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신뢰확보 첫 걸음은 고객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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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신뢰확보 첫 걸음은 고객만족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이기욱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11 00:03:16

소비자들이 받는 금융피해에 무신경한 금융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고객이 당한 금융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은 요원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권에 발생한 착오 송금은 9611억원에 달한다. 착오송금은 고객이나 은행이 송금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해 제3의 계좌로 돈이 잘못 송금된 일종의 금융사고를 뜻한다.

하지만 1조원에 육박하는 피해액 중 56.2%에 해당하는 금액이 아직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주인이 반환을 포기하거나 현재 반환 소송 중인 금액만 총 5394억원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착오송금이 발생할 경우 송금자는 해당 계좌의 주인에게 반환요청을 한다. 하지만 이 때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하거나 계좌가 압류계좌일 경우 돈을 되돌려 받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계좌 주인의 자발적 반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소송 진행 비용이 반환액보다 큰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은행어플리케이션 보급과 인터넷뱅킹 확산 등으로 착오송금 피해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4년 45.2%였던 반환율은 이듬해 41.3%로 줄어들었으며 지난해 36.6%까지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반환율은 61.3%였으나 시티은행의 법인고객 착오송금 사례(247억원)를 제외한 수치는 39.8%에 불과하다.

금융사고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절차 개정, 예방 방안 등의 조치는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4대 시중은행(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중 3곳(국민, 하나, 우리)의 반환율이 업계 평균에 못 미친다는 점은 보다 큰 비판을 자아내고 있다.

10일에는 카드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카드사 부정결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액은 66억원을 기록했다. 부정결제는 △도난분실 △정보 도용 △명의도용 △카드 위조·변조 등을 통해 결제가 이뤄진 것을 의미한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도난분실 유형으로 총 25억원의 사용액이 발생했다. 하지만 카드사의 보상 비율은 72%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난분실 후 이뤄진 카드결제는 일종의 범죄로 인한 피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소비자들의 피해에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부정결제 피해 평균 보상처리기간이 25일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금융거래의 기본은 ‘신뢰’다. 자신들과의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책임지는 모습이 없다면 금융사는 점차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갈 것이다. 금융사고, 범죄 피해에 대한 책임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금융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금융사들은 본연의 책무를 소홀히하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 한번 돌이켜 볼 일이다.

이기욱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