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한 ‘6.19 대책’…집값 상승에 대출도 급증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거시경제

6월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반면 주담대는 확대…막차타기 영향 분석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12 16:44:59

6.19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오히려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6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11조6000억원 증가에 비해 3조8000억원 증가세가 둔화됐다. 지난 5월 증가액 10조원에 비해서도 2조2000억원 가량 적게 늘어났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권의 경우 6월 6조1000억원의 가계대출 증가액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동기 6조5000억원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5월 증가액은 6조3000억원이다. 가계대출 증가세의 둔화는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와 여신심사가이드라인 확대시행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난달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6월 한 달 동안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 3000억원 늘어나 오히려 증가세가 심화됐다. 5월 3억8000억원 증가에 비해 5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1월 6조1000억원 증가를 기록한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주택담보대출 급증은 ‘6.19 부동산 대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시행되는 7월 3일 이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타기’로 인해 대출 수요가 급증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9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안정 및 가계대출 규제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청약조정대상 지역(서울과 경기·부산 일부, 세종 등)에 한해 LTV와 DTI가 각각 10%p씩 하향 조정된다.

DTI는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계산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LTV는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인정되는 자산가치의 비율을 뜻한다. 즉 LTV와 DTI모두 규제비율이 낮아지면 대출 가능한 금액도 낮아지게 된다.

주담대 뿐만 아니라 주택가격 역시 6.19 대책 이후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주간 서울 아파트 시세가 0.2% 상승했다. 이는 전주 0.16% 보다 0.04%p 높은 상승률이다.

종로구가 0.7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강남구(0.37%), 강동구(0.37%), 용산구(0.3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관악(0.27%), 송파(0.26%), 강북(0.20%)도 서울 전체 상승률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가계대출과 주택가격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6.19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6.19대책의 실효성을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5월과 6월에는 봄 이사수요와 이전에 승인된 중도금대출의 순차적 집행으로 주담대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부동산 대출의 경우 부동산 거래 후 1~2개월 후에 대출을 받는 경향이 있어 6·19 대책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