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재용 재판 생중계 가능…대법원 규칙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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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동의 안 해도 방송 가능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25 19:01:07

8월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을 비롯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주요 재판을 텔레비전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25일 양승태 대법원장 주재로 대법관회의를 열고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내달 1일부로 주요 사건 1·2심 재판 선고 생중계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심 주요 사건의 판결 선고 공판에 한해 중계방송이 허용된다. 생중계 허용 여부는 재판장이 결정한다.

또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아도 재판장이 방송을 통한 공적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면 촬영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공판 또는 변론 개시 전에 한해 촬영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다만 연예인에 대한 형사사건과 같이 단지 관심이 높다는 이유만으로는 중계방송이 허용되지 않는다.

지난 5월 박 전 대통령 뇌물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판 직전 언론사 촬영을 허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중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가 지난달 5일부터 9일까지 판사들을 대상으로 1·2심 재판 중계방송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 1013명 판사 들 가운데 687명(약 68%)은 주요 사건의 경우 재판장 허가에 따라 재판 과정 전부나 혹은 일부 중계방송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판 중계가 방송될 경우 공정한 재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재판에 여론이 개입돼 여론전이 펼쳐지거나 재판에 참여한 관계인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주요 사건 1·2심 재판 TV 중계 허용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지난 23일 논평을 내고 “진행 중인 재판을 생중계할 경우 여론 재판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며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문재인정부의 행보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사법부라도 삼권의 한 축으로서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바른정당·국민의당은 이번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생중계 허용 반대 입장을 비판하면서 “생중계 허용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사법부 신뢰도 제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다툼을 우려했다. 국민의당은 “중요 사안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함과 동시에 법원의 문턱을 낮춘 의미 있는 결정이다”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