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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재계에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의 다음 타깃은 유통업계가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된 방안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가 악의적 탈법 행위에 실제 손해의 최대 3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고 과징금도 2배로 늘어난다.
아울러 납품업체가 대형유통업체에 내야하는 판매수수료 등 거래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는 공시제도도 도입된다. 그간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법 사각지대에 있던 복합쇼핑몰과 아웃렛도 규제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연말까지 이들을 대규모유통법 규제대상으로 포함하는 내용의 법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임대업자로 등록해도 상품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경우 적용대상이 된다. 스타필드·롯데몰 등 유통재벌이 운영하는 대형복합쇼핑몰이 해당된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국내 3대 유통재벌들은 긴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공정위가 매년 민원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기로 한 만큼 철퇴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내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공정위가 내년부터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집중점검 대상에는 TV홈쇼핑을 비롯해 대형마트와 SSM(기업형슈퍼마켓)이 포함됐다. 전방위적인 진출을 감행한 이른바 유통재벌 빅3의 고심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는 이미지다. 만약 이번 공정위의 심사 중 자칫 ‘갑질기업’이란 주홍글씨마저 새겨질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의 사례를 보면 이는 곧 불매운동의 도화선이 될 여지가 충분하다. 더욱이 내부고발 활성화를 위해 신고포상금 혜택까지 내건 만큼 유통업계의 운신의 폭 역시 상당히 좁아질 수도 있어 보인다.
사실 업계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때부터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다만 이들의 반응이 다소 안타까운 것은 오랜 기간 막강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무소불위로 군림해 온 유통업계가 자정 대신 추이를 지켜보는데 그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본격 철퇴를 예고한 만큼 자정의 노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김 위원장 취임 전부터 오랜 기간 유통업계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계속돼 온 만큼 이번 만큼은 제대로 조사해 을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유통업계 입장으로선 공정위의 철퇴를 앞두고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임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그래도 늦지 않았다. 열 마리 소 모두를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 보단 한두 마리는 잃을지언정 모두 빼앗기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숱한 지적받아 온 부분에 대한 최소한의 노력, 유통업계가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유은주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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