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계 위협하는 악마노조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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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계 위협하는 악마노조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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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17 00:01:09

올해도 어김없이 똑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20여일 넘는 파업 진통 끝에 가까스로 임금협상을 타결한 뒤 불과 9개월여 만이다. 또 다시 초읽기에 돌입한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이야기다. 현대차 노사 양측은 지난 4월 이후 임단협 협상 작업에 돌입했지만 결국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도 어김없이 현 시점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요구를 쏟아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만약 결렬되면 파업을 결의하고 협상력을 키워 최대한 많은 요구를 관철시킬 심산으로 해석됐다.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지난 14일 결국 노조는 찬반투표에 돌입해 결국 과반 이상 득표율로 파업을 가결했다. 실제 파업에 돌입한다면 2012년 이후 6년 연속이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현대차 노조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임단협 협상 결렬을 명분 삼아 파업을 가결시킨 이후로는 더욱 그렇다. 현대차 노조 파업으로 인한 후폭풍 때문이다. 국가경제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민생경제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탓에 5000만 국민을 외면한 이기적 행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넓은 개념으로 보면 현 시점에서 현대차 노조 파업은 국가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대차가 처한 현재 상황과 향후 전망 때문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성적표는 우울 그 자체였다. 판매량만 보더라도 지난해 현대차는 국내에서 총 65만8642대를, 해외에서 420만1407대를 각각 판매했다. 전년 대비 2.11% 감소한 수치다.

실적 또한 심상치 않았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조1935억원, 당기순이익은 5조7197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31%, 12.13% 각각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14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이 주목됐다. 올해 1분기 역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3%, 20.50% 각각 감소했다.

현대차의 실적부진은 대내외적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김연학 서강대학교 기술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무역제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로 인해 현대차는 양대 수출시장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 시점에서의 노조 파업은 불난데 기름을 붓는 행위로 평가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24일간의 파업 때문에 발생한 생산 차질 규모는 3조1000억원대로 집계됐다. 물론 현대차 외에 하청업체들의 생산 차질 규모까지 더하면 경제적 피해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차 노조 파업이 국가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당장의 민생경제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지역 경제 타격이 불가피해 지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생산 전초기지이자 단일 규모 최대공장이 위치한 울산 지역만 보더라도 과거 현대차 노조 파업이 실시될 때 마다 수많은 소상공인들이 생계를 위협 받곤 했다.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충남 아산, 전북 전주 등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생계 위협이 울산 지역 한 곳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연쇄파업 가능성 때문이다. 현대차 외에도 국내 완성차 기업 중 상당수가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17~18일 양일간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7일 임금협상과 관련한 파업을 가결했다. 이들 두 기업은 광주·화성·부평·창원·군산·보령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지역, 나아가 국가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다. 공공의 이익에 미치는 여파 또한 남다르다. 단순히 누구 한 사람, 어느 한 집단에 의해 흔들려선 안 될 절대적 명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대차는 매 년 빼먹지 않고 ‘파업’이라는 홍역을 치른다. 참으로 부끄러운 연례행사다. 후폭풍을 생각한다면 우리 국민 전체가 매 년 ‘현대차 노조 파업’이라는 질병에 시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한국경제가 기로에 섰다’는 우울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국가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은 2%대로 떨어졌다. 노동생산성 하락, 자본축적 둔화 등의 여파로 잠재성장률은 15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올해 고학력자 실업률은 2012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체 청년 실업률도 10.5%로 IMF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정도면 ‘기로’가 아니라 ‘벼랑 끝’이라는 표현이 더욱 적합하지 싶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 결의는 우리 국민 전체의 생계를 위협하는 ‘위험한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파업은 자신들의 이권을 충족시키기 위해 넓게는 국가경제, 좁게는 가계경제에 재앙을 내리는 ‘악마의 행위’나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그래서 나온다. 현대차 노조가 적어도 내 주변과 내 지역, 나아가 내 국가를 한 번쯤 둘러보는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나아가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을 한번쯤은 헤아려 보길 기대한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