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단독기사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이슈포커스]-국민기업 포스코의 그늘(中-전관예우)

무서운 철의권력…국운 좀먹는 포스코 전관예우

퇴직 후 협력사 요직 차지…단체 결성 후 포스코 경영에 영향력 과시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11 00:06:02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국민기업 포스코의 고질병으로 평가돼 온 ‘전관예우’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 협력사 요직을 꿰차고 있는 관행이 되풀이 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국가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인만큼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일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경북 포항=김도현 부장, 유은주·이기욱·배수람 기자]최근 포스코그룹(이하·포스코)을 둘러싼 ‘적폐청산’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목되는 사안은 바로 포스코의 고질병으로 비판받아 온 ‘전관예우’다. 스카이데일리가 포스코 주요 협력업체의 임원진을 전수 조사한 결과, 여전히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 요직을 꿰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포스코 임직원들이 퇴직 후 협력사의 대표·임원으로 선임되는 암묵적 관행이 깊숙하게 뿌리내리고 있었다. 협력업체 측은 이들을 통해 포스코와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포스코 출신 인사들은 퇴직 후에도 돈벌이를 어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경직된 조직문화와 제품의 품질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목돼 왔다. 포스코의 주력 제품이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졌다. 포스코의 ‘전관예우’ 문제는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반응이었다.
 
권력이 된 포스코 명함…소유주는 유지, 경영진은 포스코 출신 반복
 
포스코 및 포항지역 경제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포스코에 제철설비를 공급하는 발전시설 장비업체 ‘비에이치아이’(구·범우이엔지)의 조원래 대표이사 부사장은 포엠아이컨설팅 대표 출신이다.
 
‘포엠아이컨설팅’은 포스코 경영혁신 컨설팅 포스코 HR 분사법인으로 출범했던 휴렉스가 포스코 인재개발원의 혁신교육업무를 추가하면서 사명이 변경된 업체다. 비에이치아이는 포스코의 배열회수보일러(HRSG) 발주 사업을 도맡아 온 기업이다. 올해에만 187억원 규모의 설비공급계약을 맺었다.
 
포스코에 자재를 공급하는 기업 ‘범우’의 대표이사직도 포스코 출신 인물이 차지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유광재 전 포스코건설 사장이다. 유 대표는 포스코플랜텍 사장을 역임하기 했다. 포스코플랜텍은 부실기업 성진지오텍을 합병해 논란에 휩싸였던 기업이다. 포항제철소와 39년 가량 인연을 맺어 온 장수 협력사 범우의 실제 소유주는 김명원 회장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각 항목별로 위부터 △포스코 협력사명 △협력사 전현직 인사 △해당 인사의 포스코 최종직책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삼일그룹’은 포스코의 물류협력사다. 이곳 대표이사직은 대부분 포스코 고위급 인사들이 독점해왔다. 홍상복 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이재운 전 포스코에너지 대표 등이 이곳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이정식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롤앤롤’은 포스코의 주력재품인 열연·후판·선재부문 롤 가공 및 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이다. 그동안 이곳의 대표이사 역시 대부분 포스코 출신 인사들이 맡아왔다. 안경수 전 포스코특수강 전무, 이종덕 전 포스코컴텍 상임감사 등이 대표적이다.
 
포스코 협력사인 ‘유일’의 대표이사는 남노수 사장이 맡고 있다. 남 사장은 포스코 노무안전부 외주지원팀리더 출신이다. 앞서 유일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인물은 윤경일 전 포스렉 상무다.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파인스’(구·신립공업) 이광호 대표는 포스위드(현·포스코휴먼스) 대표 출신이다. ‘포스코휴먼스’는 장애인·고령자·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에 안정된 일자리 제공을 위해 설립된 기업이다. 포스코 자회사 형태로 돼 있다.
 
코스코 협력사 ‘동화기업’은 지난해 포스코 자재구매그룹팀리더 출신 박일관 대표를 신규선임했다. 포스코의 운송전문 협력업체 ‘포트랜스’(구·대일기업)의 전직 대표는 프로축구단 포항스틸러스 황종현 전 단장이 수행했다.
 
철강재 포장업체 ‘만서기업’ 채양도 전 대표이사 역시 포스코 이사 출신이다. 국내 최초 합금처 제조회사이자 포스코 협력업체인 심팩메탈의 송효석 대표이사는 과거 포스코타이녹스 법인장을 맡은 이력을 지녔다. 이곳의 전임 대표이사는 이상일 포스코플랜텍 이사였다.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 출신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협력업체도 여럿 포착됐다. ‘포원’(구·대운)이 대표적이다. 현재 대표이사는 조형석 전 포스코 부장이다. 또 다른 협력사 ‘에이스엠’의 이규장 대표도 전 포스코 열연 부장 출신이다.
 
▲ 포스코 협력사 및 하청업체 중 포스코 부장급 이상 퇴직자들이 임원으로 근무 중이거나 재직 중인 곳이 다수 존재했다. 실소유주는 그대로 유지한 채 경영진만 포스코 출신 인사들로 세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제1문 ⓒ스카이데일리
 
협력사 대표이사직을 꿰찬 뒤 아들에게 세습한 포스코 출신 인사의 존재도 확인됐다. 과거 대성기업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계병도 전 포스코 총무이사다. 대성기업의 대표이사 자리는 계 전 이사의 아들인 계성열 대표가 물려받았다.
 
포스코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 출신 인사들 간에는 암묵적인 합의가 존재한다. 협력사로 자리를 옮긴 뒤 일정 시간이 흐르면 그 자리를 포스코 출신 후배 인사에게 내주는 것이다. 일종의 분문율이다. 자연히 자식 등에게 승계해 이권을 독차지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과거 계성렬 대표의 등장과 더불어 협력사 세습논란이 포스코 안팎에서 불거져 나왔다는 후문이다.
 
퇴직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철의권력, 재력·조직결성 통해 막강 영향력 과시
 
포스코 퇴직자들은 협력업체 재취업 이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돈벌이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들이 돈벌이 대상으로 삼은 기업은 다름 아닌 포스코 각 계열사, 협력업체 등이었다.
 
포스코 창업주 최측근으로 오랜 기간 포스코에 몸담았던 이대공 전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포항지역의 신흥 갑부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이 전 이사장은 1998년 형제들과 함께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은 1969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이후 포스코 공보차장, 홍보총괄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포스코의 대표 홍보맨으로 이름을 날렸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측근으로 그룹 안팎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포스코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포스코교육재단의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그는 포항제철소 협력회관 일대 10여개 필지를 부인과 함께 소유하고 있다.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협력회관이 들어선 인근 부지 약 2000여평이 부부 명의로 돼있다. 대부분 1994~1996년 사이 명의신탁해지를 통해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 이사장이 직접 매입한 필지도 있다.
 
협력회관은 이 이사장이 대표이사에 올라 있는 협력기업 소유다. 해당 기업 역시 이 이사장이 실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기업은 협력회관을 통해 적지 않은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회관의 임차 기업들은 대부분 포스코 협력사다. 포스코 협력사들은 전직 포스코 핵심 인사 기업이 가진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면서 꼬박꼬박 임대료를 내고 있는 것이다.  
 
▲ 포스코 창업주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됐던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은 포항 내 신흥 갑부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는 포스코 현재 협력기업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포스코 협력사들이 다수 입주한 협력회관(사진) 건물 역시 이대공 이사장 소유다. ⓒ스카이데일리
 
포스코 퇴직자들은 퇴직 후 중우회, 동우회 등의 친목모임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포스코 퇴직자들은 일명 ‘포스코OB(Old Boy)’로 불린다. 이들 단체는 단순한 친목도모 뿐만 아니라 포스코의 경영정책 수립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중우회’는 대표적인 ‘포스코 OB모임’으로 회장 인선 및 협력업체 선정 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의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단체로 알려졌다. 현재 중우회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정명식 전 포스코 3대 회장이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유상부·이구택 역시 모두 포스코 회장을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포스코 퇴직임원들의 모임인 ‘포스코동우회’는 포스코 전관예우 논란의 단골손님으로 지목돼 온 단체다. 이곳은 단순히 영향력 행사뿐 아니라 포스코를 대상으로 돈벌이까지 벌여왔다. 포스코동우회는 포스코 계열사 포스메이트의 대주주(31.7%)에 올라 있다.
 
건물관리업, 부동산임대업, 골프장운영 등을 영위하는 포스메이트는 매출액 대부분을 포스코와의 거래에서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내부거래 기업이다.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배당 등의 방법으로 포스코 동우회로 흘러 들어간다.
 
포스메이트는 포스코 계열사이긴 하지만 내부 직원들이 동우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동원된 사실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포스코동우회 안병화 회장은 포스코 사장, 상공부(현·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전임 황경로 동우회 회장은 박태준 회장을 뒤를 이어 포스코 2대 회장을 지냈다.
 
대구경북사회연대노동포럼 장영태 대표는 “포항지역 내에서 포스코와의 연줄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는 어떤 사업을 하던 간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며 “영세하거나 연이 닿지 않은 업체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고 언급했다.
 
이어 장 대표는 “그러다 보니 포스코 출신들이 퇴직 후 협력사로 내려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기업의 원소유주는 포항지역 유지들이 차지하고 임원진만 계속해도 포스코 퇴직자들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6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