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자라, 한국 소비자 농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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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 자라, 한국 소비자 농락하나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김민아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9-15 10:56:28

최근 패션계 유행 속도가 잠깐 한 눈 팔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빨라졌다. 생산주기를 단축시켜 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이는 ‘패스트패션’ 방식의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내에서도 SPA 브랜드는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5년 발표한 ‘국내 SPA브랜드 시장의 규모와 전망’에 따르면 SPA 시장 규모는 2010년 약 1조2000억원에서 2014년 3조4000억원으로 약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초기 SPA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를 벤치마킹한 ‘후아유’, ‘쏘베이직’ 등 캐주얼 브랜드가 점령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2010년 전후로 ‘유니클로’, ‘자라’ 등 해외 SPA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자라(ZARA)는 2008년 롯데쇼핑과 손잡고 ‘자라리테일코리아’를 설립한 뒤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다. 출범 이후 자라의 실적은 줄곧 상승세를 탔다. 2009년 매출액 799억원, 영업이익 43억원 등에서 지난해 매출액 3451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으로 치솟았다. 6년 새 매출액은 4배 이상, 영업이익은 6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자라가 이렇게 승승장구 하게 된 배경에는 국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는 가격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이 자라 본사가 위치한 스페인 현지보다 과도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와 스페인에서 판매 중인 제품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동일한 제품임에도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가격이 적게는 26%에서 많게는 60% 가까이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에서 한번이라도 자라의 제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 소비자들이 입을 모아 자라의 가격정책이 한국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배경이다.

자라를 방문한 한 시민은 “제품 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 세일기간이 아니면 구매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라를 자주 이용하는 지인은 차라리 직구(해외 직접 구매)가 한국에서 사는 것 보다 더 저렴해 스페인 홈페이지에서 직구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소비자를 기만하는 가격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자라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단 한 차례도 기부금을 내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비판의 목소리를 부추겼다.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그룹이 매년 스페인 자국에 수백억원을 기부하며 우수 사회적 책임 기업으로 인정받은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셈이다.

자라가 논란의 중심에 서며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사회에 환원하는 착한 기업의 선호도가 높아지며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자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 온라인 SNS를 중심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자라 불매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라는 이미 쌓일대로 쌓여있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지기 전에 다시 한번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곱씹어볼 일이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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