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발목 K뱅크, 카카오뱅크에 ‘완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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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5000억원 대비 5분의 1 규모 증자…영업 제약 불가피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14 15:12:50

국내 양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잇따라 자본금 확충을 위한 조기 증자에 나섰다. 두 은행의 자본확충 대결은 카카오뱅크의 압승으로 결론 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이사회를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초기 자본금 3000억원보다 2000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2주 만에 개좌개설 200만건을 넘어서고 수신액과 여신액이 지난 11일 기준 각각 1조2190억원, 8807억원을 돌파하는 등 은행권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증자 역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난 대출로 인해 줄어든 자본금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대규모 증자를 바탕으로 카카오뱅크는 보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 10일 이사회를 통해 1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카카오뱅크 증자규모 대비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내년 상반기 내 1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가로 단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카카오뱅크에 비해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부족한 증자는 향후 대출 영업활동에 제약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4월 출범 이후 케이뱅크는 100일 만에 40만명의 가입자를 기록하고 여신액은 6100억원, 수신액은 6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자본 부족과 카카오뱅크의 출범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초 이미 한 차례 자본금 부족으로 인해 일부 대출 상품을 일시 판매중지한 바 있다. 때문에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대출 상품판매를 재개하고 주택담보대출 등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본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자본 확충 능력에 차이가 발생한 것은 은산분리 때문이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의 은행자본 잠식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안이다. 현재 은행법상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의결권은 4%로 제한된다.

케이뱅크의 경우 현재 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비금융사 KT는 10%까지밖에 지분을 늘릴 수 없다. 지분율의 변동 없이 증자를 하기 위해서는 모든 주주가 동일한 비율로 출자를 해야 하지만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주주도 일부 포함돼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융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58%)가 최대 주주로 있기 때문에 자본확충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