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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25>]-한라그룹

헛발질총수 정몽원 10년 부도악몽 벌써 잊었나

골프장·창고업 진출 후 사업부진 골머리…실적 갉아먹는 ‘애물단지’ 전락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27 00: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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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관광단지로 부상하면서 크고 작은 업체들이 호텔·골프장·리조트 건립사업에 뛰어 드는 추세다. 특히 골프장의 경우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01년 7개에 불과했던 제주도 내 골프장은 2011년 30개로 10년 새 23개가 증가했다. 30개를 끝으로 추가사업신청이 없는 상태지만 좁은 섬 내에서 서른 개의 골프장이 운영되다보니 ‘제 살 깎기’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라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히려 심각성은 다른 곳에 비해 더했다. 골프장사업에 뛰어든 이래 제주도 소재 골프장 운영 과정에서 적자를 보다가 결국 매각했다. 현재 소유 중인 경기도 여주 소재 골프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최근에는 경기도 화성동탄물류단지까지 골프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상태다. 신사업 진출 과정에서 적자 우려가 끊이지 않자 그룹 안팎에서는 정몽원 회장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여론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한라그룹 신사업 진출을 둘러싼 각종 잡음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정몽원 회장의 사업적 판단 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야심차게 진출한 신사업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그룹 주력계열사인 한라를 통해 골프장 운영, 창고업 등에 진출했지만 이들 두 사업 모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한라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의 경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력 계열사를 통한 신사업 진출 과정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고 있어서다. 오히려 재무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져 그룹 안팎에서는 과거 부도 사태 악몽의 재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의 입지를 위태롭게 만든 신사업은 골프장과 물류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골프장의 경우 처음부터 의도한 사업은 아니었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신사업 진출의 형태를 띠게 됐다. 그러나 골프장 사업은 연신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15년에는 물류창고 임대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빚 대신 갚아주고 인수한 골프장…실적 갉아먹는 ‘애물단지’ 전락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세라지오CC는 상우산업개발이 시행하고 한라가 시공을 맡은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이다. 2011년 사업승인을 받았다. 한라는 지난 2012년 세라지오CC 시행사 상우산업개발에 64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을 서게 된다. 보증은 화근으로 작용했다.
 
상우산업개발은 골프장 운영 과정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적자에 허덕였다. 결국 채무이행 능력에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채무부담은 한라에게 전가됐다. 한라는 골프장 채무일체를 포함한 일괄 매각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결국 한라는 2013년 7월 골프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한창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던 찰나에 우연찮게 골프장 사업 진출이 맞아떨어지게 된 것이다. 한라는 해당 사업 인수 이유로 ‘사업다각화’를 들었다. 세라지오CC는 한라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한라세라지오로 사명이 변경됐다.
 
그런데 한라그룹은 야심차게 진출한 골프장 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한라세라지오의 실적 추이는 △2014년 매출액 120억원, 순손실 27억원 △2015년 매출액 110억원, 순손실 50억원 △2016년 매출액 117억원, 순손실 39억원 등이었다. 올 상반기 역시 매출액 66억원, 당기순손실 13억원을 기록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한라세라지오와 거의 흡사한 일을 바로 직전에도 겪었다는 점이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한 것이다. 한라는 2013년 3월 제주 세인트포CC 시행사 에니스(현·제이제이한라)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530억원의 채무를 인수했다. 골프장 시행사가 채무를 상환할 수 있을 만한 자금여력이 안 됐기 때문에 시공사인 한라가 대신 나섰는데, 이 역시도 사업다각화가 그 목적이었다.
 
에니스는 지난 2013년 회생절차를 신청해 지난해 5월 회생절차가 종결된 후 사명을 ‘제이제이한라’로 변경했다. 제이제이한라는 지난해 매출액 32억원, 영업손실 12억원, 당기순손실 5억원을 기록했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관련업계에서는 제주세인트포CC가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기록한 이유로 관리 및 운영 부실을 꼽는 시각이 많다. 현재 퍼블릭골프장 전환 및 유휴부지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모색 하고 있긴 하지만 제주도 내 골프장 포화에 따른 과잉경쟁 및 이에 따른 사업성 저하 등으로 인해 수익창출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야심찬 물류·창고사업 진출…벼랑 끝에서 외국자본 투자받아 겨우 추진 ‘전망 글쎄’
 
정몽원 회장이 야심차게 진출한 신사업 중 사실상 실패로 평가되는 사업은 비단 골프장뿐 만이 아니었다. 아시아 최대 물류단지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뛰어든 창고임대업도 위태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성동탄물류단지 조성사업은 한라가 총 사업비 9000억원을 투입해 부지면적 47만3913㎡(약 14만3358평), 연면적 87만2270㎡(약26만3229평) 규모의 동양 최대 녹색첨단 물류단지를 건설하는 공사다. 당초 2014년 말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됐지만 각종 우여곡절로 인해 아직까지 마무리가 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2015년 7월 한라는 화성동탄물류단지 시행사인 케이에코로지스 지분 66.3%를 인수하며 자신들이 직접 사업시행 및 창고임대업을 영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초 시공사로 참여했던 한라는 케이에코로지스 지분율이 33.7%에 불과했으나 신사업 의지를 불태우며 이곳을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정 회장의 의중이 깊이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정 회장의 야심찬 계획과 달리 화성동탄물류단지 사업은 순탄치 못했다. 재무구조 개선 중인 한라의 신용등급 강등과 임차인 확보 등의 문제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지난해 3월 싱가포르 투자청(GIC)로부터 55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긴 했다.
 
▲ 화성동탄물류사업단지 시행사이자 한라그룹 계열사인 케이에코로지스는 지난해 싱가포르 투자청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으며 간신히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사진은 케이에코로지스 서울사무소 ⓒ스카이데일리
 
한라는 곧장 A·B블록 착공에 돌입했다. 내년 건축사용 승인 및 입주가 예정돼 있지만 이미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졌다. 한라에 따르면 C·D블록의 경우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매각계획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결정된 내용이 없는 상태다. 
 
어렵게 사업을 이끌어 나가곤 있지만 한라그룹 안팎에서는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적지 않다. 물류창고 임대업 등이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각 지자체에서 앞 다퉈 대규모 물류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동탄물류단지를 포함해 현재 경기도 내에서 추진 중인 물류단지만 6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케이에코로지스가 ‘돈 먹는 하마’로 방치된 점은 주변의 우려감을 더욱 드높이고 있다. 2015년과 지난해 케이에코로지스는 각각 129억원, 107억원 등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적자 규모는 80억원이나 됐다.
 
정 회장이 직접 추진한 신사업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라 측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라 관계자는 “세라지오는 인수 당시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 여러 정상화 노력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회복했으며 내년부터는 수익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동탄물류단지도 현재 공정률 40%로 A, B 블록은 사전임대가 완료돼 있으며 C, D 블록은 A, B와 연계해 추진하는 계획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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