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인 투자자, 조세회피처 국적 8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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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조세회피처 이용한 역외탈세 228건…“탈세·주가조작 등 발생할 수 있다”

김민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26 14:19:29

국내에 등록한 전체 외국인 투자자 4만141명 중 8253명은 조세회피처 국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회피처는 자본·무역 거래에 세금을 매기지 않거나 극히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지역이다. 역외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에 자주 이용된다.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국인 투자자 국적별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8월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 투자자는 127개국 4만141명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1만388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3784명, 케이만군도 3682명, 캐나다 2428명, 영국 2394명, 룩셈부르크 1742명 등이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일본을 제외하면 홍콩(1047명)과 대만(942명) 투자자 수가 많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주식은 596조2000억원, 채권 104조4000억원 등 총 700조6000억원에 달했다. 1조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88명(18개국)이고 1조원 이상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도 20명(16개국)이었다.

조세회피처 국적의 외국인 투자자는 케이만군도 2682명, 룩셈부르크 1742명, 버진아일랜드 940명, 싱가포르 689명, 말레이시아 650명, 스위스 403명, 버뮤다 305명, 바하마 133명, 저지 130명, 건지 104명 등 최소 8253명이다. 전체 외국인 투자자의 20.5%다.

보유 주식을 국가별로 보면 룩셈부르크 국적의 1742명이 39조189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보유했다. 이중 70명은 1000억원 이상이었다. 싱가포르 국적이 32조67억원, 케이먼군도 11조2668억원, 스위스 8조5241억원, 말레이시아 3조6468억원, 버뮤다 3조796억원 순으로 이어졌다.

채권의 경우 1조 이상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 국적은 총 4명으로 조사됐다. 스위스 투자자 9조2770억원과 4조500억원, 룩셈부르크가 8조9484억원, 싱가포르 2조3363억원이었다. 국가별 보유 채권을 보면 스위스(16명) 14조4627억원, 룩셈부르크(48명) 10조1091억원 등이었다.

박 의원은 “누구나 조세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 설립이 가능한 상황에서 탈세, 주가조작 등의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가 간 금융·과세정보 교환가 같은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시장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국세청은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역외탈세 228건에 대해 1조3072억원을 추징했다. 2008년 국세청의 역외탈세 건수는 30건으로 추징금액이 1503억원에 불과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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