복 등에 관심의 기울기가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다. 혁신을 부르짖고 있기는 하지만 방향이나 방법이 너무 한 쪽에 치우쳐 있다. 어떻게 해야 미래에 국가나 기업이 경쟁의 우위에 서고 개인의 삶이 풍족해지는지에 대해서는 눈이나 귀를 애써 닫는다. 오로지 기득권을 무너뜨리고 당장의 이익 혹은 통쾌함에 자족한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국가와 기업이 세트가 되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내며, 거기에 맞추어 액션플랜을 착실하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균형 감각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진영이나 이념 논리에 사로잡혀 타협은 실종되고, 자기 갈 길만을 집요하게 고집을 한다. 그러다 보니 국가는 늘 시끄럽고, 생산성이 없는 이슈에만 사로잡혀 계속 공전을 한다. 미래보다는 과거를 들추어내기에 급급하고, 현실의 잡다한 이슈에 매몰되어 한 치 앞을 내다보지 않는다. 그야말로 독선과 오만에 사로잡혀 있는 꼴이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CEO나 임원을 고를 때 해외 경험을 무엇보다 우선시한다. 글로벌 현상에 대한 시각을 갖추지 못하면 기업의 혁신을 주도해낼 수 없으며, 경쟁력을 창출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지식이나 경험이 균형을 찾아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망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 일자리 창출도 제조업이 파이를 더 늘려야 하고, 그 길은 해외 시장에 있다. 마찬가지로 서비스업도 내수시장 활성화에서 찾아야 하며, 부족한 내수 인구를 보충하기 위한 ‘인바운드(밖으로부터 들어오는) 경제’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경쟁자들은 이러한 것들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매일 엉뚱한 이슈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사회적 분위기의 반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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