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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롯데카드 수장인 김창권 사장의 경영행보를 둘러싼 잡음이 무성하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민관을 막론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 내에서 유독 롯데카드만 정부의 정책기조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사장은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앞서 지난 5월 기업 및 사회적 가치 창조를 내세워 상생경영 일환으로 신규채용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그룹 총수와도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중 한 곳으로 롯데쇼핑과 신동빈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직원수 늘어났지만…비정규직 근로자 대부분 ‘눈 가리고 아웅’ 분분
문재인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걸었다. 날이 갈수록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는 등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생성해 취업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에는 ‘비정규직 사용 제한’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정부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을 현행 최대 2년인 기한제한 방식에서 사용사유제한 방식으로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카드계열사인 롯데카드 역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일자리 창출 정책기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고용규모를 늘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1596명이었던 롯데카드 전체 직원수는 올해 3분기 기준 170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청년시민단체 등에서는 정부 입맛에 맞추기나 다름없는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됐다. 증가한 직원 중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드러나 정작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올해 3분기 롯데카드의 비정규직 근로자수는 383명으로 전 분기에 비해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전체 직원 수 대비 비정규직 비중은 22.5%나 됐다. 올해 3분기 기준 롯데·신한·KB·삼성·현대·우리·하나카드 등 전업계 카드사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평균 비율은 15.12%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증가율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331명에서 올해 상반기 412명으로 무려 24.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근로자 수는 1265명에서 1300명으로 2.7% 증가하는데 그쳤다. 3분기에는 비정규직 직원수가 383명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전체 직원수도 덩달아 줄었다.
롯데카드의 이러한 고용 행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공언과도 엇박자를 보인다는 점에서 논란은 특히 더하다. 지난 5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 창조적 노사문화선포 기념식에서 “향후 5년간 7만명 신규채용하고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창권 사장이 이끄는 롯데카드의 고용 행태 때문에 신 회장의 기업 및 사회적 가치 창조라는 공언마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전체 일자리를 늘려 정부정책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숫자만 늘렸을 뿐이다”며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실시…“실적부진 롯데카드 애물단지 전락 우려” 분분
그룹 회장의 공언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롯데카드는 최근 그룹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달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롯데카드 매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의 실적 부진은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관련업계 따르면 현재(2017년 3분기 기준) 롯데카드 주요주주에는 롯데쇼핑(93.78%), 롯데캐피탈(4.59%), 신동빈(0.27%), 신영자(0.17%), 신동주(0.17%) 등이 올라 있다. 사실상 롯데그룹과 오너일가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이상 롯데쇼핑은 롯데카드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현행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카드가 롯데그룹 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매각설에 휩싸인 배경이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비자(Visa) 롯데카드 웨어러블’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카드 지분 정리에 대해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회사다”며 “카드업은 빅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 산업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카드 매각설에 대해 선을 긋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카드 매각설은 여전히 사그라드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를 둘러싼 경영상의 악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실적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 카드사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악재들도 산적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롯데카드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04억원, 1474억원 등이었다. 이어 ▲2015년 영업이익 1650억원, 당기순이익 1198억원 ▲2016년 영업이익 1356억원, 당기순이익 1105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도 상황은 별반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71억원,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99%, 59.98% 감소했다.
휴면카드 비중 역시 롯데카드는 상위권을 맴돌고 있다. 올해 1~3분기 동안 롯데카드의 휴면카드 비중은 각각 12.79%, 13.09%, 13.58% 등을 기록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주요 전업계 카드사가 한 자릿수 대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수치다.
휴면카드는 말 그대로 고객이 신용카드 등록을 한 이후 최종 이용일로부터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무실적 신용카드를 일컫는다. 휴면카드 비중이 높다는 의미는 그만큼 고객들의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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