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정책, 양극화 원인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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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정책, 양극화 원인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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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식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28 00:40:02

문재인정부에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polarization) 현상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정부는 경제 구성 및 소득 양극화로 인해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농·어민 등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위치에 있는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최근 경제 실적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정부의 개혁 정책 전반에 반영되는 모양새다. 이에 소득 양극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칼을 빼들고 각종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양극화의 개념이나 문제의 심각성, 원인 및 대응방향 등에 대한 구체성은 미약하다. 양극화 현상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현상임을 배제함에 따른 결과다.

양극화는 중산층이 해체되면서 양극단으로 모여드는 현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정치학이나 사회학 등에서 주로 쓰이는 개념이다. 정치적 관점에서 한국의 경우 내부적 동질성을 가진 상호 이질적 집단으로 영남과 호남 간 갈등을 제시할 수 있다. 이들은 투표행위 등으로 의사를 표하고 이 결과가 정치·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셈이다.

물론 국내 양극화를 도식화할 때 정치 성향과 사회성을 동일선상에서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 소득분배 상태는 지니계수나 10분위 분배율 등의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반면 양극화는 개념의 일원화는 물론 측정에서 통계적 모순을 동반하는 부작용도 있다. 하지만 중산층 소멸 현상과 빈곤층 확대 등의 문제는 경제적 비관론을 동반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이 문제로 삼는 소득분배는 주로 소득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양극화는 소득 외에도 고용의 양극화나 자산의 양극화로 확대할 수 있다. 아울러 교육이나 주택의 양극화, 문화에 대한 양극화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는 경제 상태 등에 기초한 소득분배와는 달리 정치·사회적 추세에 중점을 둔 방향성을 의미한다.

사실상 소득의 양극화는 남성층보다 여성층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과거 남성 위주의 업무환경에 여성 유입이 늘어나면서 노동력 계층의 분화가 발생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 등의 영향으로 지하경제를 제외하면 남성에 비해 저임금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아 전체 임금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다.

반대로 기업의 경우 국제사회 속 경쟁의 격화와 기술의 급속한 발전 등으로 경영 환경 전반에 걸친 변화를 맞고 있다. 이는 인건비 절감이나 능력주의 인사, 고용조정 등 내부 정책으로 이어진다. 이 또한 고임금 계층과 저임금 계층으로의 분화로 나타났다. 이에 외부 지표로만 보면 계층 간 수익 차가 명확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살펴보면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등을 활용하는 스탠스를 확고히 하고 있다. 세금을 통한 공무원 증원은 미래 경기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역으로 기업에 대한 세금 부담을 늘리는 것은 민간기업의 경영 위축으로 이어지고 일반 국민들은 안전장치 없이 후폭풍을 그대로 맞게 된다는 점이다.

재밌게도 한국의 노조들은 이 같은 양극화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노조 자체가 소수층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내부자와 외부자를 구분하는 차별을 자행하니 말이다. 특히 선진국 노조가 각 산업별로 구성되는 반면 한국의 노조는 각 기업별로 조직되고 그 속에서 교섭이 이뤄지는 기형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은 새겨들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생각해보자. 민간기업의 노조는 물론이고 공무원노조에 이르기까지 국내 노동조합의 1차적 관심사는 해당 기업 노동조합원들의 임금과 복지, 근로조건 등에 대한 이해관계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역으로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등 노조를 구성하기 힘든 환경의 노동자는 이해관계에 대한 대응이나 능력에 있어 손해를 보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이 구조는 더욱 심각하다. 사측이 높은 이윤에 따른 높은 임금을 제시할 경우 노측은 높은 조직력으로 성과를 내고 이를 높은 임금으로 받겠다는 입장도 나타낸다. 겉으로 드러나는 대기업의 노사관계는 갈등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저이윤과 노조에 속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노동자의 저임금을 발판으로 성장한다는 말이다.

현 정부에 바란다.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실물경기와 단기 실적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좀 더 구조적이고 구체적이며 장기적인 안목에 기초한 정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고 지탄받는 공무원에게 일 좀 열심히 하라고 전하고, 노조의 무분별한 요구가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때다.

조문식 ch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