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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하면 사고 나서 결코 팔지 않아야 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그렇지 않습니다. 사고 팔 때도 있어야 하죠. 오른 것은 팔지 말아야 하지만 떨어진 것은 팔아야 합니다.
세계 1위 우량주를 샀다고 가정합시다. 팔지 않았더니 부자가 됐습니다. 흔히 들을 수 있는 얘기죠.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세계 1위일 때 이야기죠.
필자의 경우에도 세계 1위를 지키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은 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산 투자를 했던 주식 중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것은 팔아버렸습니다. 나중에 오를 때 사도 되기 때문이죠. 결국 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오르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정되죠. 즉 가격이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그럼 세계 1위의 주식을 사서 묻어 뒀다가 그 기업이 가치를 발현할 때 주식을 팔거나 배당을 받는다는 결론은 틀린 것일까요. 그렇습니다. 틀렸습니다. 왜냐하면 현재로서 미래를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원인과 결과를 아주 단순하게 보고 오류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는 어떤 인터넷 검색 엔진이 1위였을까요. 네이버도, 구글도 아닌 야후였습니다. 그런데 야후는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졌죠. 그럼 어떤 사람이 “앞으로 3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터넷인데 인터넷으로 트래픽이 걸리는 것은 검색엔진이 될 수밖에 없어. 그러니 검색엔진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하고 그 기업 중 1위 기업은 야후야. 그러니 야후의 주식을 사야지”라는 예측했다고 가정합시다.
이런 예측은 맞는 걸까요.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틀린 예측입니다. 네이버가 단독 1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없었을 겁니다. 당시에는 검색엔진이 차고 넘쳤죠. 알타비스타, 엠파스, 프리챌, 구글, 야후, 라이코스, 드림위즈 등 엄청 많았습니다. 네이버는 그 중 하나였고 나머지는 모두 망했습니다.
물론 구글은 한국에서는 네이버에게 밀렸지만 세계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러니 세계적 1등에 투자하는 게 더 안전한 방법이죠.
그럼 그 당시 네이버에 투자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을까요. 그건 나중에 결과를 알았으니 네이버에 당연히 투자를 했어야 했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미래를 모르는 그 때는 네이버에 투자하는 것과 엠파스나 드림위즈에 투자하는 것은 동일한 맥락이었을 겁니다.
지난 2002년 네이버가 업계 1위로 올라설 당시 1주당 가격은 8000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고가로 오를 때는 96만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76만원 정도 되니 무려 100배 넘게 오른 겁니다. 만약 1000만원을 넣었다면 최고 10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을 겁니다.
그러니 1등주를 사서 묻어두는 것은 현재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라 맞을 확률이 높지만 100% 정확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1등이 아닌 주식은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고 자신의 돈은 허공으로 날아가죠.
그런데도 1등에 묻어두면 반드시 돈을 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니 1등을 따라가며 순위가 바뀌는지 유심히 살피고 순위가 바뀌면 갈아타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비록 자신의 판단이 늦어 많이 오른 다음에 투자한다고 해도 갈아타야 하죠.
현재 인공지능 대표 주식을 무엇일까요. 아마존, 구글, 애플, IBM,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입니다. 그럼 이 주식 중 하나를 산다면 어디를 사야 주식이 10년 후에도 10배나 100배가 될까요. 결론은 7개의 주식을 골고루 사야 한다는 겁니다.
하나만 고르라고 해서 구글을 골랐다면 구글이 10년 후에도 지금의 자리를 지키며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필자가 보기에는 그럴 확률이 높지만 100% 확신할 수 없습니다. IT주의 특성상 순위에서 밀리면 완전 퇴출됩니다.
인공지능은 자율주행차를 운전하고 드론을 날리고 항공기를 운전하며 암을 고치고 인간의 DNA를 분석하면서 공장자동화를 최적화하고 주식투자를 하는 등의 일을 합니다. 사람이라면 하나에 한 가지 밖에 못하겠지만 인공지능은 초지능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있죠.
그럼 결론은 일부 인공지능 사업만 살아남을 가능성입니다. 많아 봐야 3개 정도 될 겁니다. 그런데 내가 구글을 골라 모든 돈을 투자하고 주식을 다시 쳐다보지도 않은 채 10년 후 열어봤는데 100% 살아 남았으며 심지어 많이 오를 가능성은 몇 %쯤 될까요. 100%는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오르는 것은 그냥 가져가고 떨어지는 것은 팔아야 하는 겁니다. 우리가 가진 정보는 가격 정보가 유일하죠. 나중에 가격이 떨어진 다음에 신문에 보도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신문에 나올 정도면 이미 상장폐지 상태가 됐거나 완전히 망가진 이후입니다.
필자가 얘기하는 것은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구글도 망할 수 있다는 가정을 한 상황에서 인공지능 주식을 보자는 겁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가격정보인데 필자가 말하는 것은 앞으로 예견이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합니다. 즉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업이 10년 후에도 구글이라고 지목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인공지능 주식에 투자를 할 때 구글을 비롯한 6개 기업에 골고루 투자를 하죠. 아니면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는지 주목해야 합니다. 혹여 중국의 신생기업이 강자가 될 수도 있죠. 그러니 투자하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중에서 오르는 주식을 더 삽니다. 그러나 떨어지는 주식이 있다면 더 투자를 하는 게 아니라 기다려야 하죠. 이것을 반복하는 겁니다. 오르는 주식이 계속 오르면 이 주식은 현재 많은 성과를 내며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여기에 물을 더 주는 겁니다.
물론 등락을 반복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등락이 반복 되더라도 필자는 계속 기다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손해를 본 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올라간다면 주식으로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주식이 올라 있을 때 그리고 떨어지더라도 자신이 벌어 놓은 이익 안에서 움직일 때 안심하고 그 주식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떨어지는 주식은 일단 기다립니다. 그리고 떨어지는 주식은 이 주식이 미래에도 잘 나갈 수 있는 주식인가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그런데 계속 떨어지고 자신이 산 가격에서 20% 이상 하락하면 강하게 의심해봐야 하죠. 정말 이 주식이 1등주인 건 맞는지 말입니다. 아니면 다른 불안 요소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방법은 딱 한 가지죠. 더 떨어지는가를 기다리는 겁니다. 하지만 더 떨어지게 되면 리스크는 큽니다.
그러니 20%의 범위를 벗어나면 일단 팔아야 합니다. 20%가 더 떨어졌다는 건 심각한 상태에 와 있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주식시장에서 북핵, 트럼프 등 일시적인 위기 때문에 떨어진 거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다른 건 다 좋은데 이것만 유독 떨어졌다면 의심을 해 봐야 하고 일단 팔아야 합니다. 그리고 정작 금융위기와 같은 모든 주가시장에 문제가 되는 위기 때문에 떨어졌다면 전체 주식이 20% 이상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럼 일단 파는 것이 좋죠. 정말 금융위기라면 전체 시가총액이 단기적으로 75% 정도 날아가는 것이 상례입니다. 그러니 20% 정도에 전부 팔면 나중에 75% 이상 빠지고 난 뒤 사더라도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하지만 예외는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정말 괜찮은 주식이고 20% 이상 하락해도 언젠가 회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팔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주식만을 사서 그냥 묻어놓는 전략도 괜찮죠.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원래 그런 주식만 사야 됩니다. 그러니 절대적인 공식은 아닙니다. 그냥 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얘기죠. 이 투자법이 마음에 안 든다면 이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20% 떨어진 상태에서 주식을 팔았다고 가정합시다. 예를 들어 1000달러인 주식이 800달러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750달러를 맴돌고 있죠. 그럼 그 주식은 한 번 팔았으니 다시는 쳐다보지 말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100달러는 넘어가면 사야 합니다. 그럼 그동안 있었던 악재를 넘어서는 결과를 얻는 것이죠.
여기서 전제는 투자하는 주식이 최소 2배 이상 됐을 때를 가정하고 보는 겁니다. 단기적으로는 20%인 200달러를 잃은 것이지만 꾸준히 올라가면서 2000달러가 됐다면 200달러는 그로 인해 얻은 1000달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런데 2배가 아니라 10배 올랐다면 손해를 본 200달러를 제외하더라도 9800달러가 됩니다. 이렇게 200달러는 더 적은 돈이 됩니다. 그러니 올라주고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세계를 정복한다면 그깟 200달러쯤은 아무 것도 아닌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오르는 주식은 팔지 않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갖고 가는 겁니다. 5% 오르면 팔고 10% 떨어지면 손절매해서 돈을 아예 못 버는 전략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꽃밭을 정성스럽게 지켜보며 가지치기를 하는 겁니다.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배당으로 수익을 내고 평생 가져가는 거죠.
현실에 가정을 두고 단정하면서 미래를 재단하는 투자 전략은 옳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너무 불확실성이 많고 우연이 많죠. 서양철학에서는 원인과 결과가 분명하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고는 너무나 유아적입니다.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 복잡하고 우연적인 사건과 사고가 교차합니다. 그러면서 승자와 패자가 갈리죠. 동양에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사고가 지배합니다. 내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를 하늘의 운에 맡기는 것이죠. 어떤 일이든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면 반드시 얻어진다고 생각하십니까. 이 세상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사고팔기를 반복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오르는 것은 팔 필요가 없고 그냥 지켜보면서 여유가 되면 더 투자를 해야죠. 하지만 떨어지는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지켜보고 너무 과도하게 떨어지면 팔고 기다리다 다시 오르면 사면 됩니다.
하지만 올라가지 않으면 사진 않으면 됩니다. 내가 현재 1등에 전부 묻어뒀다고 하더라도 10년 후에 모두 1등이 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런 논리라면 얼마나 세상이 편할까요. 세상은 단순하지 않으며 우연과 필연이 반복됩니다. 그러니 면밀히 주가의 상황을 보며 오르는 꽃에는 물을 주고 떨어진 잡초는 뽑아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뽑은 잡초가 다시 보니 꽃이라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사야 하죠.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논리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 실패를 감출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잡초를 뽑아도 불가항력적인 건 있죠. 그러니 그런 것들은 받아들여야 합니다. 결코 손해를 하나도 안 볼 수는 없습니다.
행초(幸草)라는 게 있습니다. 행초는 ‘마차가 밟고 지나간 풀’이라는 뜻입니다. 마차가 풀을 밟고 지나가 풀이 눕혀졌을 때 산불이 났는데 모든 풀들이 불에 탔지만 행초는 살아남습니다. 새옹지마와 같은 의미죠. 동양에서는 이러한 행초에 관한 철학이 담겼습니다. 세상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죠.
그러니 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살펴보고 꽃밭을 잘 가꿔야 합니다. 어떤 편견도 없이 자본가들의 논리인 가격을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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