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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사업 수주 과정에서 금품제공 의혹을 받은 롯데건설에 대해 경찰이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롯데건설은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시공권 박탈’ 등의 조치는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초경찰서는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롯데건설을 추가 압수수색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롯데건설 외에도 용역업체 사무실·업주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으며, 확보한 자료를 통해 서류·장부를 검토하고 컴퓨터 하디디스크는 디지털 포렌식(증거분석)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이후 17일만에 다시 이뤄졌다. 경찰은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결과 일부 범죄 혐의를 발견해 추가적으로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 법 개정 전 행위에 소급 적용 어려워
이로 인해 최근 건설업계에 롯데건설의 시공권 박탈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달 국토부가 재건축 사업장에서 금품·향흥 제공 등의 비리가 적발된 건설사에 대해서는 2년 간 입찰 제안과 해당 사업지 시공권을 박탈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롯데건설의 비리가 밝혀져도 시공권 박탈 등의 조치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 개정 전에 한 행위에 대해서는 적용이 어렵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발표한 내용은 법개정 이후에 해당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현행법에는 시공권 박탈이라는 규정이 없다”며 “이에 따라 한신4지구 역시 롯데건설이 금품 제공을 했다하더라도 법개정 전이기 때문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건축 비리가 드러난 건설사에 대해 법을 고쳐 시공권을 박탈할 경우 헌법의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위배될 뿐만이 안이라 형사처벌과 시공권 박탈은 별개라 서다.
이에 따라 비리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롯데건설은 현행 도시정비법인 ‘시공사의 선정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를 적용받게 된다.
경찰은 롯데건설이 사업비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한신4지구 재건축 시공업체 선정을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뿌렸다는 고발장을 접수받고 수사에 나섰다.
당시 롯데건설과 경쟁을 벌여 사업권을 따낸 GS건설 측은 사업 수주과정에서 ‘불법 매표 시도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롯데건설이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신고가 25건 접수됐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 자료도 GS건설로부터 제출받았다.
경찰은 추가 압수물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롯데건설과 용역업체·재건축조합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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