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수난시대’, 경기체감 지수 연이어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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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대기업 전월 대비 1하락…8월 전망도 ‘암울’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28 12:26:43

▲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SK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문재인정부 출범 후 대기업의 체감 경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한국은행은 28일 ‘2017년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발표했다. 기업BSI는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후 이를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100 이상인 경우 긍정응답이 부정응답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 이하는 그 반대의 상황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총 2921개 업체가 응답했으며 제조업체 1804개, 비제조업체 1117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발표에 따르면 7월 기준 제조업계의 업황BSI는 78을 기록해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대기업의 경우 6월 대비 1p 하락한 82를 기록했으며 중소기업은 1p 상승한 72를 기록했다. 수출기업은 지난달 대비 1p 낮아져 84를 기록했고, 내수기업은 74로 지난달과 같았다.

구체적으로 제조업체들은 현재 생산, 설비투자, 자금사정 등에서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BSI는 전달 대비 1p 하락했으며 설비투자실행과 자금사정은 모두 2p씩 낮아졌다.

반면 신규수주와 원자재 구입가격 부문에서는 전망이 긍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두 부문 모두 BSI가 지난달보다 2p씩 상승했다. 이외에 매출, 제품재고, 제품판매가격 등도 1p씩 상승했다.

주목할 점은 대기업 BSI의 하락세다. 대기업의 경우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BSI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3월 85를 기록했던 대기업BSI는 4월 88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5월 87로 1p 하락했으며 6월과 7월 각각 4p, 1p씩 추가로 떨어졌다. 8월 전망치 역시 2p 하락한 83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체감 경기 하락은 문재인정부의 대기업 개혁 기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재벌개혁’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으며 취임 이후에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재별 저격수’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임몀하기도 했다.

특히 제조업계는 인력난·인건비상승부문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조업 경영 애로사항’ 조사 결과 ‘인력난·인건비 상승’ 응답비중이 지난달 대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5%였던 비중은 이달 6.6%로 1.6%p 늘어났다.

지난 15일 결정된 최저임금 상승으로 제조업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1차 전원회의를 통해 2018년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4% 상승한 7530원으로 결정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지난해 인상률인 7.3%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것은 2007년(12.3%) 이후 11년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이 단순히 대기업 옥죄기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BSI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기업 발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