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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예고 사태

“국민 볼모 막장 파업쇼 벌인 대한항공 조종사”

황금연휴 간 파업계획 밝힌 후 돌연 철수…이용객 불만 고조

이성은기자(asd3cpl@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0-12 1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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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후계자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37%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조종사 노조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초 취임 직후 노조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당시 행보로 그동안 주변의 우려를 샀던 노사 갈등이 해결되는 듯 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만남 이후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파업을 결의하고 시기를 저울질했다. 급기야 지난달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 기간 동안 파업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노조의 발표는 사측은 물론 항공권 예약을 마친 국민들까지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파업으로 항공기 운항 대수가 줄어들게 되면 황금연휴 기간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이들의 피해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결국 노조가 파업을 취소하면서 우려했던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지만 현재 여론의 반응은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파업을 지지했던 이들마저 노조의 행태를 규탄하는 상황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을 인질로 삼은 것은 이유가 어찌됐던 사회 구성원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 예고 사태와 이를 둘러싼 여론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인천공항에는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달 30일 출발 여행객 수 11만4751명을 기록했다. 지난 달 29일부터 지난 9일까지 11일 동안에는 모두 206만3666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한 것으로 추산됐다. 사진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 인천공항을 찾은 공항 이용객 모습 ⓒ스카이데일리
 
3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대한항공과 조종사 노동조합의 갈등이 재조명되고 있다. 노조 측이 지난달 열흘간의 추석 황금연휴 기간 동안 파업을 예고한 것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실제로 파업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파업으로 항공기 결항을 우려했던 여론이 노조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은 다른 노조의 파업에 비해 대중들의 지지도가 적은 편이었다. 심지어 ‘금수저 파업’, ‘배부른 파업’ 등의 힐난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황금연휴 기간 노조 파업을 예고하자 국민들을 인질로 삼아 제 배 불리기 급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는 실정이다.
 
황금연휴 바늘구멍 경쟁률 뚫고 항공권 소비자들, 조종사 파업 소식에 ‘화들짝’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황금연휴 기간인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9일까지 11일 간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총 206만명 이상이다. 하루 평균 18만7000여명이 공항을 이용한 셈이다. 지난 설 연휴 하루 평균 공항이용객 17만3858명보다 7.9%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황금연휴’를 맞아 가깝게는 일본·대만·동남아부터 멀게는 미주·유럽 등까지 해외여행을 떠난 인구가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이들 중 국적기 대한항공을 타려던 승객들은 출발을 앞두고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황금연휴 기간 동안 파업을 실시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자 항공권을 예약한 이용객들은 크게 당황했다. 항공기 운항의 취소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파업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또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파업 돌입 후 시위에 나선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스카이데일리
 
소식을 접한 대한항공 예약자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황금연휴 기간 여행객이 몰려 어렵게 항공권을 예매하고 이미 여행계획까지 다 짜놨는데 자칫 노조 파업으로 항공기 운항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예약자들은 노조의 파업은 사측이 아닌 자신들에 대한 협박처럼 들린다고 성토했다. 소비자를 인질삼아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 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연휴 때마다 해외여행을 즐긴다는 오정훈(32·남) 씨는 “아무래도 긴 연휴다보니 오래 전부터 휴가를 계획해 대한항공 티켓을 구매했다”면서 “출국날짜를 기다리는데 갑작스레 파업소식이 들려와 비행에 차질이 빚는 것이 아닌지 상당히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씨는 “결과적으론 파업을 철회하긴 했지만 긴 연휴를 앞두고 미리 여행계획을 짜고 항공권을 끊은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갖게 만든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한다”며 “조종사 노조가 다시는 국민들을 인질 삼아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결혼식을 올리고 황금연휴 기간 신혼여행을 다녀왔다는 조원식(33·남) 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조 씨는 “출국·귀국 모두 대한항공 여객기로 다녀왔다”면서 “결혼식을 앞두고 이래저래 준비할 것이 많은 가운데 조종사 노조의 파업소식을 접해 적지 않게 당황했었다”고 회상했다.
 
조 씨는 “아내가 항공편을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항공사 측에 문의한 결과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면서 “비록 파업이 현실화 되지 않아 신혼여행을 무사히 다녀오긴 했지만 다음번 여행 땐 대한항공을 쉽사리 예매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생 대신 공멸 선택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파업의 의미마저 무색”
 
▲ 항공기 이용객들은 황금연휴를 앞두고 파업 예고가 일어난 사태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특히 이용객들이 몰리는 시기에 맞춰 파업을 결정한 데 대해 ‘공생’이 아닌 ‘공멸’을 택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진은 대한항공 본사 ⓒ스카이데일리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조종사들의 경우 파업을 하더라도 국제선 80%, 제주노선 70%, 기타 국내선 50% 이상의 운항이 가능할 정도의 필수인력을 남겨야 한다. 일각에서 조종사의 노조 파업이 고객을 인질로 삼은 협박 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는 배경이다.
 
문제는 시기다. 100% 운행으로도 승객을 다 수용하기 어려운 황금연휴를 이용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평소 같으면 파업을 해도 미미한 타격을 입힐 수 있지만 황금연휴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회사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게 됨으로써 공생이 아닌 공멸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련업계와 소비자들의 시각이다.
 
김진형(38·남) 씨는 “항공사는 승객이 티켓을 끊는 순간부터 목적지까지 편안하고 안전하게 안내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곳이 아니겠느냐”면서 “승객들의 안전을 최일선에서 책임져야 하는 조종사들이 국민을 볼모로 갑작스런 파업을 예고하는 항공사를 어떻게 믿고 이용할 수 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대형항공업계를 양분 중인 아시아나항공이 임금협상 등에서 합의점을 찾은 반면 대한항공은 그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대비되는 모습이다”며 “다행히 황금연휴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추가 파업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조종사들을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이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이성은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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