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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61년 제정된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설립된 중소기업은행(이하·기업은행)은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특수은행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은행법은 중소기업자의 원활하고 자주적인 경제활동과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특수은행 설립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51.8%를 소유한 기획재정부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정부가 나라의 돈으로 기업은행에 투자를 하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은 기타 금융기관보다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요구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기업은행 김도진 은행장을 비롯해 고위직 인사들을 둘러싼 각종 잡음이 무성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친박계 공공기관장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김도진 은행장의 친박 연루설이 재조명되고 있다. 심지어 은행 내 핵심 요직에 앉아 있는 인사들은 물론 막후 실세로 거론되는 인물까지 전임 박근혜 정권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기업은행을 둘러산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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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소기업은행(이하·기업은행)을 둘러싼 각종 잡음이 무성하다. 새정부 출범 이후 전임 정권의 낙하산 의혹을 받았던 공공기관장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와중에도 여전히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기업 은행 내에는 김도진 은행장을 비롯해 전임 정권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의혹을 받아 온 인물들이 핵심 요직에 포진해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은행을 둘러싼 막후 실세설까지 불거져 나와 남다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막후에서 기업은행을 좌지우지하는 인물 역시 친박 인사라는 점이 주목된다. 주인공은 바로 박근혜 정권 당시 금융권의 수장으로 평가돼 온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다. 그는 김 은행장을 직접 추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친박 낙하산 의혹 공공기관장 잇단 사퇴…친박계 추천 논란 김도진 기업은행장 조명
지난 24일 박기동 가스안전공사 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박 사장은 감사원이 채용비리를 적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 수사가 시작되자 감사원과 산업부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임기를 앞둔 공공기관장들이 자진사퇴를 한 사례는 박 전 사장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시작으로 같은 달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했다. 이번 달에도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이 차례로 물러났다.
공교롭게도 최근 물러난 공공기관장 대부분이 전임 박근혜 정권 당시 사장직에 올랐고, 임명 과정에서 낙하산 의혹을 받았다는 점이 주목됐다. 지난 18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공공대개혁을 위한 적폐기관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후에는 자진사퇴 이유가 더욱 명확해 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자발적으로 ‘물갈이’에 동참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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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금융권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금융당국의 영향이 절대적인 산업의 특성으로 인해 금융업계는 문재인정부 출범과 동시에 ‘수장교체설’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KB금융지주, 우리은행 등 민간이긴 하지만 정부 입김의 영향을 받는 금융사들마저 CEO들의 거취 문제가 거론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접적으로 정부 산하에 있는 국책은행들의 수장 교체 가능성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다시피 했다.
현재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기획재정부가 최대주주(51.8%)로 있는 중소기업은행이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을 비롯해 핵심 인사 대부분이 전임 박근혜 정권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시각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지난해 말 제 25대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권한정지 상태였기 때문에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가 임명했다. ‘임명권자의 부재’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권선주 전 행장의 연임 또는 박춘홍 전 수석부행장의 선임이 예상됐으나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예상 밖의 결과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친박 낙하산’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혔던 임종룡 금융위원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TK(대구·경북)출신인 김 행장을 기업은행장으로 추천했다는 주장이 흘러나왔다. 김 행장은 1959년 경상북도 의성에서 출생해 대구 대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정찬우 이사장이 주관한 모임에 김 행장과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득준 큐브인사이트 회장 등이 참여했다”며 부정청탁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융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임 위원장도 상당한 힘을 보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김 행장의 ‘IBK통일준비위원회’ 활동도 낙하산 의혹에 무게감을 더했다. 김 행장은 지난 2014년 5월 발족한 IBK통일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통일준비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의 ‘통일대박론’과 함께 금융권에 불었던 ‘통일금융’ 열풍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공교롭게도 기업은행은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전 정부 ‘흔적 지우기’를 위해 관련 상품을 없애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통일금융상품인 ‘IBK통일대박기원통장’을 출시 2년3개월 만인 지난 5월 22일 판매를 중단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지 정확히 13일 만에 일이었다.
파면 대통령 지근거리 인사들, 기업은행 핵심 요직 장악…막후 실세설까지 ‘첩첩산중’
친박 공공기관장 줄사퇴로 인해 김 행장의 친박 낙하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은행 나머지 핵심 요직에도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권 및 기업은행 등에 따르면 우선 기업은행의 경우 이수룡 상근감사와 성효용 사외이사 등이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꼽힌다. 이 감사는 1955년 출생으로 대구공업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를 졸업한 전통 TK인사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고문역을 맡은 바 있다.
성 사외이사는 1962년 생으로 성신여자대학교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교에서 교수직을 수행하고 있다. 성 사외이사는 뉴라이트 싱크탱크인 ‘싱크넷’의 발기인으로서 현재 싱크넷 이사로 있다. 이 단체는 박근혜 정권 당시 정부 정책에 상당한 힘을 보탠 친박 성향 단체로 유명한 곳이다.
친박계 인사들은 계열사 대표, 사외이사 등의 자리에도 다수 존재했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대표는 1956년 생으로 우리증권, 동부증권, 우리선물 등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신 대표는 선임 당시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로 분류됐던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안종범·강석훈 전 경제수석 등과 같은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조희철 IBK연금보험 대표는 경북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을 나온 TK인사다. 이복실 IBK연금보험 사외이사는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박근혜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냈다. IBK저축은행의 강일원·송석구 사외이사는 각각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2013년)과 새누리당 부대변인(2014년)을 지낸 이력을 지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친박계 인사들이 이사회와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 독립성이 침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무성히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의혹이 불거져 나와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바로 기업은행 막후실세설이다. 막후 실세로 거론되는 인물은 다름 아닌 김 행장을 추천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다.
임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실세 최경환 의원와 같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이다. 친박 금융인들의 수장격인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성과연봉제 등 전 정권의 금융개혁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 행장을 각종 논란을 무릅쓰고 직접 기업은행장으로 임명·제청했다. 임 전 위원장이 현재 막후에서 기업은행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 행장 외에 임 전 위원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은 또 있다. 올해 2월 새롭게 임명된 이상진 IBK캐피탈 대표다. 그는 임 전 위원장과 동향 출신이다. 임 점 위원장은 전남 보성 출신이며 이 대표는 바로 인근에 붙어 있는 고흥 출신이다. 둘은 나이도 1959년생으로 동일하며 같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은행 고위 임원은 “한동안 잠잠했던 김도진 행장의 친박 논란이 최근 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며 “안정성과 투명성이 최우선돼야 하는 국책은행이 만일 외부 세력에 의해 흔들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과 기업, 나아가 국가 전체로 전가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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