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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피해 실태(上-현상)</b> ‘성(...'))
대한민국 사회에서 남성은 ‘강하고 자신의 몸에 대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존재’로 줄곧 인식돼 왔다. 덕분에 그동안 남성이 피해자인 성(性)범죄를 두고 ‘문제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변하고 있다. 더 이상 관망해선 안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남성에 의한 피해 사례와 성 소수자에 대한 성폭력, 피해자 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여성 가해자에 의한 남성 성폭력 관련 사례가 늘어난 결과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 역시 남성 피해자에 대해서도 신고·상담센터 등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남성 성범죄 피해 실태를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선정하고 여성에 의한 남성 피해 사례(上), 성 소수자인 트랜스젠더 성범죄 피해 사례(中), 남성에 의한 남성 성범죄 피해 사례(下)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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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조문식 선임부장|이성은·이지현 기자] #사례1.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A씨는 얼마 전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가맹점에서 같이 일하던 여자 선임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것이다. 여자 선임은 A씨의 엉덩이 등 신체 중요 부위 등을 노골적으로 만졌다. A씨가 일하던 3개월여 기간 동안 같은 장난은 계속됐다. A씨는 일을 그만둔 이후에도 당시 당했던 기억이 뇌리에 맴돌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사례2. 직장인 B씨는 여자 상사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성희롱을 당한 끝에 결국 제 발로 회사를 나왔다. B씨의 여자 상사는 회식 자리에서 인사 대신 볼 뽀뽀 등을 강요했다. 회식 내내 옆자리에 앉아 갖은 스킨십을 시도하는 등 모욕감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에게 말하기도 민망해 결국 속으로 앓아야만 했다. 결국 B씨는 스스로 회사를 나왔다. 그는 당시의 기억에 대해 ‘지옥 같았던 시간’으로 표현하곤 한다.
#사례3. 남자 간호사 C씨는 같이 일하는 여자 간호사들로부터 성희롱을 넘어 성폭력에 가까운 가혹행위를 겪었다. 그는 동료 여자 간호사들로부터 툭 하면 ‘남자가 이것도 못하냐’라는 소리를 밥 먹듯이 들었다. 외모 지적은 예삿일이었다. 심지어 ‘화장실 가기 금지’ 등의 어처구니 없는 제재를 당하기도 했다. 한 두 명이 아닌 주변 모든 여자 간호사들로부터 비슷한 일을 겪던 그는 결국 제 발로 병원을 나왔다. 하지만 그 후에도 당시의 기억이 계속해서 떠올라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남성이 피해자인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성(性)’ 관련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책이 차츰 개선되고 있지만 여성 피해자에만 국한됐을 뿐 정작 남성 피해자는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희롱·성폭행 당하고도 말 못하는 남자들…가해자는 여성 간부·임원·직속 상사 등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남성 성폭력 피해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단순히 언어적 성희롱을 넘어 신체 접촉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 때문에 과거 성희롱을 당했거나 혹은 현재 당하고 있는 남성들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대검찰청의 ‘2012~2016 범죄분석’에 따르면 남성 성폭력 피해자는 △2011년 816건 △2012년 831건 △2013년 1060건 △2014년 1375건 △2015년 1448건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성폭력 여성 가해자 역시 △2011년 297건 △2012년 386건 △2013년 386건 △2014년 428건 △2015년 486건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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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실제 피해자들은 통계상의 수치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性)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남성 피해자들은 대부분 신고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한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대부분의 남성 피해자들은 신고를 기피할 뿐 만 아니라 가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사례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한국표준산업분류 21개 대분류 중 15개 산업군을 선별해 각 200명씩 총 3000명의 근로자(남자 57.8%, 여자 42.2%)를 대상으로 직장인 근무환경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전체 가해자 중 여성은 13.6%로 집계됐다. 피해자는 대부분 남성이었다.
여성 가해자는 △간부·임원(37.7%) △직속 상사(26.3%) △선임 직원(13.2%) △원청 직원(12.3%) △고객(5.9%) △후임 직원(2.7%) △같은 직급 근로자(1.8%)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피해 남성에 비해 높은 직급의 여성 상사가 가해자인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여성가족부(이하·여가부) 조사 결과, 남성 성희롱은 주로 직장 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가부가 발표한 ‘2015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성희롱 피해 경험 발생 장소는 ‘직장’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50.3%를 차지했다. 이어 △회식장소 29.2% △야유회·워크숍 3.8% △출장·외부 미팅 1.1% 등이 순이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2013년에 형법이 개정되면서 강간의 대상이 ‘여성’에서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상에서 남성이 겪을 수 있는 성적 수치심 역시 여성만큼 다양하다”며 “남성도 성폭력에서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 구제 대상 범주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음담패설, 성적질문, 성관계강요 등 성희롱·성추행에 노출된 위기의 남자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내놓은 ‘2016 직장인 근무환경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자는 조작적 피해자와 주관적 피해자로 분류했다. 조작적 피해자는 기존 정해진 항목에 포함되는 행위를 최근 6개월간 1회 이상 당한 경우를 말한다. 주관적 피해자는 같은 기간 동안 스스로 1회 이상 성희롱을 당했다고 판단한 경우다.
조작적 피해 사례로 정해진 성희롱 행위는 총 13가지다. 우선 △몸통(손, 어깨, 무릎 등)과 비교적 먼 부위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 △성별과 관련해 피해자의 업무 능력 비하 △여성성·남성성을 비하하는 언행 △피해자의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 △피해자 본인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음담패설 △음란물을 보여주는 행위 등이 해당된다.
또한 △이성인 상사, 동료, 고객 등에게 술을 따르도록 하는 등의 접대 강요 △음란한 내용의 농담, 전화통화, 문자(카톡 등) △부부관계나 연인 관계에 대한 성적 질문 △몸통에 근접한 부위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 △성적인 관계 강요 및 회유 △피해자의 개인적 성생활에 대한 소문을 퍼뜨리는 행위 △신체 부위 고의 노출 행위 등도 포함된다.
남성의 경우 본인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음담패설, 음란물을 보여주는 행위, 음란한 내용의 통화 및 문자, 부부관계 및 연인 관계에 대한 성적 질문, 성적인 관계의 강요 및 회유 등 직접적인 성희롱·성추행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묵인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유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그간 남자의 직장 성희롱 실태는 사각지대에 놓여있으나 남자와 여자 모두 성희롱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동시에 가해자도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회문화적으로 강한 이미지가 요구되는 남성의 성 역할로 인해 성희롱을 경험하고도 피해 사실을 호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남자들이 많다”며 “남성 피해자와의 접근성이 높은 소통 창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녀 모두를 성희롱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성희롱 예방 대책과 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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