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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창고가 가득히 차고 네 포도즙 틀에 새 포도즙 이 넘치리라”<잠언 3 : 9 ~10>
일엽장목(一葉障目·잎사귀 하나로 눈을 가리다. 부분만 보다 본질을 놓치다) 나뭇잎 하나(一葉)가 눈을 가리면(障目)당연히 앞을 보지 못하게 된다. 자질구레하고 지엽적인 일에 눈이 가려져 문제의 본질이나 전모를 보지 못하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이 말은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는 속담과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속담이 뜻하는 대로 자기의 존재나 허물을 덮기 위해 미련하게 행동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무릇 귀는 듣는 것을 주관하고 눈은 보는 것을 주관하는 데 나뭇잎 하나가 눈을 가리면 태산(太山)이 보이지 않고, 콩 두 알이 귀를 막으면 우레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부분에 얽매이지 말고 전체를 보라는 교훈이지만, 어리석은 자의 행위를 풍자한 고사 성어다.
장기 소액 연체자 빚 정부예산 전액탕감…채무자 도덕적해이 조장 ‘우려’
문재인 정부가 지금 ‘손바닥으로 눈 가리는 식’의 정책을 하고 있다. 이제 겨우 3개월째 접어든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제를 추진한데 이어 장기 연체 80만명에게 유례없는 정부예산을 투입해 빚을 탕감하겠다고 발표했다. 빚 일부가 아닌 100% 전액을 탕감해주기로 했다.정부가 개인의 빚을 깎아주는 정책은 예전에도 흔히 있었던 일이다.
그런데 원금을 일부 감면해주거나 이자를 낮춰주는 ‘재무조정’이 아닌 아예 원금을 100% 전액 감면하는 ’빚 탕감‘ 정책은 유례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법원에서 개인파산을 선고 받지 않는 한 원금 전액 탕감은 없었다. 물론 돈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들에게는 희소식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문제는 빚 탕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다.
이 같은 빚 탕감 정책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온다면 ‘빚을 안 갚고 버티다보면 언젠가는 탕감되는 날이 오겠지’라는 기대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빚을 성실히 갚아나가던 채무자가 오히려 바보가 되고 손해를 본 것처럼 될 우려도 있다. 아무튼 문재인 정부가 장기 소액 연체자의 빚을 정부 예산으로 전액 탕감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신용회복 지원기관인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10년이상 1000만원이하의 장기소액연체 채권을 소각 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민간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대부업체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을 정부 예산으로 사들인 뒤 소각하는 방식이다. 대략 80만명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빚에 짓눌린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정책은 보수·진보의 경계를 넘어 똑같았다. 그래서 대선 공약에는 어김없이 나온 정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에 나온 탕감 정책은 빚 일부가 아닌 100% 탕감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지원 대책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당장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물론 금융위의 뜻을 모르는 바 아니다. 장기 연체자를 내버려두기보다는 빚 탕감을 통해 생산 현장으로 복귀하도록 하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국민행복기금이 15년이상 연체된 1000만원 이하의 빚을 90%까지 깎아주는 제도를 시작했지만 정작 신청자는 예상외로 적었다고 한다.
원인을 알아보니 본인이 직접 신청하고 심의위원회로부터 소득·재산을 심사 받아 상환능력이 없다고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이란다. 이미 제도권 금융회사 밖에서 남의 이름을 빌려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신청하고 심사 절차에 응할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금융계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 가능성에 유의해 상환능력을 철저하게 심사를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 탕감 조치가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채무자들을 허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당장 국민행복기금의 채무 조정을 받고 감면된 빚을 갚아 나가는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장기 연체자가 83만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빚진 채무자들을 위해 정부가 국가 예산을 투입해서 빚을 탕감한다는 것은 결국 피 땀 흘려 열심히 일해서 낸 세금을 축내는 것이다. 몇 %로 감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의 돈으로 빚을 탕감해주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과거 정부 지혜 본받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근본적 생활대책 마련 더 시급
국민의 세금으로 생색을 내려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정권 출범 때마다 이처럼 대대적으로 이뤄지는 '신용 대사면'은 자칫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97년 대선 때는 과거 두 차례 대선 때 내세웠던 ‘농가부채 탕감’ 대신 ‘농가부채 경감’으로 공약을 완화하기도 했다.
집권 후에는 상환 연장과 이자 감면에 그쳤다. 2008년 이명박 정부는 7000억원을 들여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72만 명의 연체이자를 탕감하고 신용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기업대출 연대보증의 덫에 걸린 신용불량자 11만 명을 구제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대선 때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세워 일반 채무자는 최대 50%, 기초생활수급자는 최대 70%까지 빚을 감면해주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결국 ‘버티면 다음 대선 때 탕감해준다’는 인식이 확산할 경우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고 성실하게 빚을 갚는 채무자와의 형평성도 깨진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금융위는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경우 법에 따라 더는 채권자의 상환 청구권이 없고, 채무자는 상환의무가 없다”며 “채무자의 상환의무가 없는 채권을 소각하는 것이므로 도덕적 해이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멸시효 완성채권의 문제를 금융위나 금융회사가 뒤늦게 깨달은 것도 아닌데 새 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다분히 정권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지적에선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한 국민행복기금의 장기 소액 연체채권(10년 이상, 1000만원 이하)소각 방안을 민간으로 확대 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업체가 보유한 장기 연채채권을 정부 예산으로 사들인 뒤 소각하는 방식이다. 문재인 정부도 과거 정부의 지혜를 본받아 빚 전액 탕감, 그것도 국고에서 지원하는 대선 공약을 현실에 맞게, 형평성 있는 기준으로 조정 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80만 명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전 국민의 세금을 쓰는 것은 나뭇잎 잎사귀 하나로 눈을 가리는 것과 같다. ‘가난은 나라님도 못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탕감보다는 근본적인 생활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하다. 국가 재산으로 전액 탕감은 성실하게 사는 국민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립보서 4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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