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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인기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30년 넘게 진행해온 송해(남·90) 씨 이름을 딴 ‘송해길’이 서울 시내 중심가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수표로에 조성된 ‘송해길’은 수표로 전체 1.44㎞ 중 종로2가 육의전 빌딩(수표로 105)부터 낙원상가 앞(수표로 127, 종로3가 5번 출구 앞)까지인 약 240m 구간을 일컫는다.
황해도 재령 출신의 실향민인 송해 씨는 종로구 낙원동에 ‘연예인 상록회’라는 사무실을 열고 이곳을 거점으로 활동해 왔다. 자연스레 일대 지역에서 송해 씨를 봤다는 목격담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종로구는 지역 내 봉사활동과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온 송해 씨를 명예구민으로 선정한 데 이어 한 주민의 제안을 받아들여 수표로 일부를 ‘송해길’로 정하고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실버세대 ‘만원의 행복’ 공간…저렴한 가격 앞세운 월 수천만원 매출 점포 다수
‘송해길’은 인근에는 60·70세대, 이른바 ‘실버세대’가 즐겨 찾는 탑골공원·낙원상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지역명소를 찾은 실버세대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송해길’까지 이어진다.
나이스 비즈맵 상권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송해길’이 속해 있는 종로 1·2·3·4가의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9708명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고령층이 유독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일례로 낙원동 내 이발소를 이용하는 연령대는 40대 남성이 29.6%로 가장 많았고, 60세 이상 또한 21.1%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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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
김창환(남·65) 씨는 올해로 30년째 종로에서 명성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 이용요금은 이발 3500원, 염색까지 포함하면 8000원이다. 김 씨는 “종로의 특징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며 “대표적인 실버상권이긴 하지만 최근 2~3년 전부터 이색적인 분위기를 찾는 젊은 친구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재능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손님 대부분은 단골손님이고 하루 평균 100여명의 손님이 이발소를 찾는다”며 “대부분 낮에 아무런 할 일 없는 노인들이 많다보니 평일과 주말 매출 차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 매출은 1000만원 안팎이지만 4명 직원의 인건비와 점포 임대료 등 이런저런 비용을 빼면 사실 거의 남는 게 없다”고 덧붙였다.
낙원동 일대에서 20년 넘게 떡볶이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는 문선진(여·56) 씨는 “송해길 일대는 서울에서 거의 유일하게 노인들이 만원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며 “근처에 헐리우드 극장 이용요금도 저렴하고 국밥도 5000원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옆에 탑골공원까지 있으니 노인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송해길은 거의 유동인구, 그 중에서도 고령층 중심의 점포로 채워진 상권이다”며 “최근에는 주변 어학원 등에 다니는 젊은층의 발길이 늘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변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진 고령층 유동인구가 절대적으로 많다”고 전했다.
문 씨는 “손님은 많은 편이지만 음식단가가 낮기 때문에 하루 매출이 50만원 조금 안 된다”며 “부부가 같이 운영하는 노점이라 인건비나 임대부분에서 많이 절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재료비 등을 빼면 월 순이익은 약 500만원 가량 된다”고 말했다.
한 김치찌개 전문점에서 11년째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전락굿(남·42) 씨는 “송해길 일대 식당들은 대부분 단골손님 위주의 장사를 한다”며 “그러다보니 오랫동안 영업해 온 점포들은 대부분 매출이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송해길 바로 인근에 형성된 쥬얼리 상권에서 이어지는 손님들도 여럿 있다”며 “하루에 평균 20팀 정도가 방문하는데, 주력 메뉴 자체가 성수기나 비수기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월 평균 2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째 전통 한방 찻집을 운영하고 있는 임정화(여·44) 씨는 “인근의 인사동에서 가게를 알아보던 중 탑골공원을 찾는 이들의 연령대를 감안한 점포를 차리면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에 찻집을 차리게 됐다”며 “이곳을 찾는 손님의 80%는 65세 이상 노인들이다”고 말했다.
임 씨는 “송해길을 찾는 주 고객층은 60대 이상의 노인들이기 때문에 젊은층이 몰리는 상권처럼 전체적인 분위기나 가게 내부의 인테리어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대신 노인들이 오랫동안 담소를 나누고 쉴수 있도록 편안하고 깔끔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통 한방차를 취급하기 때문에 매출에는 큰 변동이 없고 일정한 편이다”며 “하루 평균 100명 가량의 손님이 찾는 편이고, 월 매출액은 2000만원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바이트 한 명을 쓰고 있어 인건비와 가게 임대료, 재료비 등 월 매출액의 30% 가량이 고정 지출로 빠진다”고 덧붙였다.
도시의 밤 밝히는 포장마차 즐비…60·70 실버상권 찾는 20·40세대 꾸준히 증가
‘송해길’ 곳곳에는 밤이 되면 ‘포장마차’가 하나 둘 문을 열면서 하나의 ‘포장마차촌(村)’이 만들어진다. 포장마차 주 고객층은 60대 이상의 노인들이다. 서민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의 밤거리는 여느 유흥상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취객들로 인해 다른 고객이나 주변 점포가 피해를 입게 되는 점까지 흡사하다.
송해길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포장마차 촌을 찾는 취객들로 인해 젊은층과 관광객들의 발길 줄어 상권이 크는 데 한계가 있다”며 “취객들 간에 다툼을 벌이는 일도 비일비재해 밤마다 경찰들이 상주하다 시피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포장마차 점주들의 심정을 이해하긴 하지만 ‘송해길’ 전체의 상권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송해길 안에 위치한 종로탑 공인중개사사무소의 이동영 대표는 “송해길은 24시간 내내 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서울의 대표적인 실버상권이다”며 “요즘에는 저녁시간 대에 인근 직장인들이나 학원 학생들의 발길도 꾸준히 늘어 상권의 성격이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곳 점포의 임대료 수준은 대로변 소재 15평 기준으로 보증금 5000만원, 월 임대료 280만원 가량에 형성돼 있다”며 “권리금은 최소 5000만원부터 시작되는데 경우에 따라 1억이 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 차차차 노래빵 정미숙 대표 단박인터뷰 |
장사를 시작한지는 4년째이다. 종로는 유동인구가 많고 유흥가가 잘 형성되어 종로 중에서도 중심인 송해길을 선택했다.
-매출상황은 어떤가
작년과 무척 차이가 난다. 노래방의 경우 회식이나 접대 손님이 많은데, 법인카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루 평균 10팀 정도 가게를 찾고 있다. 20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인건비, 전기세, 임대료 등 절반 이상의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
-성수기와 비성수기는 어느 시점인가
특정 비수기를 꼽기 보다는 송년모임이 시작되는 10월부터 연말까지가 극성수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남아있는 방이 없고 노래방 시간 추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님이 몰려든다.
-종로 송해 길 상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임대료가 무척 비싸 모든 상인들이 이 점을 가장 힘들어 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많은 것은 좋은데 젊은층도 함께 포섭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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