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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우려감을 나타내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공무원과 직장인, 학생 등은 뜻밖의 휴일을 반기는 분위기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등은 오히려 극심한 경제적 타격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는 오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 지정 안건이 통과됐다. 내수 진작과 더불어 경제 활성화 촉진이 목적이다. 10월 3~5일 추석 연휴, 6일 대체공휴일, 7~8일 주말에 이어 9일 한글날까지 합치면 휴일이 자그마치 열흘이나 된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장기간의 황금연휴를 반기는 분위기지만 자영업자들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어려움이 지속된 데다 임시공휴일까지 추가되면서 한 달의 3분의 1 가량이나 쉬는 통에 생계 위협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서초·강남 등 오피스 상권 소상공인들, 매출 급감 우려에 ‘한숨만’
10일간의 연휴 소식에 소상공인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늘어난 연휴 동안 영업은 하겠지만 사실상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 걱정부터 앞선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반응은 직장인들이 주 고객인 오피스상권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특히 더했다.
서울특별시 우리마을 가게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강남구 역삼1동 언주로97길 골목상권에 위치한 자영업자 점포 179곳 가운데 69곳이 외식업이다. 한식음식점의 경우 위험지수 수준으로 밀집해 있다. 이곳에 위치한 기업체수는 약 75개, 직장인구수는 6만7273명 등이다.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의 특성을 띄고 있는 셈이다.
언주로97길 골목상권에서 13년 동안 고기집을 운영 중인 김진태(48세·남·가명) 씨는 “여기는 사방팔방이 회사라 직장인 매출이 95%를 차지한다”며 “공휴일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매출이 줄어든다는 것과 다름없는 의미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쉬는 날은 반갑지 않다”며 “직장인들이 출근하지 않으면 매출이 뚝 떨어져 임대료는 고사하고 인건비도 못 건질 것이다”고 우려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민경(53세·여) 씨 역시 “직장인들 쉰다고 자영업자도 따라쉬면 사실상 망하겠다고 발악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매출은 기대도 안하지만 혹시라도 있는 손님들을 위해 가게 문을 열어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공휴일이 어디 일주일 가운데 있는 것도 아니고 연휴 앞에 바로 붙어있어 회사들이 줄줄이 쉰다”며 “이런 대책 없는 임시공휴일 지정은 자영업자들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긴 연휴에 ‘울며 겨자먹기’로 문을 닫겠다고 토로하는 자영업자도 있었다. 매출 걱정은 되지만 당장 문을 열어봤자 손님이 없어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을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서초동에 위치한 국제전자센터 상가 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혜순(60세·여) 씨는 “10일간 이어지는 이번 연휴 내내 식당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며 “지난번 추석연휴 때 문을 열었다가 매출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직장인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 인건비도 못 건졌다”고 털어놨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수연(45세·여) 씨 역시 “매출의 대부분은 평일 장사로 직장인이 60% 이상이다”며 “아예 오피스 건물 내에 위치한 음식점이라 봄·가을철이면 직장인들이 점심 먹으러 건물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장사가 힘든 시기인데 연휴까지 겹쳐서 가게 운영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길어진 연휴 탓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를 우려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사람들이 추석 때 지출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연휴 전후로 소비를 줄이기 때문에 외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그 시기에 피해가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날씨가 선선해지면 외식하는 손님이 늘어나 지금이 딱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할 시기인데 긴 연휴가 겹쳐서 매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워 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외식업은 하루 매출이 줄면 다른 날 채울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며 “10일이면 한 달의 3분의 1이나 되기 때문에 자영업자에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수민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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