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GDP대비 가계부채, 성장제약 임계치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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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92.8% 기록…금리 상승시 소비·투자 제약으로 이어져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06 17:23:24

국내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국제 기준 부채비율 임계치를 상회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계치는 임계점(급격한 상태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에 도달하는 수치를 의미하며 부채비율 임계치는 부채의 위험 수위 등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글로벌 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2.8%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각 연구기관 등이 정한 ‘과잉 수준’을 넘어선 수치다.

세계 각 연구기관들은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임계치를 75~85%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경우 지난 2011년 부채비율 임계치를 GDP의 75%로 산정했으며 같은해 국제결제은행(BIS)은 85%로 제시했다.

한은은 스위스(128.4%), 호주(123.1%), 노르웨이(101.6%), 캐나다(101%), 스웨덴(85.7%) 등이 한국과 함께 임계치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등은 수준 높은 사회복지시스템으로 인해 한국보다 가계부채 위험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가계부채는 향후 중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기준금리 상승시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및 투자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두차례 인상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상은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은은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잇달아 드러내고 있다.

올해 1월 한은이 발표한 보고서는 “가계부채 증가는 단기적으로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며 “하지만 가계부채 누적에 따른 저량효과(소비 투자여건 감소)로 인해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4월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에서도 한은은 “가계부채 누증은 소비와 성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부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3일 경제 전망 발표 자리에서 “가계부채는 총량, 증가속도 모든 측면에서 우려된다”며 “취약차주 중심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것이므로 사회안전망 차원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도 유사한 전망이 나왔다. 금통위 위원들은 “가계부채 누증으로 인한 거시적 위험 상승이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