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의미 담은 서울시 공원 관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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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8-16 00:04:10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 바친 순국선열을 기리는 공원의 관리에 대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문효세자·애국지사의 묘역이나 동상 등이 있는 효창공원, 장충단공원 등은 당초 목적과 달리 일제 강점기 시절 공원으로 전락했다. 각 공원은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쉼터가 됐다. 하지만 공원화(化)로 인해 애국지사에 대한 경건한 마음보다 일반적인 동네 공원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효창공원은 조선 정조의 첫째 아들 문효세자의 묘원으로 당초 효창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1894년(고종31년) 청일전쟁으로 일본군이 주둔하면서 울창했던 소나무 숲이 파헤쳐졌다. 근처에는 몸 파는 여성들이 있는 유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때부터 효창원의 수난이 시작됐다.

이후 효창원은 일제 강점기 시절 공원으로 지정돼 시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쉬거나 놀 수 있는 공원으로 전락했다. 이곳은 광복 이후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김구 선생의 묘소와 임시정부 요인 묘소 등이 자리했지만 많은 시민들 의식 속에 뜻깊은 공원보다 일반 공원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효창동에 거주하는 주민 정경옥(60·여) 씨는 효창공원을 설명하며 “매년 여러 정치인들이 참배하러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씨는 “평소 공원을 찾는 많은 시민들의 수준 낮은 인식과 행동이 문제다”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최근 효창공원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찾아오는 시민들이 많다. 그러나 공원에서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제대로 치우지 않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이 늘고 있다. 또 김구 선생 묘역 주변에 조성된 잔디밭에 반려동물과 함께 누워 쉬는 외국인 방문객도 있었다. 외국인이 누운 자리는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었다.

이를 본 정 씨는 “그곳에서 나오라”고 했지만 외국인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 씨가 겨우 관리인에게 신고하고 나서야 외국인은 김구 선생 묘역 근처에서 자리를 떴다.

이 같은 무질서한 행위는 장충단공원에도 벌어지고 있었다. 장충단은 당초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를 지키려다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제단이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시절 공원으로 전락했다.

현재 장충단공원에는 헤이그 특사였던 이준 열사 동상, 대한제국 외교관이었던 이한응 선생비 등 광복의 의미를 되새길 만한 상징적 조형물이 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동네 흔한 공원쯤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등 무질서한 행위를 벌이는 이들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공원에 대한 관리가 시급하다. 공원에 대한 의미를 시민들에게 바로 알리고, 역사적 교육을 하는 장소로 활용 가치를 높여야 한다. 또 일반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와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

[이성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성은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