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변호인단 전원 사임…‘정치 보복’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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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재판부 믿음 의미 없어”…여·야, 국감서 또 충돌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16 14:52:49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모두 사임하고 나서 재판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16일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구속돼 주 4회씩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들이었다”며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무엇보다 절 믿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시던 공직자들과 국가 경제를 위해 노력한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한 채, 재판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며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재판부의)다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변호인단은 사임의 의사를 전해왔다”며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면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측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재판에서 “변호인들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울음을 토하는 심정을 억누르면서 더럽고 살기가 가득한 이 법정에 피고인을 홀로 두고 떠난다”면서 전원 사임의 뜻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우리 재판부는 어떠한 재판 외적인 고려 없이 구속 사유를 심리해 영장 재발부를 결정했다”면서 “변호인이 모두 사퇴하는 경우 새로운 변호인이나 국선 변호인을 선임하고 그동안 재판기록을 검토해야 해 심리가 상당 기간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이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되면 변호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 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탄핵으로 파면되고 기소돼 재판을 받으면서 이런 입장을 밝힌 건 사실상 대한민국 법치를 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6개월에 재판을 못 끝내고 꼼수로 구속기간을 연장했는데 피고인이 그 정도 말도 못하느냐”면서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재판부는 16일과 17일 양일간 예정된 증인신문을 취소하고 오는 19일 재판을 다시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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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기자 asd3cpl@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