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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외국인투자 유치에 팔을 걷어붙인다. 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 등 감세, 규제 철폐, 입지 혜택 부여, 비용 절감 인센티브 제공 등 각종 유인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호무역을 통해 수출을 늘리고 수입은 줄이는 ‘무역 역조’ 개선에 더해 자국 기업은 안방에 붙들어 놓고 더 많은 외국 기업을 국내로 초치함으로써 ‘투자 역조’를 개선하려는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제대로 된 일자리 창출에 올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선진국은 물론이고 후진국까지 합세하는 글로벌한 한판 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Made in USA'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조업 있는 경제 1등 대국 미국이라는 깃발을 내건다. 리쇼어링을 통해 집 나간 토끼들은 집으로 불러들이고, 밖으로 나가려는 기업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멕시코 등 우회생산기지를 통해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 외국 기업들에게도 칼날을 휘두른다. 미국에서 물건을 팔려면 미국에 들어와서 생산을 하라고 강요한다.
최고 법인세율은 현행 35%에서 15%로의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규제를 하나 만들면 두 개를 푼다. 특정지역에 입주하거나,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에게는 보조금 등 특별 인센티브라는 보따리도 제공한다.
일본 정부는 수년째 지속하고 있는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기업의 기(氣) 살리기를 통해 일본 경제의 재건을 노린다. 기업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라면 돈도 풀고, 엔저(円低)도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면서 풀 수 있는 규제는 다 푼다.
독일의 최고 법인세율은 15.8%로 선진국 중에는 가장 낮은 편이다. 브렉시트로 EU를 떠나는 영국도 법인세율 지난 2015년 28%에서 20%로 낮춘데 이어 금년에는 15%까지 낮출 예정이다. 프랑스의 마크롱 정부도 과거 정부의 친(親) 노동 일변도 정책에서 과감히 탈피해 감세를 비롯한 친(親) 기업 노선으로 180도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중국도 선진국 못지않게 일자리 창출 경쟁에서 앞서 나간다. 우선 창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모든 규제를 없애고 서류 하나면 바로 창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투자 장려를 위해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규제 철폐에도 매우 공격적이다. 투자 규제 업종도 93개에서 63개로 대폭 줄이면서 외국인투자 유치를 재점화하고 있다.
‘넥스트 차이나’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나 동남아 국가들은 외국인투자 유치에 사활을 건다. 중국에서 떠나는 기업, 새롭게 해외에서 둥지를 트려는 외국 기업들에게 경쟁적으로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인도의 모디노믹스는 ‘Make in India'와‘Start-up india'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세계의 공장, IT 강국 인도를 겨냥한다. 동남아의 ASEAN 10은 경쟁적으로 한국, 일본, 중국 기업들을 유치하려고 발버둥 친다. 더 나은 제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과감한 인센티브와 더불어 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린다.
향후 20년 중국에 이어 새로운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 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자국 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업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국인투자 유치 목표도 금액이 아닌 일자리 창출과 같은 근본적 발상 전환 필요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나무는 보는데 숲을 보지 못하는 꼴과 유사하게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근원적인 밑그림을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서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고 하지만 고작 내놓고 있는 것이 공무원 추가 채용 정도다. 세계적인 추세는 일자리 창출 메이커는 정부가 아니고 기업이며, 어떻게 하면 기업이 고용을 늘릴 것인지에 대해 골몰하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감세와 규제 철폐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우리는 법인세, 소득세 등의 인상으로 역주행을 하고 있고, 규제 철폐와 완화는 제자리걸음을 면지 못하고 있는 신세다. 이런 판국이니 기업들은 해외에 더 나가려 하고, 중국 등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국내로 돌아오지 않고 동남아 등 3국행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인건비는 물론이고 세제, 노동 환경, 인센티브 등 어느 하나도 경쟁국보다 매력적인 것이 없다. 특히 노동 환경을 갈수록 기업에게 불리한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년 전부터 해외에 나간 기업들을 국내로 유턴시키는 정책도 실적이 미미하니 결국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고임금, 저생산성에다 경직된 노동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인센티브에 해외에 있는 외국 기업은 물론이고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도 한국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지난 10년간 해외 투자는 2761억 달러(315조원)인 반면 외국인투자 유치는 3분의 1 수준인 947억 달러(108조원)에 그쳤다. 일자리 100만개가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나갔다. 국내 경기가 좋지 않고, 투자 환경이 더 열악해질 것이라고 전망되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한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기도 한다.
조만간 ‘Made in Korea'가 현격히 줄어들거나 없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뼈를 깎는 자성과 대책으로 'Made in Korea'의 르네상스를 재창조해내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미래가 없다. 정부나 정치 부문의 근본적인 혁신이나 경쟁력이 살아나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이라는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자가 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다.
글로벌 트렌드에 둔감하거나 국내적인 이슈에만 매달리고 있는 저급한 아마추어들이 난무하는 판에서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냉철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감각과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진 더 많은 프로페셔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하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
어떻게 하면 기업이 투자를 하고, 외국 기업이 들어올 수 있을지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경쟁국보다 앞서는 조건들을 만들어내지 못해 일자리 창출의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아웃바운드 경제가 아닌 인바운드 경제의 중요성을 입버릇처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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