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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무심’ 오너 김준기의 미국체류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도현기자(d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11-15 00: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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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현 부장(산업부)
상식이 변하는 시대다. 기성세대 입장에선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반발에 부딪히고 논란을 제공했으며 또한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세대가 됐다.
 
단결력고취를 위해 집단의 여흥을 돋우기 위해 당연하게 여겨졌던 사내 장기자랑이 논란인 날이며 구국의 영웅으로 여겨졌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건립여부가 논란이 되는 시대다. 누군가에겐 응당해 보이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몰지각한 일이 돼 버린 오늘이다.
 
어제의 상식이 오늘날 비상식이 돼버리는 이 같은 현실은 어쩜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사실 상식이란 변하기 마련이다. 상식의 뜻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상식을 ‘사람들이 알고 있거나 알아야할 지식’이라 설명하고 ‘일반적 견문과 함께 이해력·판단력·사리분별력 따위가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유의어로는 ‘보통지식’을 꼽았다.
 
인간의 문화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하고 그 여느 나라보다 그 변화속도가 빠른 나라에서 이 같은 세대 간의 인식차를 초래할 수 있는 ‘상식의 변화’는 그래서 당연한 것이다. 이를 두고 기성세대들은 “서운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서운하다는 ‘정 없다’, ‘우리 땐 안 그랬다’는 말로 달리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개인차는 있기 마련이다. 그 변화에 순응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신념을 꺽지 않으려는 이들도 있다. 이 과정에서 세대 내에서 혹은 세대 간에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잡음은 사실 피할 수 없는 일종의 공론화 과정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서로의 인식차를 확인하고 점차 점진적으로 사회는 발전하기 마련이다.
 
일부 기성세대들의 경우 그 인식의 격차를 자신의 범죄사실의 핑계로 활용해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무릇 범죄란 상식의 변화와 다른 궤를 갖길 마련이다.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범죄는 어제도 오늘도 범죄다. 그럼에도 상식의 변화를 운운하며 자신들을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시대적 피해자’라 옹색한 변명을 늘어놓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성범죄라 할 수 있다. 그 자체로서 죄질이 무겁다 할 수 있으나 비교적 가벼운 성범죄를 두고 일각에서는 ‘딸 같은 마음에’, ‘격려차원에서’, ‘친근감의 표현’이라 언급한다. 정작 그 누구보다 친밀해야 할 본인의 딸을 격려하면서 하지 않을 법한 행동임에도 말이다. 여전히 이 같은 범죄는 특히 직장 내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기 마련이다.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도 그 중 한 명일 수 있다. ‘동부’란 브랜드를 동부건설에 내주게 돼 DB그룹이란 새 이름으로 재정비가 한 창인 가운데 그의 자리는 현재까지 공석이다. 지난 7월 치료차 미국을 방문한 뒤 현재까지 현지에서 체류 중이다.
 
지난 9월 그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여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것이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김 전 회장과 나눈 대화 등이 담긴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하기도 했다. 벌 써 두 달여가 지났지만 경찰의 수사는 답보상태다.
 
김 전 회장이 와병을 이유로 현재까지 귀국은 물론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 차례나 출석요구서를 발부한 경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김 전 회장은 귀국과 동시에 영장이 집행된다.
 
1차 출석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2·3차 출석요구에 불출석사유서를 전한 바 있는 김 전 회장 측은 2월이 돼야 출석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경찰은 인터폴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현지압송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피소 직후부터 김 전 회장을 대변해 온 DB그룹 측은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일부 신체접촉은 있었으나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막대한 돈을 요구하며 협박을 했고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으며 합의 또한 이뤄졌다는 점을 어필해왔다.
 
아직까지 협의를 받고 있을 뿐 죄의 유·무죄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서 DB그룹 측의 입을 빌린 김 전 회장의 항변은 앞서 숱한 전례를 보여온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귀국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인 ‘와병’을 의심하기도 했다. 미국 체류를 위한 ‘꾀병’이 아니냐는 것이다.
 
고령의 기업인들 중에서는 종종 건강을 이유로 추운 날씨를 피해 따뜻한 해외로 요양을 가기도 한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출국한 시점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이었다. 국내선 불가하고 미국에서만 치료가능하다는 질병에 대한 의구심만이 더해가고 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김 전 회장의 입을 대신한 DB그룹의 입장은 다소 억울하다는 뉘앙스가 깔려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사명이 교체되고 부침을 겪었던 그룹재건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의 DB그룹의 입장은 신뢰감을 반감시킨 것에 불과했다.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논란의 주인공이 과연 언제 귀국해서 언제 조사를 받게 될지 그리고 어떤 발언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떳떳하면 조사받아라’란 댓글을 김 전 회장에 소개하고 싶을 따름이다.
 
[김도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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