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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경기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EG-셔틀버스’ 사업이 시행과 동시에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사업 초기 성과가 미진할 뿐 아니라 향후 개선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앞서 비슷한 성격의 사업을 실시해 부진한 성적을 거둬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사업을 강행한 데 대해서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EG-셔틀버스’는 경기도내 유명 관광지와 서울 주요 거점을 잇는 셔틀버스 운행 사업이다. 지난 12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EG-셔틀(Explore Gyeonggi-do Enjoy G-Shuttle)’이라는 단어는 ‘경기도의 즐거운 탐험’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동시에 ‘경기도를 쉽게(easy) 볼 수 있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지난 4월부터 한 달 동안 ‘2017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등을 오갔던 셔틀버스를 확대 운영한 개념이다.
경기도는 ‘EG-셔틀버스’ 사업과 관련해 “외국인 개별자유여행객들이 교통 불편을 제기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도내 관광업계의 요구에 따라 관광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으로 인한 방한금지령이 내려지면서 피해 입은 도내 관광산업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다”고 덧붙였다.
관광 활성화 목적 사업, 투입된 예산 대비 효과 미비 ‘실효성 논란’
관련업계 및 경기도 등에 따르면 ‘EG-셔틀버스’는 하나투어ITC가 전반적인 운영을, 경기 소재 운송업체 길벗스페이스가 버스 운행을 각각 맡고 있다. 버스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서울 종로구 공평동 SM면세점 앞에서 출발해 홍대입구역을 거쳐 경기도 각 지역의 관광코스를 경유한다. A코스·B코스 버스 2대, C코스 버스 1대 등으로 각각 운행 중이다.
운행코스를 보면 A코스는 △광명동굴 △의왕레일바이크 △수원 화성·화성 행궁 △한국민속촌 등 주로 경기 남서권에 위치한 관광지를 운행한다. B코스는 △통일전망대 △프로방스 △헤이리 마을 △임진각 등 경기 서북권 관광지를 오간다. C코스는 △허브아일랜드 △아트밸리 △아침고요수목원 △쁘띠 프랑스 등 경기 동북권 관광명소를 경유한다.
버스는 25인승이며 외국인 개별자유여행객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A·B코스 10달러(미화), C코스 30달러 등이다. 3개 코스 모두 이용 가능한 티켓은 40달러(3일권)다.
사업시행 후 처음 맞은 주말…이용자 없어 타 행사에 버스 동원
‘EG-셔틀버스’ 사업 운영 실태와 이용객들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해당 버스를 이용해봤다. 사업 시행 이후 맞은 첫 번째 주말이라는 점에서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나투어 관계자가 시범적으로 탑승하며 노선·관광지 등을 확인하는 등 아직 준비가 완료된 모습이 아니었다. 심지어 운영사 직원들조차 해당 사업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종로구 공평동 SM면세점 정문 좌측의 주차구역 한켠에 ‘EG-셔틀버스’를 알리는 간판 하나가 설치돼 있었다. 플래카드에는 버스의 운행지와 운행 시각 등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간판만 봐서는 이곳이 ‘EG-셔틀버스’ 정류장인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었다. 간판 앞에 서서 6시30분에 도착 예정인 버스를 기다렸지만 예정 시간보다 약 15분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버스가 정차하자 몇몇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아닌 하나투어 직원들이었다. 버스에서 하차한 일행 중 한 명인 하나투어 동남아본부지원팀 직원은 “아직 테스트 기간이다”며 “버스를 타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불편한 점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EG-셔틀버스를 정식 운행한다는 경기도의 발표가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경기도의 발표만 믿고 버스를 이용하려 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있었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 및 신뢰 추락이 예상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은 없었다. 가이드는 “아직 버스를 이용하는 관광객 수는 적은 편이다”며 “대부분의 코스가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셔틀버스 기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한류드라마 촬영지를 지나는 C코스는 그나마 하루 10명 가량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편이다. 하지만 나머지 코스는 탑승객이 전혀 없어 예정된 경로를 운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다른 행사에 버스를 동원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범운행 때 셔틀버스 탑승율 25% 불과…경기도 ‘장밋빛 전망’ 근거는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EG-셔틀버스’ 사업에 투입된 사업비는 약 3억원이다. 지난 4월부터 37일간 약 37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시행했던 관광 셔틀버스를 확대 운영한 사업이다.
셔틀버스는 서울 인사동에서 홍대입구, 경기 광주·이천·여주 세계도자비엔날레 행사장, 광주 곤지암 화담숲, 여주 세종대왕릉 등을 경유하며 운행했다. 당시 경기도는 운행 노선의 개발·확대 운영 계획을 밝혔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EG-셔틀버스’ 사업이 시행됐다.
그러나 시험운행 당시에도 성과가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런저런 잡음이 나오고 있다. 사업의 전망이 암울한데도 불구하고 강행한 이유에 의구심을 품는 여론이 무성한 상황이다. 실제로 당시 셔틀버스의 이용객은 약 600명으로, 탑승률은 약 25% 수준에 그쳤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EG-셔틀버스’ 운행사업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EG-셔틀버스’ 관련 내년 예산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며 “차후 이용객이 많아지면 25인승 버스를 45인승 버스로 늘릴 계획도 있으며 차후 실적에 따라 노선도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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