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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은 옛말이 돼버렸다. 힘들게 고생해서 돈을 벌기보다는 보다 쉽게 하지만 더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돈맛’에 빠져버린 것이다. 쉽게 돈 버는 것에 한 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다른 일을 하기 어렵다는 게 경험자들의 전언이다. 설사 그 일이 떳떳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이여도 마찬가지다. 대학생들의 방학기간에는 이런 일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청년층 수요가 많은 기간을 이용해 고수익 단기아르바이트를 빙자한 채용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다단계, 불법영업, 유흥업소 등이 대표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주머니 사정이 힘든 청년들을 수렁에 빠뜨리는 고수익 단기아르바이트의 부작용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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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기간 혹은 휴학 기간을 이용해 단기간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들을 노리는 유혹의 손길이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고수익 단기아르바이트의 부작용이 그것이다. 손쉽게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발을 들였다가 결국 벼랑 끝에 내몰리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 사례 또한 다양하다. 여대생들의 경우 화류계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돈을 많이 주는 고용자가 시키는 대로 일을 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범죄에 가담하거나 피해자가 돼 버린 대학생들도 있다.
일당 15만원 ‘토킹바’ 발판 화류계로 빠진 여대생들…손님 유혹해 ‘스폰서’ 계약까지
유명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를 들어가면 단기아르바이트, 당일아르바이트 등의 카테고리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성별 구분도 가능하며 여성구인을 원하는 광고만을 별도로 구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월급이 많은 순으로 검색하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아르바이트가 바로 ‘바(Bar)’ 알바다. 겉포장은 그럴듯하다. 모던바·토킹바·착석없음 등의 비슷한 말로 마치 별것 아닌 쉬운 일인 것처럼 홍보문구를 잔뜩 달아 놓는다.
해당 광고를 올린 이들이 원하는 연령대는 정해져 있다. 대부분 20~30대 초반사이로 제한해 놓고 있다. 젊은 여성들을 원한다는 의미다. 광고에는 월 500만원의 수익이 보장된다고 명시돼있다. 어림잡아 한 학기 등록금 수준의 금액이다. 시급은 보통 1만5000원에서 2만원 사이다. 최저임금 6470원의 약 3배 수준이다. 원한다면 일당제·주급제 또한 가능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광고일 뿐이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건전한 대화가 오간다는 바를 생각해선 큰 코 다치기 십상이었다. 광고와 달리 말을 바꾸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주는 손님 테이블에 착석을 강요하는가 하면 넌지시 스킨십이 생길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스카이데일리가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대학원생으로 분(扮)해 서울 서대문구 모처의 바에 면접을 본 결과였다. 면접을 본 곳은 긴 테이블이 놓인 바가 아닌 높은 칸막이가 쳐진 이른바 ‘착석바’였다. 착석이 없다는 광고 문구는 애초부터 없는 이야기였던 셈이다.
면접 과정에서 업주는 연신 회유를 거듭했다. “옆에 앉지 않아도 된다”, “처음이니 매너있는 손님들만 붙여주겠다”, “조금만 일해보고 결정해봐라 여기 대부분 대학생들이고 평범한 직장인들도 투잡으로 많이 일하는 곳이다”, “아는 돈 많은 동생을 소개시켜 주는 마음으로 불렀으니 친한 언니랑 놀러왔다고 생각하라”는 등의 말들을 늘어놨다.
매장 내부를 둘러봤다. 앳된 얼굴의 여성들이 손님들 옆에 앉아서 술을 따르고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업주는 연세대·이화여대 등 명문대 재학생들도 장기간 이곳에서 근무한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한 달만 일해도 한 학기 등록금을 벌 수 있다며 꼬드겼다.
이런 식으로 바(BAR)에서 근무한 종사자들은 한 번 발을 들여 놓으면 빠져나가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땀 흘리지 않고 술을 따르고 웃음을 팔며 많은 돈을 벌다 보면 다른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계속된 돈 유혹을 견디지 못해 룸살롱, 단란주점 등 속칭 ‘화류계’로 빠지는 경우도 다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소(가명·여)씨는 “20살 때 처음 관악구에 있는 고시촌 토킹바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었는데 그때 당시 최저임금은 3000원대였지만 시급이 7~8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결국 남자손님들에게 술 따르고 약간의 스킨십이 있다 보니 이럴 바엔 차라리 돈을 더 받고 비슷한 일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결국 이른바 ‘노래방도우미’ 세계로 진입했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바에서 술시중을 들었던 것이 심리적 방어선을 무너뜨린 셈이었다. 하지만 욕심은 더욱 커졌다. 노래방도우미로 이곳저곳에서 일하다보니 더 큰 돈을 버는 불법 업소 등에 몸담게 됐다.
이 씨는 “여성 접객원들의 외모 수준에 따라서 술집의 레벨이 구분돼 있고 그만큼 버는 돈도 달라진다”며 “쩜오·하이쩜오·텐카페·텐프로 등으로 불리는 곳에는 연예인급 외모의 여성들이 많고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곳들은 일반적인 단란주점에 비해 상위급의 업소로 분류된다.
결국 이 씨는 그렇게 화류계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각종 성형과 비싼 명품 구입, 메이크업·헤어 등을 하기 위해 부수적인 비용도 많이 들었지만 버는 돈이 상당했다. 소위 ‘쩜오’라고 불리는 상위급 룸살롱에서 일하면 하루에 4번 정도의 테이블을 오고갔을 때 팁을 제외하고 평균 40~50만원이란 돈을 벌 수 있었다고 한다. 많이 벌 때는 한 달에 1000만원까지 벌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돈을 벌다보니 결정적 부작용이 생겼다. 일반 직장인 생활은 엄두 자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학교 재학시절 한 때 화류계에 몸을 담았다는 김보미(가명·여) 씨는 현재 여엿한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고정적인 월급이 만족스럽지 못해 지금도 종종 일을 하러 나간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같이 일하는 동료 언니는 돈 많은 손님을 일명 ‘스폰서’로 두고 매달 수 백만원의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대학생 울리는 다단계 유혹…고수익에 넘어가 범죄 가담하거나 혹은 당하거나
고수익 아르바이트는 화류계에 그치지 않았다. 다양한 변종 아르바이트도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상당수는 불법적인 일과 연관돼있거나 돈을 오히려 잃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직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장연서(가명·여)씨는 올해 친구에게 이끌려 한 남성을 소개받았다. 알고 보니 그는 모 다단계업체 종사자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장 씨를 이끈 친구 역시 다단계 활동 중이었다. 그들은 일반적인 불법다단계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명 화장품브랜드에서 만든 제품이라며 신뢰를 쌓았다.
정 씨는 “가입할 경우 가입비 병목으로 200만원 상당의 화장품 세트를 사야하며, 회원 자격 유지를 위해서 매달 10만원이상 화장품 구매할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며 “돈이 없다고 하니 친구가 직접 자기 카드로 긁고 할부로 갚으라고 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갈팡질팡하다가 3개월 정도 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다단계를 하라고 설득해야하는 게 너무 싫어서 관두게 됐다”며 “괴씸한 마음에 화장품 값 카드 할부금을 안줄까도 했지만 그래도 친구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조금씩 갚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찾는 젊은 층들을 노리는 수법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번진 신차수출아르바이트 역시 심각한 부작용을 안고 있었다. 대다수 업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기업체들이 많다”고 구직자를 걱정하면서도 자신들 만큼은 사기가 아니라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신차수출 아르바이트는 자동차 수출 회사의 국산 차량 구입 시 명의를 대여해주는 일을 한다. 수출 회사는 아르바이트생이 차를 구입하고 넘겨주면 차 구입비 외에 높은 수당을 챙겨 주는 방식이다. 이들 회사는 편법이나 불법이 아닌 합법적인 병행수출이라고 구직자들을 꼬드기지만 실제로는 차량을 받고 잠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결국 자동차 할부금 등은 고스란히 아르바이트생 몫이 된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접하게 된 신차수출아르바이트 업체들과 전화접촉을 시도해봤다. 불과 1~2개월 내 업데이트된 광고들이 허다했지만 단 한 곳도 연락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 모두 결번이거나 착신이 정지된 상태였다. 이미 사기를 친 뒤 잠적해버린 것으로 파악되는 대목이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고수익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는 SNS 광고를 올린 후 연락 온 여대생들에게 신용대출을 받게 한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총 42명에게 6억2000만원을 챙겼다. 5월에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에 속아 베트남으로 넘어가 불법 스포츠 토토 도박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일당이 불법체류자 신세가 되자 자진 입국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렇듯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들이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빠지게 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취업난과 더불어 미숙한 직업관을 지적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젊은 학생들은 노동시장의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건전한 직업관이 정립 되지 않은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금전전 보상의 유혹이 더 크다보니 쉽게 돈을 버는 재미에 빠져버리게 되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최근 돈이 정말 필요한 청년들의 절박함을 이용한 사기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제대로 된 일자리인지 지인들에게 물어보는 등 사전에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지에 대해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정부차원에서 불법적으로 청년들을 유인하는 구인광고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해야 한다”며 “각 대학교 측에서도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게 피해사례를 공지하는 등의 예방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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