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유엔 연설…“북핵, 안정적 관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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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격화, 우발적 군사 충돌 우려…미·일 대북 강경론과 다소 이견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9-22 13:03:00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기조연설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다자주의 대화를 언급하면서 미국·일본과 다소 차이를 보이는 방식으로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갈 것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 참여해 기조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모든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면서 “자칫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에서는 다자주의 대화를 통한 평화 실현도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헌장이 말하고 있는 안보 공동체의 기본정신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도 구현돼야 한다”면서 “동북아 안보의 기본 축과 다자주의가 지혜롭게 결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연설은 미국·일본의 대북 강경론과 대비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하며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다”며 강경한 발언을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북한 핵문제에 대해 “대화에 의한 문제 해결 시도는 무(無)로 돌아갔다”면서 “북한의 모든 핵과 탄도미사일 계획을 완전하게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화가 아니라 압력이다”고 강조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문재인의 유엔 기조연설에 대해 “제재는 4번, 평화는 32번 언급해 대화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뒀다”면서 “제재와 압박인지, 평화적 해결인지 잘 이해할 수 없는 연설이 됐다”고 혹평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유엔 기조연설 이후 미국 뉴욕 팰리스 호텔에서 미·일 정상과 오찬을 겸한 3자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는 북한에 대해 “최고 강도의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현지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동북아는 물론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3자 정상회담 기조가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과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강력한 발언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옵션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과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가 큰 맥락에서 같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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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기자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