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단독기사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스팟이슈]-장기휴무 부작용 논란(上-중소기업)

절망의 한가위…열흘 공장 멈추면 회사 문닫는다

“열흘 간 공장가동 중단 엄청난 부담…몰상식 시선 억울하다”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26 00:32:04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지난 5일 치러진 제39회 국무회의에서 내달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정부는 국민휴식과 내수 진작 등을 명분으로 삼았다. 이로써 금주 토요일(28일)부터 임시공휴일, 개천절, 추석연휴 및 주말과 한글날로 이어지는 장장 열흘(9월230일~10월9일)의 황금연휴가 완성됐다. 그런데 이번 연휴를 대하는 국민 여론은 둘로 나뉘는 분위기다.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은 평생에 한 번 있을까마나 한 황금연휴를 반기고 있지만 반대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오너나 자영업자들은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달을 30일 기준으로 했을 때 3분에 1이나 되는 기간 동안 사실상 생산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까지 호소하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황금연휴를 앞두고 정부의 의도와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현장들의 분위기를 두 편에 걸쳐 보도한다.

▲ 열흘간의 황금연휴를 맞아 대다수가 기대에 찬 반응을 보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 및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기업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해 연휴 전후로 야근을 불사하고 있다. 긴 연휴로 인해 매출 역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한 중소기업 내부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열흘간은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민 여론이 양분되는 모습이다. 들뜬 분위기가 역력한 대기업 직장인, 학생 등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깊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당초 국민휴식과 내수 진작 등을 내세웠던 정부의 의도와 사뭇 다르다는 점이 주목된다.
 
스카이데일리가 중소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일대를 취재한 결과, 업체들 중 상당수가 “매출부진이 우려돼 쉽사리 일을 놓는 것이 어려운 형편이다”며 “가뜩이나 임시공휴일까지 지정되는 바람에 부담 또한 가중된 것이 사실이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14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46%는 “현재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그 원인으로는 ‘매출감소’(69.1%)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이번 황금연휴를 앞두고 “열흘간의 휴가로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달갑지 않은 연휴에 중소기업 깊은 한숨…“쉴수록 근심 커진다”
 
반도체 제조업체 라벨은 오는 28일부터 한글날인 내달 9일까지 열흘 연휴를 모두 쉬기로 결정했다. 라벨 관계자는 “오랜만의 긴 연휴에 많은 직원들이 기대하고 있으며 연휴를 온전히 쉬기 위해 분주하게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동시에 경영적인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라는 반응도 함께 내비쳤다. 이곳 관계자는 “기대보다 큰 것이 부담감이다”며 “정확한 매출액은 10월을 넘겨봐야 알겠지만 역대 최악의 매출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인근에 위치한 다른 업체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모 면직업체 사장은 “겨울옷 출시가 본격화되기 직전이라 원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상황이다”며 “그냥 연휴도 아니고 명절연휴가인 탓에 다른 업체들과 형평성을 고려해 열흘 모두 쉬기로 결정했으나 기계가 열흘 동안 멈추게 돼 밀려드는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전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이어 “당초 임시공휴일에 쉬지 않고 연휴 중 하루를 출근시킬까도 고민했지만 결국 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해 열흘 모두 쉬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직원들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원단을 제 시간에 납품해야 하는 입장에서 보통 부담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근로자들도 마냥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휴를 대비한다며 짧게는 수일부터 길게는 수주 간 지속적으로 야근을 반복할 뿐 아니라 연휴 직후부터 한동안은 야근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긴 연휴 탓에 지출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모 중소 제조업체에 종사하는 최이슬(여·33) 씨는 “지금 당장도 물량 맞추느라 분주한데 연휴가 끝난 뒤에는 더욱 바빠질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며 “명절을 전후로 연휴가 긴만큼 소비도 늘어나 지갑사정도 더욱 열악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운수업에 종사한다는 박선형(남·42) 씨는 “연휴를 앞두고 몰려드는 일감 탓에 9시를 넘겨 퇴근하기가 부지기수다”며 “더군다나 막상 연휴가 시작되면 건당 수입을 받는 우리로서는 그만큼 돈을 벌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수입 감소에 대한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황금연휴는 남에 이야기…그들만의 축제에 서민경제 황폐화 우려감
 
열흘 모두를 쉬기로 한 업체들과 이곳에서 종사하는 직원들은 그나마 안도감을 보였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일쑤였다. 고심 끝에 쉬기로 한 업체들보다 영세한 규모의 이들 사업장에서는 회사의 존폐를 위해 상대적 박탈감을 억누르며 업무에 열중하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였다.
 
업체명 밝히기를 꺼려한 한 업체 관계자는 “열흘을 모두 쉴 수 있는 대기업과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연휴를 이용해 가족들과 오붓한 한 때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그럴 경우 회사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자칫 하단 가족들마저 지킬 수 없게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 돌아오는 연휴 기간 동안 쉬지 못하는 업체들은 “생존이 걸렸다”며 쉴 수 없음을 토로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사정도 모르고 단순히 쉬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근대적인 기업으로 여기는 사회적 시선에 대해서도 반감을 드러냈다. 사진은 한 중소기업 사업장 ⓒ스카이데일리
 
비슷한 처지의 업체들도 자조하는 모습이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 직원들이다”며 “가뜩이나 제대로 쉬게 해주지 못해 미안한데 외부에서는 남의 사정도 모르면서 쉬지 않는다며 마치 전근대적인 기업으로 치부하는 듯 해 불쾌하기까지 하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휴무일을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봐 사명을 노출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휴일이 하루 늘어난데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일부 비난의 화살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휴일과 휴일사이의 평일, 이른바 ‘샌드위치데이’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임시공휴일 역시 문 대통령의 공양 이행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직후 “내수 진작과 경제활성화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정작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는 중소기업과 다수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효과냐”는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14일과 지난해 5월 6일 시행된 임시공휴일 당시 때도 경제효과가 당초 정부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가 나왔다는 이유로 이번 임시공휴일 결정에 대해 “지지율 등에 부합한 선심성 정책이다”는 비판적 견해를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중소기업을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중소기업진흥청은 “중소기업 직원들은 대기업보다 적은 임금을 받을 뿐 아니라 휴가·휴무·휴식 등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기업 등에서 납기일을 배려하는 등 사회 전반적인 노력을 통해 중소기업 직원들과의 상생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진정성 담긴 연극은 마음의병 특효약이죠”
성장과 정신건강 치유하는 연극치료…선진국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