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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닥민심<17>]-정부 주도 부동산 집중점검 논란

도 넘은 강남때리기…벼룩 잡다 초가삼간 태우나

강남 일대 부동산 문 닫는 현상 비일비재…주택 실수요자 피해 사례 증가

정성문기자(mooni@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7-05 00: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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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출범 약 1달여 가량 뒤인 지난달 중순부터 정부 주도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실시됐다. 국토교통부는 각 지자체, 세무서 등과 합동으로 지난달 13일부터 부동산 집중 점검에 나섰다. 이번 점검은 부동산 시장의 불공정거래를 바로잡아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목적에서 진행됐다. 분양권 불법전매, 청약통장 불법거래, 떴다방(이동식 불법 공인중개소)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부동산 시장 집중 점검의 효과는 일단 수치상으로는 합격점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부동산 114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매수 관망세가 이어져 2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6월 4주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대비 0.01%p 감소했다.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아파트는 전주 대비 0.02%p 떨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정부의 집중 점검이 단순히 확인·개선 등에 그치지 않고 단속·처벌로 이어져 일선 부동산이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일선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 트집 잡기식의 점검이 이뤄지고 있으니 당분간을 문을 열지 말자는 여론이 형성된 결과다. 이에 실제로 집을 구하거나 관련 정보를 얻으려는 상당수의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정부의 부동산 집중 단속에 대한 부동산 시장과 시민들의 반응을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했다.

 ▲ 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부동산 과열현상을 막기 위해 부동산 집중 점검을 실시 중이다. 이번 점검은 특히 부동산 과열 현상이 두드러지는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강남일대 아파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강남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실시 중인 정부의 부동산 집중점검 때문이다. 점검 보다는 단속 성격이 짙은 정부의 단속을 피하고자 일선 부동산들이 문을 닫아버리면서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집을 구하고자 하는 선량한 고객들까지 불편함을 겪는 현상이 날로 증가해 점검 활동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각 지자체, 세무서 등과 합동으로 지난달 13일부터 부동산 집중 점검에 나섰다. 이번 점검은 부동산 시장의 불공정거래를 바로잡아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목적에서 진행됐다. 분양권 불법전매, 청약통장 불법거래, 떴다방(이동식 불법 공인중개소) 등 부동산 시장 과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행위들이 집중 단속대상이다.
 
하지만 점검을 시작한 지 약 1달여가 흐른 현재, 각종 부작용들이 하나 둘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 점검이 확인·개선 보다 단속·처벌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급기야 부동산들이 문을 닫아 버리는 현상이 속속 나타났다.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 해도 단속을 통해 혹시 모를 문제점이 적발돼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소위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곳 없다’는 인식이 만연해진 셈이다.부동산 계약 시 간혹 서류상의 기재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주된 반응이었다. 점검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강남 일대에서는 일선 부동산들이 문을 굳게 닫아 버리는 현상이 특히 두드러졌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다”…정부 단속에 문 걸어 잠근 ‘동네 부동산’
 
스카이데일리는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부동산이 몰려 있는 개포동 일대를 찾았다. 실제로 부동산이 대거 몰려 있는 개포주공1단지 내 위치한 개포종합상가는 평소와 달리 한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썰렁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상가 내에는 부동산이 약 20여곳 존재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문을 닫은 상태였다.
 
 ▲ 정부의 부동산 집중 점검이 시작된 후 강남 일대 부동산 밀집 지역에는 냉랭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강남 지역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다’는 식의 분위기가 팽배해져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일선 부동산 관계자들이 가끔씩 몇몇 항목을 빼먹기 쉬운 중개대상 확인·설명서 ⓒ스카이데일리

개포주공1단지는 개포동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재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거래가 활발했던 곳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이후로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합동단속반이 수시로 일대 지역을 둘러보기 때문이다. 이곳 부동산 관계자들은 “불법적인 요소가 없어도 나조차도 몰랐던 부분이 있을까봐 혹시 모를 불안감에 아예 문을 닫았다”고 입을 모았다.
 
A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집값 올라가는 상황과 일선 부동산 점검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같은 동네 부동산은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찾아 매도자와 매수자를 연결시켜주는 역할 밖에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요즘에는 실거래가로 워낙 투명하게 거래가 되다보니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를 수가 없다”며 “우리도 일반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서민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같은 서민들을 겁줄 게 아니라 실제로 불법적인 행위를 벌이는 업자들을 중심으로 단속을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위치한 개포우성4차 상가 내부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곳 상가 내부에 위치한 부동산 중에도 문을 걸어 잠근 곳이 여럿 있었다. 심지어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불을 꺼놓은 채 영업 중인 부동산도 눈에 띄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메스컴을 통해 공개된 몇몇 불법 부동산 업자들 때문에 강남 지역 중심으로 다운계약서를 쓰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엄청난 오해다”며 “일선 부동산에서는 적발 시 문을 닫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다운계약서 자체를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 부동산 집중 점검 이후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일선 부동산들이 문을 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속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개포주공1단지 상가내부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특히 매도자가 양도소득세, 매수자는 취득세 등 때문에 다운계약서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며 “10원짜리 하나 거짓 없이 계약해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요즘 강남 지역 부동산 거래의 트렌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호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송파구 잠실 일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우리가 큰 죄를 저질러서 문을 닫은 게 아니라, 부동산 거래 중개할 때 중개 거래물에 대한 설명의무나 기타 놓치기 쉬운 부분들이 지적당해 불이익을 입을까봐 걱정돼서다”며 “숙제 검사하면 모두가 100점 나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를 꺼내어 보여줬다.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는 대상물건 표시, 권리관계, 입지조건, 관리에 관한사항 등 11개 항목 등으로 이뤄졌다. 이 중 만약 하나라도 누락되는 등의 오류가 있다면 점검 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수일째 헛걸음 하는 신혼부부·대학생 “부동산 옥죄기 피해자는 선량한 시민”
 
부동산 집중 점검으로 인해 일선 부동산이 문을 닫는 현상이 빚어지면서 각종 부작용이 하나 둘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애꿎은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아파트를 구하러 온 신혼부부나 직장인들이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개포동 인근 한 부동산에서 만난 김성용·주희선 부부는 “결혼한 지 2년 만에 아이가 생겨 좀 더 넓은 집을 찾으려고 발품을 팔고 있는데, 대부분의 부동산이 문을 닫아 상당히 고생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는 것도 좋지만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점검을 해야 하나 싶다”고 귀띔했다.
 
신천동 진주아파트 인근 부동산에서 만난 대학생 장수정(가명) 씨는 “자취방 계약기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재계약 여건이 안 돼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는데 부동산이 거의 문을 닫아서 아직까지 방을 구하지 못했다”며 “부동산 몇 곳을 둘러본 후 조건에 맞는 곳을 찾아 계약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문을 닫아 버렸기 때문에 적당히 조건 맞는 곳을 찾아 계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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