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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국민정서 부합한 ‘명확한’ 판결에 국운 걸렸다”

실체 모호한 ‘묵시적 청탁’ 해석 관건…새로운 물증 나올 가능성 ‘희박’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9-28 17: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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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삼성 측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즉각 항소했다. 삼성 측은 “대통령에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주장은 모호하기 그지없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데일리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이 본격화 된 가운데 법조계와 시민들 사이에서 원심과 정반대의 결과를 예상하는 여론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항소심에서는 명백한 증거만이 인정되는 만큼 ‘무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혐의를 증명할 새로운 물증 및 증거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1심과 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대두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 역시 1심 재판부 판단이 사실관계 및 법리판단에 오인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일반 시민들의 반응 또한 ‘상급심의 명확하고 신중한 판단’을 기대하는 쪽으로 기우는 형국이다. 국가경제 성장 정체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로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부재 위기’가 지목되고 있어서다. 앞서 이 부회장의 1심결과를 두고 여러 가지 잡음이 불거져 나온 만큼 2심에서는 국민 모두가 납득할 만한 ‘명확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 컨트롤타워 재판, 박근혜·최순실 증인 채택…변호인단 “1심판단은 법리오인”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는 28일 오전 10시부터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내달 12일부터 진행되는 이번 공판을 앞두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이 만나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증인채택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번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양 측의 변호인단이 증인채택 문제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 최서원(최순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 말 중계인 등 10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1심에서 박원오, 김종 등은 충분히 신문이 이뤄졌다”며 “형사소송법상 1심에서 신문한 증인을 항소심에 소환하려면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 오늘(28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삼성 측 변호인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최서원, 박원오, 김종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특검 측은 박원오, 김종 등에 대해 1심에서 충분한 신문을 거쳤다는 이유를 증인 채택을 불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 사옥 ⓒ스카이데일리
 
삼성 측 변호인단은 “해당 증인들을 1심에서 장시간 신문한 것은 맞지만 특검 측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변호인단은 제대로 신문하지 못했다”며 “과연 특검이 1초라도 신문시간이 변호인단에 비해 짧은지 1심 기록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박 전 대통령, 최 씨, 안드레아스 등 6명의 증인을 채택했다. 박원오와 김종 등을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에 대해 두 사람의 1심 재판 피고인 신문 조서를 증거로 제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부회장의 2심 재판이 종결 단계에 이를 때까지 박 전 대통령 재판이 끝나지 않으면 그때 두 사람을 증인으로 소환하겠다는 것이다.
 
삼성 측은 1심 재판부의 판단을 오인으로 보고 이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증인들을 재차 법정에 불러 세워 1심 때 다 하지 못했던 심문을 통해 무죄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최씨의 딸 정유라(21)씨 승마를 지원하고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후원한 것은 박 전 대통령에게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지원을 얻기 위한 부정한 청탁이 묵시적으로 있었다고 판단, 뇌물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변호인단은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된 포괄적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직무와 지원 사이에 대가관계가 존재한다는 특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유죄의 근간이 된 승계작업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부정한 청탁 또한 없었다는 의미다.
 
삼성 측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대통령에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주장은 모호하기 그지없다”며 “공소장에도 대통령이 그렇게(청탁을 받은 것으로) 생각했다고만 기재하고 어떤 방식으로 청탁이 오갔는지 특정 짓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있지도 않은 승계 이슈 전제한 모호한 판결…일반 시민들 ”민주주의 국가 맞나”
 
현재 법조계에서도 삼성 측 변호인단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1심에서 인정한 ‘묵시적 청탁’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 법조계 전문가들은 항소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판결이 뒤집어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뇌물죄 적용을 위한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준비기일을 방청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대기하고 있는 시민들 ⓒ스카이데일리
 
이어 “뇌물죄를 증명하려면 명확한 증가 필요한데 그 증거가 2심에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직접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승마 지원도 최 전 실장 등이 다 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이 부회장의 뇌물죄에 대한 무죄 가능성도 꽤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반 대중들의 반응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도 않은 승계 이슈를 들어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넘겨짚는 식의 시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최성식(32·남) 씨는 “있지도 않은 일(승계작업)을 상대방(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했다고 해서 나머지 행위들을 모두 결부시키는 판단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며 “모호한 판단으로 국가경제 성장의 주역에게 유죄를 적용하는 나라가 과연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문스럽다”고 성토했다.
 
서울 소재 대학교에 다니는 황준철(28·남) 씨는 “최근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투자와 채용을 줄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모호한 재판 결과로 재계서열 1위의 기업 총수까지 감옥에 갖혀 있으니 상황이 나아질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같은 대학생들의 앞날이 어찌될 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경제기둥으로 평가되는 삼성그룹을 넘겨짚기 식의 판단으로 수렁에 빠뜨리는 것은 명백히 국민여론에 반하는 행위라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재판장을 찾은 한 여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수장이 구속된 이유가 ‘묵시적 청탁’이 전부냐”면서 “명확한 증거 없는 판결이 어디 있느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이을형 전 숭실대학교 법대 학장은 “현재 우리나라 법체계는 일본의 명치헌법 체계를 답습해 법률만능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며 “정작 명치헌법을 만든 일본은 이 같은 체계를 개선했음에도 우리 입법·사법부는 옛 것을 답습하는 형국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학장은 “사법부가 도주 우려가 없는 이 전 부회장을 구속할 때부터 재판 외적인 영향력이 작용한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국민의 공감을 얻는 재판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총은 지난달 25일 이 부회장에 유죄선고가 나자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9%, 영업이익의 30.7%를 차지하는 대표 글로벌 기업이다”며 “이 부회장의 장기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이 삼성을 넘어 재계 전반에 걸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이 쌓아온 브랜드가치 하락과 투자, 신규채용 등 주요 사업계획 차질은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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