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보험가입, ‘필요성여부’ 자각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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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사망보험금·암진단금·연금 등…보험 설계사 의존 말고 나만의 ‘뚜렷한 기준’ 세워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9-03 23:27:16

“천석꾼 천 가지 걱정 만석꾼 만 가지 걱정”이라 했다. 곳간에 곡식은 쌓여가지만 그럴수록 근심걱정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보험도 그런 것 같다. 늘 가입해 놓고도 걱정이 돼 하나 더 가입하고 또 가입하고 심지어는 해지하고 새로 가입을 한다. 그러다 어느 덧 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를 상담을 하다 보면 적잖게 찾아 볼 수 있다.

장기간 나에게 필요한 가전제품을 구매하거나 자동차와 같은 큰 지출항목을 선택할 때는 필요성을 고려하고 나의 소비수준에 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중히 구매를 하는데 이상하게 보험만큼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보험이 어렵다고 핑계를 대기가 일쑤다.

정말 보험이 어려워서 그런 걸까. 물론 보험이 쉬운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보험을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소비자의 태도와 보험의 필요성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 한 번 해 본적 없는 태도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또한 본인이 만족할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하면 단순히 보험설계사에게만 그 탓을 돌리는 것은 어떠한가.

사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보험의 필요성을 자각하여 직접 알아보기 보다는 온오프라인의 각종 가입매체를 통하여 권유를 받거나 가까운 지인의 부탁에 필요성에 대해 강요 받는 게 현실이다. 물론 지인을 통한 가입은 가입채널의 다양화로 과거에 비하여 그 빈도수가 조금씩 줄어든다고는 하나 홈쇼핑을 비롯해 콜센터 여직원들의 무분별한 보험가입 권유는 과거에 비해 늘어났기에 소비자의 자발적인 가입은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자신만의 보험가입 노하우나 기준이 있을 리는 없다. 때문에 가입을 해도 무언가 부족한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다가 누가 증권분석을 해준다고 하면 그냥 또 그 사람의 말을 믿고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양심껏 분석하고 제대로 된 진단을 내려주는 전문가라도 만난다면 정말 괜찮겠지만 자신의 뱃속만 채우려는 설계사를 만난 경우에는 그냥 새로운 보험 가입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도 적잖게 볼 수 있다. 실제 필자의 경우는 수입 300만원에 보험료만 100만원에 육박하게 내는 세대를 본 적도 있다. 하나하나씩 가입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앞서 말했듯 보험이 쉬운 영역은 아니다. 하지만 나만의 기준만 정한다면 어려운 영역 또한 아니다. “사망보험금이 필요해서 가입했다”, “암진단금이 필요해서 가입했다”, “연금이 필요해서 가입했다” 등의 자기의 기준을 설계사에게 어필하고 자기의 기준점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사망보험금은 생명보험사가 좋다. 사망보험금만 가입하면 된다. 암진단금은 보장범위가 가장 넓은 곳을 택하면 된다. 통상 손해보험사의 상품이 넓다. 연금은 연말에 연말정산 혜택을 받을 일이 없다면 생명보험사를 통하여 비과세 연금상품을 가입하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연금저축을 가입하면 된다. 예를 들어 얘기했지만 이러한 정보는 분신처럼 매일 끼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통해 출퇴근시간만 투자해도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다. 최소한의 노력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갈수록 정보를 접할 기회는 많아지고 그 노출량도 증가하고 있는데 보험만큼은 소비자의 꼼꼼한 선택과 올바른 가입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책인즉명이란 말이 있다. 자신의 잘못은 생각하지 않은 채 남의 잘못만을 나무란다는 뜻이다. 물론 보험설계사들의 비양심적인 영업행태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현재도 많다. 그런데 늘 소비자들은 그 사람들 탓만 할 뿐 본인들은 변하지 않고 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택은 변할 수 있다. 보험설계사가 변하지 않는다면 소비자의 신중한 선택으로 그 부분을 상호 보완하면 될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보험이 장기간 내 주머니에서 지출되는 만큼 보험을 대하는 소비자의 노력도 이제부터는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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