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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공회대학교 학생회의 교내 ‘성(性) 중립 화장실’ 도입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해당 사실을 접한 국민들은 찬성과 반대 측으로 나뉘어 저마다의 견해를 피력하는 상황이다. 성공회대 내부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빚어지고 있다.
논란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최근에는 논란을 방치 중인 학교 측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직접 나서서 사태를 일단락 시켜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논란의 단초가 된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학교 측의 단호한 결단을 촉구하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대학 내 남녀 함께 쓰는 ‘성 중립 화장실’ 도입 이슈에 찬반 여론 엇갈려
‘성 중립 화장실’은 단어 뜻 그대로 성별 구분 없이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화장실을 뜻한다. 생물학적 성별이 아닌 다양한 성 정체성의 사람들을 배려하겠다는 취지로 생겨났다. 우리나라에는 마포구에 위치한 인권단체 ‘인권재단 사람’ 사무실에 설치돼 있다.
국내에서 생소한 개념인 ‘성 중립 화장실’은 해외에선 어느 정도 알려진 상태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5년 백악관에 ‘성 중립 화장실’을 설치한 후 여러 도시와 대학으로 퍼져가고 있다. 2015년 기준, 미국 150여개 대학에 ‘성 중립 화장실’이 도입된 상태다.
지난 3월 백승목 성공회대 총학생회장은 학생회장 선거 당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고 성 소수자 뿐 아니라 모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성 중립 화장실’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선 후 연내착공을 목표로 공약 이행에 돌입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진 후 여론은 크게 들썩였다. 찬성 측과 반대 측으로 각각 나뉘어 대학 내 ‘성 중립 화장실’ 추진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쏟아냈다. 성공회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학생들 역시 찬반 둘로 나뉘어 저마다의 입장을 피력하는 상황이다.
사회과학부 4학년 우솔미(여·가명) 씨는 “성 중립 화장실은 인권과 평화를 교훈으로 삼고 있는 학교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시설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아직까지 많은 학생들에게 생소한 개념이겠지만 성 중립 화장실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학과에 재학 중인 오영민(남·27·가명)씨는 “교내뿐 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성 평등과 다양성을 존중 해주는 분위기인 만큼 우리 학교의 ‘성 중립 화장실’이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첫 걸음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화장실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굉장히 중요하고 ‘성(性)’에 대해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곳이다”며 “‘성 중립 화장실’을 성공회대의 상징물로 발전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대의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일어일본학과에 재학 중인 김미경(가명) 씨는 “설립 취지는 이해하지만 원래의 목적대로 이용될 지 의문이다”며 “화장실을 오가며 핸드폰을 사용할 때 혹시라도 몰카로 오해받을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고 괜히 이성간에 스킨십이라도 발생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박승일(가명) 씨는 “현재 국내 인권단체에 ‘성 중립 화장실’이 운영 중이라고 들었는데 학교는 상황이 다르다고 본다”며 “나이가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이 모여 있어 조그만 사안도 큰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곳의 선례를 통해 기존의 문제점들을 개선한 후 천천히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찬반 논쟁은 불필요한 소모전…학교가 나서서 사태 원점으로 돌려놔야”
‘성 중립 화장실’ 문제를 두고 찬반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일각에서는 사태를 하루 빨리 일단락 시켜야 한다는 반응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 측이 직접 나서서 논란의 단초가 된 ‘성 중립 화장실’ 설치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자칫 사회 분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성 중립 화장실’을 두고 찬반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지금의 상황은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이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현상이다”며 “각 나라별로 문화가 다르듯이 우리나라도 이러한 문제를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 재논의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가지 사안을 두고 오랜 기간 국민 여론이 둘로 나뉘게 되면 자칫 사회 분열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사태가 심각성을 띄기 전에 성공회대 측에서 나서서 논란의 단초가 된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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