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주열 “통화정책, 누구의 간섭도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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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는 정부 정책 맟추기” 지적에 “독립성 높다” 반박

이기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23 17:00:0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에 대한 정부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한국은행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한은 국감에서 가장 큰 논쟁거리가 된 것은 ‘가계부채 급증문제’였다.

이 총재를 비롯한 한은 관계자들은 이날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가계부채와 부동산 과열 문제가 일어났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완화정책에 맞춰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정부 정책에 의해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4년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뒤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른바 ‘초이노믹스’를 들고 나왔다”며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계속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 금리인하로 인한 효과는 경제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다”며 “현재 다른 경제 호황으로 인해 긴축재정에 돌입하고 있지만 우리는 부동산 거품 때문에 긴축재정으로 가게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이주열 총재는 그동안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지만 취임 후 3년 반 동안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기만 했다”며 “왜 소신을 지키지 못하고 반대로 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최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과거 기재부 장관이 한은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고 고압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춰 가계부채 문제가 확대됐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며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이 중립적으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는냐”고 꼬집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이 총재는 강하게 반박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누구의 간섭도 없이 자율적이고 중립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며 “독립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고 단언했다.

또한 지속적인 기준금리 완화정책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한국 경제의 회복세는 미약했고 ‘디플레이션’(불황)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한은 입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 총재는 “결과적으로 가계부채가 상당한 급증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며 “저금리로 인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금리 기조는 경기 흐름을 살리는 것에 기여했다고 판단된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경기회복세는 분명히 통화완화 기조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기욱 기자 g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