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네티즌이 가라는대로…실시간 제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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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의 ‘아바타 여행’

누적 조회수 약 73만회, 누적 댓글 약 2만3800건 기록한 다함께 놀기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9-28 17:26:41

지난 2015년 11월 한 취업준비생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에 글을 올린다. 방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계속 잠을 잘지 아니면 밖에 나갈지를 묻는 싱거운 글이었다.

질문 글에 달린 대답 댓글에 따라 그는 밖으로 나가 경기 부천시 부천 시외버스터미널에 당도한다. 여기서 목적지를 묻는 질문에 ‘견적서’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이 “무안을 가서 무안하게 무안단물을 먹고온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여기서 전설이 시작됐다. 스스로를 ‘아바타’라고 칭하며 네티즌들이 시키는데 대로 가겠다던 작성자는 진짜로 부천에 고속버스로 5시간이나 떨어진 무안으로 출발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여행지, 먹을거리, 볼거리를 모두 익명의 네티즌의 선택을 받아 여행하는 ‘실시간 아바타 여행’이라는 랜덤여행이 시작됐다.

그렇게 글의 작성자는 네티즌들의 선택에 따라 무안에서 목포로 이동하고 끝내는 배를 타고 제주도로 이동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네티즌들이 보여준 성원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행의 과정에서 온라인 상으로 사람을 만났을 뿐 아니라 실제로도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바로 작성자의 행적을 쫓는 일명 ‘추적자’였다. 네티즌들이 ‘추적자’라는 이름으로 작성자를 직접 만났던 것이다.

무안에 사는 추적자, 목포에 사는 추적자, 제주에 사는 추적자 또는 아바타를 쫓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날아온 추적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작성자의 여행에 함께하며 관광 안내를 해주거나 차를 태워주는 등의 호의를 베풀었다.

심지어 일부 네티즌들은 밥값을 대신 결제해주거나 고급 호텔에 대신 예약해주는 등의 물질적인 지원을 해주기까지 했다.

이렇게 작성자는 전 네티즌들을 대신해서 여행을 하고는 마지막으로 제주공항에서 출발해서 김포공항에 도착해 2박3일 동안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이 책에는 바로 그 여행기간동안 글의 작성자가 올린 사진과 선택지 그리고 수많은 네티즌들의 대답과 성원이 고스란히 담겼다.

여행의 주인공이었던 저자는 “2박 3일의 기간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씻지도 못하고, 잠도 잘 수 없었던 탓에 몸살이 날 정도로 힘든 여행이었다”며 “그래도 여행에서 느낀 감정이나 만난 사람들로부터 얻은 힘은 앞으로의 삶에 좋은 활력소가 참 좋은 여행이었다”고 말한다.

[이경엽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경엽 기자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