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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8·2 부동산 대책 후폭풍

초강력 강남규제 열흘만에 압구정현대 1억 올랐다

전매제한·조합원지위양도 금지…“그래봐야 임기 5년, 지금 안하면 그만”

정성문기자(mooni@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8-11 0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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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기 수요를 잡기위해 정책을 내놓았지만, 부의 상징 압구정현대아파트는 꿈적 하지 않고 있다. 압구정 소재 대다수 부동산 관계자들은 8.2부동산 대책 여파가 다른 강남 재건축 단지 아파트에게는 영향을 미칠지 몰라도 압구정현대아파트는 예외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압구정현대아파트 전경ⓒ스카이데일리
 
부동산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8·2부동산 대책이 나온 후 여기저기서 각종 문제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작 정부의 주요 타겟으로 지목된 강남 지역은 요지부동인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강남 지역을 상징하는 아파트 단지인 ‘압구정현대아파트’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호가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 이곳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각 평형대 호실의 시세가 평균 1억원 가까이 올랐다.
 
강남·서초·송파·양천·영등포 등 투기지역 11곳 지정, 전매제한·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대다수의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이번 8·2부동산 대책은 강남 3구를 겨냥해 만든 대책이라 봐도 무방하다. 일례로 재건축 예정단지가 밀집된 강남·서초·송파구에는 투기과열지구보다 한 단계 더 높은 투기지구로 지정됐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전매제한,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 제한 등의 규제가 시행된다. 분양권 전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기수요를 막겠다는 의지에서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단계의 재건축 예정지에 한해서라는 맹점을 지니고 있다.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한 규제로 구성돼 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덕분에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아파트는 대책 발표 이후 오히려 시세가 오르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대표적이다.
 
▲ 자료:국토교통부
 
아직까지 조합이 없는 압구정현대아파트는 8·2부동산 대책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한강변 압구정동에 위치한 아파트 중 조합이 설립된 곳은 압구정한양7차아파트가 유일하다. 다른 단지는 지금 매입하도라도 재건축 입주권 확보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심지어 주민들 사이에서 ‘그래봐야 정권 5년, 천천히 하자’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어 시세 상승 여지는 충분하다. 이번 부동산 대책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압구정 현대2차아파트 전용 160.29㎡ 고층의 경우 29억9000만원, 같은 평형대의 저층의 경우 27억5000만원 등에 각각 거래가 성사됐다. 현대2차아파트는 한강과 맞닿아 있는 아파트로 압구정 내에서도 가장 가격이 높은 아파트다. 한강 조망권에 따라 같은 단지 내에서도 최대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런데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현대2차아파트 전용 160.29㎡의 경우 호가가 32억원까지 올랐다. 한 달 사이에 약 1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같은 평형대 다른 저층의 경우에도 비슷한 수준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기지구 지정이 지속된다면 영향권 밖에 있는 압구정현대아파트 거래가는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압구정동 형제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피부에 와 닿을만한 어떠한 것도 현재까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압구정동 부동산 관계자는 “현대아파트 1·2차의 경우에는 층마다 다르지만 최고 32억원에 나온 매물도 있다”며 “8.2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수일이 지났지만 이곳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이 부동산 대책의 영향을 받지 않는 데에는 무엇보다 주민들 자체가 다른 지역과는 다른 점이 결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 주민들은 ‘안 팔면 그만’, 혹은 ‘길어봐야 5년’ 등의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신정아(42·여) 씨는 “이 동네에는 입주 초기부터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그 사람들은 굳이 팔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 특히 재건축도 천천히 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봐야 임기 5년, 당장 재건축 안 해도 먹고사는 데 큰 지장 없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압구정현대아파트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재건축 사업을 미뤄서 미래를 도모하려는 분위기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었다. 압구정현대아파트의 경우 추진위원회 움직임만 있을 뿐 아직까지 재건축 사업과 관련된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있다.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대2차아파트 전용 160.29㎡ 고층의 경우 2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같은 평형대의 아파트는 한 달도 안 된 사이 호가는 약 1억원이 오른 상태라고 압구정 공인중개사는 지적했다. 사진은 압구정현대아파트 전경 ⓒ스카이데일리
 
여의도에서 주목받는 광장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도 부동산 대책 여파로 재건축 사업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과천주공5단지, 과천주공 10단지 역시 조합 설립 신청을 당초 계획보다 조금씩 미루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지 주민들은 정부의 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 강한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역차별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취재 중 만난 여의도 광장아파트 한 주민은 “단독주택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경우 이에 대한 과세가 이뤄지냐”며 “과세 규제를 아파트에만 적용하는 것도 참으로 어이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그래봐야 임기 5년 아니냐”며 “지금부터 천천히 재건축을 준비하면 큰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에 많은 전문가들은 초과이익 환수제와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 등으로 재건축 조합 등이 재건축 사업을 미루거나 멈춘다면 집값은 더 올라갈 것이라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은 “강남이라는 한정된 공간속에서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피하려고 사업 자체를 미루거나 중단하면 공급이 부족해 집값은 더욱 오를 것이다”고 강조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강남의 위치는 고정 돼 있고 물리적으로 공급량도 늘릴 수 없으니 가격은 떨어지기 어렵다”며 “결국 이렇게 된다면 수요를 분산하는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정책입안자들이 이런 쪽에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문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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