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3(화) 00:11

‘비싸도 너~무 비싼’ 농산물 유통 비용

거래장소·상품관리 해결할 ‘직거래 장터법’ 제정을

  

손채윤기자(scy73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2-11-08 00: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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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구조가 복잡하고 여러 단계인데다 불합리한 중간 마진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농산물이 비싸진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유통비용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 생산지에서 불과 몇 백원 하는 채소류 등이 소비자에게 오면 몇 천원으로 훌쩍 가격이 올라 버리니 농산물을 생산한 농민이 손해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소비자는 알면서도 속고 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집계한 ‘2011년 농산물 소매가격 기준’에 따르면 산지에서 무 1개당 500원이던 것이 산지 협동조합과 수집상을 거치면서 800원의 수확비용 및 마진이 붙어 1300원에 판매됐다. 이를 구매한 도매상은 창고 등 보관 임차료와 마진 350원을 붙여 1650원에 소매상에게 팔고, 소매상은 상가 운영비와 판촉비 등으로 850원을 더 붙여 최종 소비자에게 2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결국 무값에서 유통비용이 80%라는 계산이 나온다. 농민에게 돌아가는 돈은 고작 500원에 불과하고 소비자는 복잡하고 불합리한 유통단계 때문에 2000원을 더 주고 구매하고 있다.
 
무 뿐만이 아니다. 김장배추의 유통비용은 77.1%, 당근과 상추는 각각 66.6%, 62.8%에 달했다. 김장에 쓰이는 양념채소류인 양파의 유통비용도 71.9%, 대파 50.8%, 풋고추 48.4% 등이었다.
 
유통선진화를 외치며 대형화의 당위성을 내세웠던 대형마트들 역시 유통비용을 줄이지는 못했다. 아니 이미 우월한 위치에 있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기 몫인 소매단계의 이윤을 줄일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순진한지도 모른다.
 
지난해 무, 배추 등 엽근채소류 평균 유통비용은 41.8%로 이 가운데 소매단계에서의 비용은 23.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거침없이 시장을 잠식해 갔지만 소매단계 유통비용은 2006년 23.2%에 비해 조금도 줄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언제까지 농민과 소비자만 ‘봉’일 순 없다.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제 과감하게 직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농산물은 먹거리이기 때문에 운송과 보관 등 유통과정이 중요하다. 그래서 운임료와 임대료 등을 부담해야 하는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비싸지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지에서 바로 소비자에게 연결시킬 수 있는 직거래 장터를 만들면 이같은 유통단계를 생략할 수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최규성 위원장은 지난달 스카이데일리와의 대담에서 ‘짧은 시간에 단발성으로 아파트 단지’를 활용한 기존의 부정기적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넓은 공간에 장기간 믿음을 갖고’ 열리는 시장으로 상설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위해 시장, 구청장 등 지자체 단체장에게 장소를 사용할 권한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열리는 시장이 되기 위해 그리고 농산물 품질 등을 관리하기 위해 적합한 운영주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직거래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장소와 관리의 문제 때문이었다. 공원이나 그린벨트 등 상설화할 장소를 활용할 권리가 단체장에게 부여되고 공공성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관리운영 주체만 있다면 직거래 장터는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생활협동조합 등을 통해 생산지 농민과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방식도 모델이 될 수 있으며, 기존 전통 재래시장을 활용한다면 재래시장도 살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직거래는 산지 농민들과 소비자들을 직접 연결, 불필요한 유통비용을 줄임으로써 농산물 가격을 낮추고 농민 수익은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물론 이에 따른 일부 유통업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하지만 언제까지 농민과 소비자들이 피해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농산물 유통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소비자인 유통업자 역시 피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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