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공판 ‘정유라’ 쟁점…法 “삼성합병 문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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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죄 정황 운운 특검에 반격나선 삼성 “馬소유권 삼성…사준 것 아니라 제공”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19 16:00:1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정유라 승마 및 차량 지원 등 뇌물죄 혐의를 두고 특검과 삼성 측의 치열한 법리공방이 벌어졌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13부는 19일 이 부회장 등 삼성 측 관계자 5명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오전 공판은 특검 측의 변론 이후 변호인단의 반론과 특검의 재반론 순서대로 진행됐다. 이후 오후 공판에서는 변호인단의 프레젠테이션을 시작으로 특검의 반론과 변호인단이 재반론이 진행된다.

이번 공판에서는 정유라 승마지원 등 뇌물공여죄에 대해 치열한 법리 공방이 전개됐다. 특검은 지난 2014년 9월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단독 면담 당시 뇌물공여에 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특검은 마필 및 차량 지원 대금 모두 뇌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1차 독대가 이뤄진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대통령은 삼성에 승마협회를 맡아 말도 사주고 전지훈련도 도와줄 것을 요구했고 이 부회장은 요구를 승낙했다”며 “따라서 수수자가 제공 의사를 표했기 때문에 수수합의의 전체적인 틀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필 소유권에 대해 특검은 “계약 당시엔 빌려주겠다고 했다가 이후 소유권을 넘긴 게 아니라 처음부터 삼성이 사주기로 한 것이다”며 “말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삼성은 말에 관심이 없었고 전적으로 최순실이 (말 매매 업무를) 처리하면 말 대금만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에 대해 “특검은 대구창조경제센터 개소식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양측이 뇌물을 주고 받을 것을 약속했다고 하고 있는데 이 부회장은 당시 사회공헌차원에서 승마 관련 지원을 하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며 “특검은 별다른 주장 없이 허위다, 과장이다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 측은 “대통령이 말을 사주라고 말한 것이 말 소유권을 넘기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건 아니다”며 “승마계에서는 승마지원을 위해 ‘말을 사준다’고 하면 소유권을 넘기는 게 아니고 말을 제공해서 훈련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일반적인 의미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은 마필 및 차량 소유권에 대해 “용역 계약서에도 ‘본 계약에 따라 구매한 말과 차량은 완전한 삼성의 단독 소유’라고 기재돼있다”며 “만약 뇌물을 줄 목적이었다면 이런 문구를 왜 넣겠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삼성물산 합병 무효 1심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합병이 포괄적 승계 작업의 일환이었다고 해도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한 경영 안정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며 “경영권 승계만이 합병의 유일한 목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인의 지배력 강화가 법적으로 금지된 게 아닌 이상 합병에 지배력 강화 목적이 수반됐다고 해서 합병 목적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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