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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17>]-홈플러스

협력업체 표절공방 외면, 돈벌이 눈 먼 홈플러스

표절논란 제품 철수 약속 후에도 버젓이 판매 ‘강 건너 불구경’

배수람기자(bae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07 13: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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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그니스는 1인 가구 및 바쁜 현대인을 겨냥해 자체개발한 간편식 ‘랩노쉬’를 지난 2015년 출시했다.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 소비자층의 이목을 집중시킨 랩노쉬는 지난달 초 홈플러스에서만 판매되는 엄마사랑의 간편식 ‘식사에반하다’가 자사 제품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엄마사랑 측은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정작 수혜자인 홈플러스는 ‘나 몰라라’ 하는 태도를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국내 3대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무성하다. 표절 논란에 휩싸인 제품을 버젓이 판매하면서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말로는 제품을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작 행동은 그렇지 않고 있어 피해기업의 입장은 망각한 채 재고 처리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홈플러스를 통해 간편식 제품 ‘식사에반하다’를 판매중인 식품업체 엄마사랑과 간편식 제품 ‘랩노쉬’의 제조·판매 벤처기업 이그니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그니스는 후발주자인 엄마사랑이 자사 제품을 그대로 베꼈다는 입장이다. 반면 엄마사랑은 이그니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그니스의 ‘랩노쉬’는 지난 2015년 11월 출시됐다.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올리브영과 편의점 CU를 통해 판매됐다. 홈플러스의 협력업체인 엄마사랑의 ‘식사에반하다’는 지난달 출시됐다. 오로지 홈플러스에서만 판매된다. 논란은 ‘식사에반하다’가 앞서 출시된 ‘랩노쉬’와 디자인 및 영양성분이 거의 동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처음 불거져 나왔다.
 
표절논란을 둘러싸고 두 업체가 진실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정작 이를 판매한 홈플러스 측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드러내 빈축을 사고 있다. 자신들에게만 제품을 공급하는 협력사가 벤처기업과 갈등을 벌이는 동안에도 배를 불리기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유사제품 싼값에 “경쟁력 상실”…엄마사랑 측 “업계통용디자인, 우리도 피해자”
 
스카이데일리는 두 제품을 구매해봤다. 두 제품 모두 독특한 둥근 디자인이 적용된 투명한 병에 분말이 담긴 형태로 돼 있었다. 병에 찬물을 넣어 분말과 잘 섞이게 흔든 후 마시기만 하면 되는 방식의 제품이었다.
    
▲ 표절논란이 일자 홈플러스는 ‘식사에반하다’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장에서는 여전히 ‘식사에반하다’를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벤트 포스터가 붙어있고 해당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붙은 식사에반하다 이벤트 포스터(왼쪽)와 판매중인 식사에반하다 제품 ⓒ스카이데일리
 
‘랩노쉬’는 △허니-콘 △블루베리요거트 △자색고구마 △그린씨리얼 △그래놀라요거트 △우바밀크티 △쇼콜라 △플랫애플모링가 △플랫바나나 △플랫그레인 △플랫토마토 등 11개 종류다. ‘식사에반하다’의 경우 △플랫바나나 △크랜베리요거트 △블루베리요거트 △밀크티 △다크쇼콜라 △5곡선식 등 6종이었다.
 
두 제품 라인업에 공통적으로 포함된 블루베리요거트를 시음해봤다. ‘랩노쉬’ 제품의 경우 과일향이 약했고 단맛이 덜한 대신 새콤함이 강조됐다. ‘식사에반하다’ 제품의 경우 우유향이 보다 진했고 비교적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었지만 두 제품 모두 유사한 맛을 풍겨 차이점을 구별해내기 쉽지 않았다.
 
반면 가격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표절논란이 불거진 후발제품 ‘식사에반하다’가 훨씬 저렴했다. ‘랩노쉬’는 g당 56.9원에 판매됐지만 ‘식사에반하다’의 g당 가격은 23.4원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자연스레 ‘식사에 반하다’에 쪽으로 기울어진 결정적 배경이다.
 
소비자들은 비슷한 맛과 디자인을 지닌 두 제품을 혼동하기 시작했다. SNS를 중심으로 두 제품에 대한 진위여부를 묻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선매장에서 만난 시민들 중 상당수도 두 제품을 혼동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일부는 ‘랩노쉬인줄 알고 식사에반하다를 구매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늘어가면서 급기야 랩노쉬 제조사인 이그니스 측에 “홈플러스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제품이 같은 제품이냐”는 문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기존 랩노쉬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같은 제품을 훨씬 싸게 파는 줄 알고 불쾌한 감정을 토로한 것이었다. 이그니스 측은 고객들의 반응 때문에 해당 제품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
 
이그니스 관계자는 “고객들 항의로 인해 홈플러스에서 상당히 유사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며 “엄마사랑 측에 어찌된 일인지 입장을 듣고 싶어 연락을 취했으나 엄마사랑 측이 답변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취재 중 엄마사랑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직접적인 답변을 받을 순 없었다. 다만 엄마사랑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랩노쉬 측과의 상품분쟁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표절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공식입장을 게재한 상태다.  
     
▲ 이그니스는 홈플러스 측에 식사에반하다 제품 판매 경위에 대해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유통만 했을 뿐이다”는 말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랩노쉬’(위) 제품과 ‘식사에반하다’ 제품 ⓒ스카이데일리
 
엄마사랑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 없이 악의적인 댓글을 달 경우 법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며 “식사에반하다 제품에 적용된 디자인의 경우 오래 전부터 식품업계 전반에서 적용된 디자인으로 랩노쉬만의 디자인·상표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갓 론칭한 제품이 표절논란에 휩싸이게 돼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건너 불구경 홈플러스…‘식사에반하다’ 판매중단조치 내렸지만 버젓이 판매
 
소비자들의 시선은 표절 문제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두 기업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사랑을 협력사로 둔 유통공룡 홈플러스였다. 소비자들 중 상당수는 “홈플러스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대형마트의 경우 제품판매에 앞서 충분한 사전검토가 선제되기 때문에 홈플러스가 ‘식사에반하다’를 판매하기 전에 이미 유사제품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특히 엄마사랑이 홈플러스 협력사이고, 제품 역시 홈플러스에만 판매된다는 점에서 책임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 상당했다.
 
이그니스 측은 “엄마사랑의 입장을 전달받으려 할 때 홈플러스에도 어떻게 판매된 것인지 경위를 따져 물은 적이 있다”며 “당시 홈플러스는 유통만 했을 뿐 이번 논란과 관련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 왔고, 두 제조사 간 문제이니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측은 “꼼꼼하게 체크하지 못했다”면서 일부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다. 제품 판매가 이뤄진 경위에 대해서는 “엄마사랑 측이 유통을 제안했고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업을 전개한 것이다”고 밝혔다. 또 “재고는 반품 없이 자체 소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논란이 불거진 뒤 제품판매를 계속하는 것은 두 업체 중 어느 한쪽에라도 피해가 갈 수 있겠다 싶어 현재 전 지점에 제품철수를 고지한 상태다”고 전했다. 그러나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철수를 지시했다는 해명과 달리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SSM(기업형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에서는 여전히 ‘식사에반하다’가 판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매장의 매대에서는 식사에반하다 6개 제품이 1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기존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셈이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협력업체와 벤처기업 간에 갈등을 뒤로한 채 정작 홈플러스는 재고 소진에 여념이 없다”며 “제 배 불리기에 혈안이 돼 있는 모습이다”고 꼬집었다.
 
[배수람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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