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만 챙기고 압박은 계속…美ITC 또 韓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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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특허침해 조사…세탁기 이어 보호무역주의 확대 가능성 조짐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05 19:07:32

▲ LG전자 미국세탁기공장 조감도(위), 삼성전자 미국 가전공장 부지 전경 [사진=LG전자, 삼성전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국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5일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Wafer Level Packaging) 반도체 기기 및 부품과 해당 반도체가 들어간 제품에 대한 ‘관세법 337조’ 조사에 들어갔다. 이 조사는 미국의 반도체 패키징 시스템 전문업체 테세라의 제소에 따른 것으로 삼성전자를 겨냥했다.

테세라는 삼성전자가 WLP 기술과 관련된 미국 특허 2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WLP는 웨이퍼를 개별 칩 단위로 절단해 패키징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패키징을 간소화해 웨이퍼 단계에서 반도체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완제품의 부피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앞서 테세라는 지난 9월 28일 삼성전자와 일부 자회사가 반도체 공정과 본딩(bonding), 패키징 기술, 이미징 기술 등과 관련된 24개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ITC와 연방지방법원 3곳, 일부 국제재판소 등에 제소하기도 했다.

ITC는 지난 2013년 삼성전자의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최종 판정하고 갤럭시S와 갤럭시S2,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탭 등 해당 삼성전자 제품의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금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발동이 검토되고 있는 세탁기에 이어 한국의 수출 일등공신으로 불리는 반도체도 트럼프 발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희생양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ITC는 한국산 등 수입 태양광 전지에도 관세부과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후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2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놓고 트위터에 “땡큐! 삼성,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Thank you, @Samsung! We would love to have you!)”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에 생활가전 생산 공장 구축을 공식화했다. 트럼프의 발언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는 “난처하다”는 입장이었으나 147일 만에 약 43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 후에도 美 가전업체 월풀의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견제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ITC는 미국 세탁기 산업이 한국 제품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판정하며 세이프가드 발동을 하도록 권고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