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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03>]-무학(최재호)

좋은데이 회장님, 재벌촌 옆 170억 빌딩 흉물방치

전년도 순이익 83% 투입한 빌딩 사용계획無…연이은 헛발질 ‘자질론’ 분분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8-03 01: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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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달달한 과일 맛이 나는 소주 제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당시 소비자들의 기호를 일찌감치 파악하고 수도권 진출 결정을 단행한 지방 주류업체가 있었다. 바로 무학이다. 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주류업체 무학은 주력 소주제품인 ‘좋은데이’를 바탕으로 이미 지역 내에서는 왕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무학은 과일 맛 소주 바람을 타고 관련 제품을 앞세워 수도권을 넘어 전국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수도권 진출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너인 최재호 회장의 의중이 깊이 반영된 결과로 전해졌다. 이후 무학은 충북 충주에 국내 2위 규모의 공장, 용인·일산 등 수도권 물류센터 등의 건립을 추진하며 수도권 진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과일 맛 소주의 인기가 금세 시들해지면서 무학의 수도권 진출은 고비를 맞게 된다.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기존 주류업체에 밀려 존재감마저 점차 희미해져 갔다. 그런데 최근 무학이 서울 시내에 170억원대의 빌딩을 매입한 사실이 밝혀져 각종 잡음이 일고 있다. 수도권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돌연 빌딩을 구입한 것도 모자라 뚜렷한 목적조차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최재호식 묻지마 경영’이라는 비판이 많다. 주력 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좋은데이’로 유명한 주류업체 무학의 부동산 매입 행보와 이를 둘러싼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무학은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빌딩(사진)을 매입했다. 전년도 순이익의 83.3%에 달하는 금액 171억5000만원이 매입을 위해 소요됐지만 이곳 빌딩은 정확한 사용처조차 명확하게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무학 측 역시 “아직까지 사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소액주주들은 “무리하게 수도권 진출을 단행한데 이어 또 다시 묻지마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오너인 최재호 회장에게 날 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대표제품 ‘좋은데이’를 앞세워 부산·울산·경남지역 소주 시장의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자치하고 있는 향토주류업체 무학의 경영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무학은 수도권 지역 공략이 순탄치 못한 상황에서 전년도 순이익의 83.3%에 달하는 거액을 들여 서울 핵심 요지에 빌딩을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당 빌딩의 사용처조차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전년도 순이익 83% 투입해 산 한남동 빌딩, 수개월 흉물 방치 ‘헛돈 논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무학은 지난 5월 용산구 한남동 소재 빌딩 한 채를 매입했다. 빌딩 규모는 대지면적 472.4㎡(약 143평), 연면적 1573.98㎡(약 476평) 등이었다. 지하 2층, 지상 4층 구조로 지어졌다. 빌딩은 한남동 꼼데가르송길로 불리는 이태원로 대로변에 위치했다. 매입가격은 171억5000만원에 달했다.
 
스카이데일리는 무학이 근래 매입한 한남동 소재 빌딩을 직접 찾아봤다. 당초 한남동새마을금고 본점이 자리했던 곳이다. 새마을금고는 무학의 매입시점인 지난 5월 다른 곳으로 이전한 상태였다. 빌딩 입구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었다. 빌딩 전체가 공실로 방치된 상태였다. 일대 상인들 역시 새마을금고가 나간 뒤로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무학 측에 해당 빌딩의 사용처를 문의하자 관계자 역시 “해당 빌딩을 왜 구매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담당부서가 꾸려지고 있지만 정확히 정해진 바가 없어 답할 수 없다는 부연 설명도 곁들였다. 정확한 사용목적조차 정하지 않은 채 거액을 들여 빌딩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되는 대목이었다.   
 
▲ 무학은 한남동에 앞서 지난 2000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무학빌딩(사진)을 매입한 바 있다. 현재 무학의 서울사무소인 이곳은 당초 5명이 근무했으나 무학의 서울·수도권 지역 공략이 본격화 된 이후 직원 수가 130여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무학 최재호 회장은 이곳 건물 5층을 본인의 주소지로 해뒀다. ⓒ스카이데일리
 
해당 사실을 접한 무학의 소액주주들은 크게 반발했다. 한 소액주주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정확한 사용처조차 정하지 않은 채 전년 순이익의 80%가 넘는 돈을 쏟아 부어 빌딩을 매입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재호 회장의 묻지마 경영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배임으로 비춰질 여지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무학은 지난 2013년 매출액 2401억원, 영업이익 598억원, 순이익 550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4년 무학은 소주에 과일 맛을 첨가한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수도권 진출을 단행해 성공을 맛봤다. 그 해 실적은 매출액 2901억원, 영업이익 815억원, 순이익 829억원 등이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수도권 공략에 나선 무학의 2015년 매출액은 2958억원으로 전년 대비 올랐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57억원, 145억원 등에 그쳤다. 이익률 감소는 수도권 진출 과정에서의 마케팅 비용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4년 500억원대에 머물던 판매관리비는 2015년 717억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무학의 판매관리비는 768억원까지 치솟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02억원, 520억원 등으로 전년 대비 모두 하락했다.
 
상장기업 무학 지분 절반은 ‘최재호 외 특수관계인’ 소유…연이은 헛발질 ‘자질론’ 분분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7년 3월 말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소액주주들이 무리한 경영 행보의 책임을 최재호 회장에 묻는 데에는 나름의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상장기업임에도 절반이 넘는 지분이 오너일가에게 집중됐기 때문이다. 현재 최 회장의 무학 지분율은 무려 49.78%나 된다. 아내 이 모씨가 보유한 0.98%와 무학의 자사주 1.8%를 포함하면 절반을 넘어선다.
 
특히 최 회장의 경영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잠원동에 위치한 무학빌딩이 논란의 단초가 됐다. 해당 빌딩은 무학이 지난 2000년 매입했다. 대지면적 536㎡(약 162평), 연면적 1591.15㎡(약 481평) 등의 규모였다. 지하 1층, 지상 5층 구조로 된 빌딩은 지하철 3호선 신사역 인근 이면도로에 자리했다. 현재 해당 빌딩 시세는 8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최 회장은 해당 빌딩 5층을 주소지로 두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는 사실이 알려져 ‘원격 경영’ 논란에 휩싸였다. 경남·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이 거액을 들여 빌딩을 매입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적지 않았다. 현재 해당 빌딩 내에는 무학 서울사무소를 비롯해 무학주류마켓과 레스토랑 파머스키친 등이 들어서 있다.
 
최 회장의 무리한 경영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자 수도권 진출 자체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무학은 수도권 진출을 위해 끊임없는 투자를 실시했다. 일례로 지난 2015년에는 용인·일산에 부동산을 매입해 신규 물류센터를 건립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충북 충주 메가폴리스 산업단지 부지를 분양 받아 창원2공장의 6배에 달하는 신규 공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2014년 5명에 불과했던 무학의 수도권 영업본부 직원은 현재 130여명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영업망을 뚫기 위해 영업직원 수를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수도권 진출을 위한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참이슬은 전체 소주시장의 약 50%, 처음처럼은 약 15%~17%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비중이 특히 압도적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무학이 수도권 공략을 진행하는 동안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각각 ‘참이슬16.9’, ‘처음처럼16도’ 등 저도주 신제품을 바탕으로 경남지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최 회장의 무리한 수도권 진출 시도가 계속된다면 자칫 텃밭인 경남지역 조차 잃게 되는 위기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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